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새벽에 공치러 가면서 아파트 계단 위에 세워둔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다.
"앗뿔사!" 엊그제 용역업체에서 아파트 복도 계단 폴리싱 공사를 한다고
청소인부들이 현관문을 열어 놓고 다니더만 훔쳐 갖구나! 싶었다.
사회체육센터 코트에서 공을 다치고 샤워를 한 후에
집으로 들어오면서 아파트입구에서 엘리베이트를 타지 않고
계단을 걸어 9층까지 올라왔다.
혹시 다른 층에 옮겨놓았다가 뒤에 가져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8층까지 올라오면서 보아도 내 자전거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9층에서 10층 사이의 계단 한쪽에 자전거 한 대가 보여
가서 확인해 보니 내 자전거가 틀림없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매일 운동하는 자전거가 없다면 다시 사야 하므로 적어도 30~40만원 주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달려가서 자물쇠를 사서 달아 놓고 싶었다.
(이후의 글은 다시 적은 글이다. 앞서 올린 글중에서 후반부가 upload하는 가운데 다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자전거를 처음 샀던 때는 송출선 배를 타면서 국내 모선사에서
노르웨이선박회사가 불황으로 1년이상 매달아 놓은 유조선을 헐값에 인수했는데
당시 스팀터빈선을 경험한 엔지니어가 부족했기 때문에 임시로 팔려(빌려)나갔을 때였다.
프랑스 도크에 일주일간 수리하면서 마지막날 배 위에서 타려고 프랑스산 푸조를 하나 샀었다.
도크에서 나와서 페르샨 걸프에 와서 원유를 싣고 울산으로 오는 동안 망망대해를 항해하면서
쉬는 시간에 갑판 위에서 자전거를 탔다. 배의 길이가 330m가 넘었으니까 한바퀴 도는 데도 제법 시간이 걸렸다.
원유25만톤정도를 싣고 싱가폴해협을 지나면 선저와 해저 바닥 사이의 간격이1m 남짓밖에 안돼 배는 속력을 최저로 낮춰어
dead slow로 운항해야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layup되었던 배라 운항중에 고압 보일러 튜브가 터지는 바람에 수리하느라 고생도 했었고
또 시간당 5천톤을 양육할 수 있는 카고펌프가 고장나는 바람에 애를 먹기도 했다.
울산에서 하선하여 자전거를 집에 가져 왔는데 당시에는 구서동에 있는 26평짜리 작은 아파트에 살았으므로
자전거를 세워둘 공간이 없어 도둑 맞을까봐 자전거를 접어 방안의 장농 위에 얹어 놓기도 하였다.
학교로 나간 다음에는 자전거를 탈 시간도 없고 해서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자전거를 지인에게 주어버리고 말았다.
자전거 이야길 꺼냈으니, 우리가 영국에 잠시 나갔을 때 IMF사태가 발생하여 국내에서 받는 봉급이 절반이하로 깎이게 되어
내 봉급으로는 집세도 모자랐다. 다른 아이들은 학교 갔다와서 자전거를 타고 노는데 우리 아이들에겐 중고 자전거도 한 대
사 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
영국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벨지움 등 유럽국가들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벨지움의 고대도시 브루훼는 고색찬란한 관광도시인데 자전거를 타고 관광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자전거를 아무데나 세워놓고 자물쇠를 채워 놓아 도시미관에도 좋지 않아
시에서는 금지된 구역에 자물쇠를 채운 채 세워둔 자전거는 대형 와이어커트로 잠금장치를 잘라 버리고
자전거를 압수해 가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신사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에도 좀도둑이 많다.
길가에 주차된 차량을 보면 도아로크뿐만 아니라 타이어 로킹장치와 핸들로킹 장치로 2중 3중 자물쇠를 채워둔다.
하두 이상해서 영국인에게 물어봤더니 자동차 도둑 제1위가 어딘지 아느냐고 되물어 왔다. 어디냐고 했더니 호주라고 하면서
영국은 자동차 도둑 세계제2위의 국가라고 했다. 좀도둑들은 주로 난민들이라고 들었다.
미국 할렘가에도 자동차를 잠시 세워두고 볼일 을 보고 나오면 눈깜짝할 사이에 자동차가 공중분해되어 버린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자물쇠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했더니, 없는 것 보다야 낫다고 하면서 로킹을 풀려고 하면 그만큼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들킬 우려도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마찬가지로 어디에나 자물쇠를 채운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안 채우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그보다는 도둑을 맞지 않을 곳에(보다 안전한 곳) 보관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공간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