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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약속→2년 유예→폐지 추진
진짜 글로벌 스탠다드란
2022년 데자뷔
1%가 되겠단 99%의 꿈
세금 물려도 혼란 없었던 일본
오늘만 사는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은 언제부터 금융투자소득세를 없애려고 해왔어?
💬윤석열 정부 인수위 시절부터 쭉 이 문제를 취재해왔어. 기억나? 대선 당시 공약. SNS에 올라온 주식양도세 폐지, ‘뙇’. 원래 금투세 폐지의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주식양도세 폐지라고 봐야 해.
🎙️한줄짜리 공약 말이지?
💬응.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는 주식 양도세 폐지 공약이 가져올 후폭풍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주식 양도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없애자, 다만 2023년 시행하기로 한 금투세는 일단 나중에 논의하자, 이렇게 생각한 거지.
🎙️대선 때 왜 주식 양도세 폐지를 약속한 거야?
💬대선 경선 당시 삼프로TV에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차례로 나왔단 말야. 당시 주식 투자 경험이 많다고 하는 이 후보가 주식 전문가로 대접받았어. 윤 후보에겐 1400만 투자자들의 표심을 얻을 반전 카드가 필요했다고 해.
🎙️그래서 주식양도세 폐지란 카드를 내놨다?
💬응. 삼프로TV 출연 직후에 딱 그 문구만 윤 후보 SNS에 올라왔어. 그게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었단 평가를 받았었고. 문제는 명색이 조세 정책인데, 어떤 숙의 과정도 없었단 거야. “좋아~! 주식 양도세? 과세 없이 빠르게 가!”였달까.
🎙️무조건 표를 얻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오래된 신념이나 철학일 수도 있잖아.
💬출발점부터가 잘못된 거지. 여야가 합의한 거잖아. 뒤집으려면 공개적인 토론이나 합의가 필요한 건 당연한 거고. 근데 이건 위에서 꽂으면서, (공무원들에게) 그냥 하라는 거지.
🎙️정부는 금투세 폐지가 ‘투자자감세’라고 말해. 투자자 모두를 위한 거라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나중에 갖다 붙인 거야. 사실 부총리도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으로 일하던 2016년엔 주식 양도세를 포함한 자본소득 과세 강화를 주장했던 사람이야. 지금은 협의도 없이 대통령이 던져놓은 걸 수습하고 있는 것일뿐.
🎙️대통령실이 기재부와 협의를 전혀 안 했대?
💬금투세 폐지를 발표한 날(1월2일), 현장에서 보니 협의는 없었겠다 싶더라고. 그 날 기재부 차관이 출입기자단에게 직접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사전 브리핑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의 금투세 폐지 발표로 기재부 브리핑이 엉망이 됐어.
🎙️왜?
💬기재부 출입 기자들은 한창 정부가 올해 주요 경제정책들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바로 그 시각에 대통령이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거니까. 기자들은 전혀 몰랐거든. 나눠준 자료에도 없었고. 기재부가 국민들에게 설명할 내용엔 없었던 것이라고 봐야지. 결국 대통령이 기재부를 패싱하고 터뜨린 거고.
🎙️대통령이 그러면 안 돼?
💬세금이잖아. 국민들이 최소한 예측하도록 해야지. 주식 관련 이슈는 워낙 관심들이 많으니까 더. 그러니 충분한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서 금투세를 만든 것도 그런 이유잖아.
🎙️기재부 공무원들도 당황했겠는데?
💬오래 알고 지낸 관료에게 ‘어떻게 된거야?’라고 했더니 아무 말 못하더라고. 평소엔 그렇게 말만 잘하더니.
🎙️기재부 공무원들은 반발하지 않아?
💬반발? 전혀. 그보단 위축돼 있다고 봐야지. 경제부총리부터가 “우린 스태프”라고 말하고 다니니까.
🎙️스태프라니?
💬좋게 얘기하면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 기조에 맞춰 기술적으로 대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란 뜻. 반대로 말하면 영혼이 없달까.
🎙️투자자들은 반기던데? 주식 커뮤니티를 보니.
💬세금 없애준다는 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어. 물론 금투세 과세 대상이 전체 주식투자자의 1%라고는 하지만. 내가 당장 1%는 아니어도, 언젠가 많이 벌면 나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까, 좋은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
🎙️5000만원의 수익이라…. 얼만큼 주식 투자를 하면 그 정도 벌 수 있을까?
💬5억원을 가지고 주식 투자를 해서 1년에 10% 수익을 내면 5000만원을 벌 수 있어. 그 정도면 세계적인 투자의 퀴재 워런 버핏 수익률의 절반이야. 사실 일반 투자자가 올리긴 어려운 수치지.
🎙️웬만한 개인 투자자들은 달라지는 게 없겠네?
💬기대감 정도? 금투세가 시행되면 세금 때문에 큰손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갈 거란 불안이 투자자들 사이에 있긴 했었어. 근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금투세보다 거래세가 더 관심이겠지.
🎙️왜?
💬애초에 2020년 금투세를 도입하면서 수익을 냈냐, 손실을 봤냐에 상관 없이 주식을 팔 때 주식 팔 때 무조건 내던 증권거래세를 단계적 폐지하기로 했거든. 결국 (금투세를 폐지하면서) 거래세도 폐지하지 않을까 싶은데. 기재부에선 세수 부족이 당장 걱정이겠지만.
🎙️그것도 총선을 의식했을까?
💬그럴거야. 거래세를 폐지하는 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긴 해. 근데 분명한 건 주식시장에서 양도세와 거래세, 아무 데에도 세금을 매기지 않는 나라는 없어. 전문가들이 최근 주식시장 관련한 조치들에 긍정적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
🎙️세수를 더 안 걷어도 괜찮은 거야?
💬감세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야. 정부가 고령화 문제, 기후위기 같은 당면 과제 해결에 관심이 있긴 한가 싶기도 해. 모두 정부가 지출을 해야 하는 문제들인데, 지금 같은 감세 추세로는 방법을 찾기 어려울 거거든. 그런 면에서 이번 금투세 폐지는 아주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