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에 산골에는 그랑물이라도 꽁꽁 얼면 쉬겟또라도 타지 어설프게 바람만 핑핑 불면 천재 할일이 없다 일이라 케바야 우리사 노는기 일이였지만도.. 천날 만날 재밌게 노는 것도 그리 숩잖다 우린 특별이 놀이가 없는 날이면 양동댁 돌담 밑 짚빼까리가 그래도 볕도 잘 들고 가실에 나락 타작한 노릿하고 깨끗한 짚 빼가리가 바람을 막아 주기에 모여 앉아 노닥거리는 아지트로는 그져 그만이었다 호이와 난 결 동안 소먹인다고 약간 헐어 놓은 곳에 궁뎅이를 짤싹 들받어 앉아서 종이 쪼과리에 이등병 헌병 상사 중사 밥떠꺼리(대위 중위 소위) 대령 별 네개 대장 이며 별 다섯개 원수꺼지 그려진 딱지를 양손에 튕겨 나갈 정도로 쥐고 따먹기 하느라 계급을 헤아리고 있었는데.. 뒤뜰 쪽에서 칠식이가 먼지를 일으키며 뛰어 황급히 오더니 우리를 본체 만체하고 헐레벌떡 즈그집쪽으로 뛰어간다 영문을 모르고 우리는 큰일이래도 난나 싶어서 하던 딱지를 얼런 겟주미에 찔러 넣고 뒷 따라 뛰어갔다 진골목 언덕길을 지나 분이네 돌담 삽지껄을 돌아 앙상한 물감나무가 서 있는 칠식이 즈그집 사랑채 앞에 섯다... "할배 ! 할배 ! 메리가 조갈 붙었니더... "붙었나 ?.....어데서 ?" "예 방금 붙었니더...뒤뜰 우리 논에서 붙었니더 " "누집 개캉 붙었드노 ?" "태기집 개캉 붙었니더" "저런 일인나 ? 와 그집 개캉 붙었노 ? " "와요 안되능교 ?" "안되지 태기집 개는 쪼맨하잖아 ?" "예 노리한기 쪼맨한 개씨더..." "그람 안된데이 우리개는 큰개하고 붙어야 된데이..." "그람 인자 우야능교 벌씨로 붙었뿟는데요" "하필 쪼매한 개하고 붙었노 분이집 개가 크고 좋은데..." 칠시기 할배 지게 작대기를 쥐어 주며.... "퍼떡가가 두마리 꽁지 붙은거 띠뿌리라..." "그라고 큰개캉 다시 붙여놔라" 칠식이는 할배가 주신 작대기를 쥐고 또 다시 뒤뜰로 사정없이 달려나갔다 우린 재밌는 구경 꺼리를 생각에며 히죽되며 또 뒤따라 뛰어갔다 이미 개 두마리는 합체가 되어서 대가리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리고 힘이 드는지 혀를 길게 빼 물고 헉헉 되고 있었다 칠식이는 가자마자 겁도 없이 두마리 개 의 중간쯤을 지게 작대기로 사정없이 후둘겨 팼다 누런 암컷은 벌써 여러배의 새기를 낳아 준 칠식이네 매리로 막둥이가 마당 한켠 거름 모데기 앞에서 떵을 누고 일어 서기가 무섭게 집어 먹어주는 개인데 한 식구처럼 산다 그 개 뒤에 겨우 꽁지를 붙이고 두발짝이 들리다 시피하여 바둥거리는 숫캐는 태기집 쫑이라는 개다 벌써 동네 꼬마 녀석들이 몰려들어서 희죽거리며 구경났다 가끔 마른논에서 먼지 바람이 불어 허연 코를 길게 빼고 있는 꼬맹이들 얼굴을 스치믄 코는 또 다시 쑥쏙 들어갔다 나온다.. 칠식이가 똥짜바리를 서로 붙이고 할딱대는 두마리의 개를 떼어놓을 심상으로 사타구니에다가 작대기로 넣고 흔들자 그 순하고 순하던 누런 메리가 눈을 시퍼렇게 까뒤집고 검붉은 잇몸에 삐쭉한 허연 이빨을 드러내며 무섭게 으르렁거린다... 야 칠식아 와그라노 이누마야 생짜로 그라머 우리개 부랄 떨어진다!" 태기가 놀라서 소리쳤다 "느그개 하고 붙으면 안됀다 카이 씨 ~~!" "와 ? 와 안되는데..?" * 상황 봐서 계속................ 월요일부터 개 조갈 붙는 야그해서 어떨지 몰겐네... 글케나 말게나 새론 한주 힘차게 시작허시고... 난 시방 대구 경대 병원에 직원 모친 상문가니더... 아래께도 누구 부친 62세인데 각제 심장 마비루 돌아 가셨다 카든데 난 모리고 산에 댕겨왔더니 상황 끝났뿌렸고.. 각제 추불때 어르신네들 한대 나가실때 조심 하시얄낀데... 어르신 뫼신 분들 단디 하세이...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방
할배요 붙었니더......
풍류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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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7
05.01.10 12:3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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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쫌보시더 같은 경상도지만 너무하신거아인교? 서울사람 어째읽으라고 사투리로 도배를했능교? 몰라서 못알아보겠네요.
풍류객님 오늘도 어김없는 이야기 잘보았습니다... 맞아요 안개꽃님아~~ 난 우째야 쓸지 ㅎㅎ.... ** 고운 하루되세요
풍류객님 재미있는 글 같은데 두서번을 읽었어요. 중간 모르는 단어가 있어요. 어려운 사투리중 쉬겟또라도, 호미와난 결, 얼런겟주미(호주머니?)해석을 좀 해가며 글을 써 주심이 어떨런지요? 어려울까요.다음에는 ( ) 표준어로 설명해주시면 더욱 잘 읽을수 있는데요.. 죄송합니당
햐 - 수십년 만에 들어보는 고향 사투리.... 나는 전라도 와서 살다보이 이자 다 잊어뿌러가지고 이래 쓸라캐도 안되는데... 그 때를 아십니까 보는 기분이네요. 잘 봤니더.
아이 그런가 지도 사투리 이해 하기가 좀 어렵네요..풍류객님 재미있게 글을 올려 주심도 감사하지만 남들이 다 이해 할수있게 올려 주심이 어떨련는지요..ㅎㅎㅎ
하여튼 해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우째좀 사투리를 덜 쓰시는 방향으로 하면 안되니껴? ㅎㅎ 잘 읽고 갑니데이~~
해석: 쉬겟또-썰매 결-겨울 그랑물-냇물 겟주머니-호주머니 가실-가을 짚배까리- 짚으로 쌓아두는곳 나락-벼 개캉-개하고 모르는단어 또 질문하이소 같은경상도인 저라도 해석에 도움이 ㅎㅎ
안개꽃님의 해석에 조금 이해가 갑니다~~^^*
ㅎㅎㅎ 난 또... 시험에 붙었다는 이야긴 줄 알구 들어왔네요 암튼... 구수한 옛날시골 된장찌개 같은 글 잘 읽었습니당... 근디.. 딴 단어는 몰라두 궁금하지가 않은디 이 문장만큼은 뜻을 알고 싶구만유... 와그라노 이누마야 생짜로 그라머 우리개 부랄 떨어진다
밤새도록 우스워 잠이 오질않을것 같아요.. 안개꽃님 해석 해주셔서 고마워요...
왜 그러느냐 이놈아. 무지막지하게 그렇게하면 우리 집 개 그거(물건) 떨어진다. 나랑님 이제 이해되셨죠?
우짜쓰까잉 그거 떨어져뿌리면 고자개 되는거아니에욤? 고럼 안되지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