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약하고 병들고 가난하다고 해서
모두가 착하고 온순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서도 군림하고 과시하고자 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입니다.
덜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한 사람을...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항상 배려하지는 않습니다.
할아버지 다섯분 계신 병실이 있습니다.
그 방의 TV리모콘은 100kg 넘는 거구의 할아버지가 항상 독차지 하고 있었지요.
말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은 할아버지였어요.
덩치가 큰데다 다리를 쓸 수 없어 이래저래 손이 많이가는 분이었지요.
하루 한 번씩 물리치료(재활운동)가 있는데,
이 분은 침상 그대로 모셔야 해서 수고로움이 따릅니다.
어느 날, 운동을 마치고 운동기구에서 침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치료사님의 부주의로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육지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입원하시게 되었습니다.
이송팀이 와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나가는 순간,
맞은 편 침상에서 평소 말 한마디 없으시던
작고 왜소한 할아버지가 조용히 다가와 슬며시 챙기는 것은,
바로 리모콘!
한 달 뒤 돌아오셔서 제일 먼저 찾은 것은,
역시 리모콘!
그 방(房)의 강자(强者)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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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지내면서 가까워지면
어르신들의 까딸스러움과 심술도
그저 귀엽고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몇달씩 지내다 올 수 있나 봅니다.
금년에는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