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귀 사건이 끝난 후(예전의 퇴엑마록에서 싸웠던 악령) 퇴마사들은 오랜만에 평온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각자의 취미생활(?)에 몰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혀남은 달향기를 닦고 있었다. 그의 취미는 오로지 달향기가 윤이나게 닦는 것이었다. 한쪽 구석에서 아무도 침범하지 못할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깨끗하게 소독된 거즈로 부드럽게 문지르고 있었다.
-취이이익(바퀴벌레 특유의 소리)
기분이 좋은지 달향기가 낮게 울었다.
그리고...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숭희가 눈을 감을 채 앉아 있었다. 그녀의 취미는 남의 마음 훔쳐보기. 최근에는 혀남의 마음을 읽고 있어 왔었는데 이제 더 이상 재미가 없어질려고 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의 마음을 읽고 있긴 하지만 혀남의 마음은 항상 변하지 않았다.
'달향기를 윤나게. 달향기를 윤나게. 달향기를 윤나게. 달향기를 윤나게... 숭희또라이. 숭희또라이......'
숭희가 혀남의 마음을 거기까지 투시를 했을 때 갑자기 눈을 번뜩 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크...컥...컥...커커..케엑.."
혀남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이 싸아아가지 혀남꾼. 죽어. 죽어. 죽어."
"크...컥컥...케에..커커커.."
혀남의 얼굴은 뻘겋다 못해 검붉게 변해가고 있었다.
춘후는 그 모습을 보고 이미 익숙한 듯 그 둘을 가볍게 밀쳐냈다. 혀남과 숭희가 있던 자리에는 TV가 놓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춘후는 오락을 좋아하는 어린이였다. 춘후의 오락기는 그 이름도 유명한 "겜보이"였다. 현재에 와서는 거의 모습을 감추어 버렸고 여전히 팩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8비트 짜리가 그의 오락기였던 것이다. 춘후는 겜보이가 싫었다. 게다가 춘후에게 게임팩이라고는 108가지게임(다 알고 계시듯 한 팩에 108가지가 들어있는 게임임)밖에 없었다. 춘후가 얼마 전 벅신부에게 새로 나온 오락기 "풀래 스테샨"을 사다라고 한 적이 이었다. 그러나 돈이 찢어지게 없는 벅신부는 그 비싼 "풀래 스테샨"을 사줄 수 있는 능력이 되지 못했다. 결국 벅신부는 그의 성술로 위협했고 춘후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맘속엔 "풀래 스테샨"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전히 숭희는 혀남의 목을 조르고 혀남은 숨이 넘어 갈 듯한 표정을 지으며 살려달라는 애절한 눈빛을 벅신부에게 보내고 있었다. 벅신부가 말하길....
"어~! 허허헛... 참 화기애애하구나~!!"
벅신부는 현재 성술을 만들고 있던 참이었다. 그는 다 조제한 성술을 에프킬라 병에 집어넣고 있었다. 혀남은 무심한 방바닥만 긁어댔다. 그의 수명은 이제 다해가고 있었다. 그때.....
-취이이익
달향기가 혀남이 닦아주던 손에서 조용히 울었다.
"커 어... 컥.. 탈향키...큭..처 토..커..라이..커커커..촘 칠..커....러...크커커커(오~!! 달향기 저 또라이 좀 찔러)"
혀남이 절규에 달향기가 혀남의 손에서 빠져 나와 숭희를 향해 돌진했다. 숭희는 순간 놀랐으나 곧 혀남의 목을 조르던 손을 거두었다. 혀남은 살았다는 표정으로 기침을 해댔다. 그리고 쌀벌한 눈빛으로 숭희를 노려보았다..
"콜록..콜록..콜록... 또라이, 넌...죽었....컥.커커."
혀남은 말을 잇지 못했다. 숨이 막혀서가 아니었다. 숭희의 손에는 나직히 울고 있는 달향기가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 달향기는 자신을 노리고 있었다.
"오호호호호홋. 네 애검으로 죽어봐라. 이야얏!"
숭희가 달향기로 혀남을 가슴을 노리고 찌르려 할 찰나였다. 갑자기 그들의 아지트 현관문이 벌컥 열리고 누군가 들어온 것이다.
그는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었지만 턱에는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특이한 것은 그의 등에 메고 있는 양동이였는데 그곳에는 열두 개의 깃발이 공작처럼 펼쳐진 채로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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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기억해 주신 아로나님~!! 캄사..ㅠㅠ
글구 다른 님덜두 잼나게 읽어주세엽!..
잼없어서리 찔리지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