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19일째)
불교문화축제 첫날...
전날 저녁 늦게 까지 꽃장식을 만들고 정성을 들였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그쳐 주었으면 하는 염원과는 달리 세차게...
손님들은 비와 상관없이 경내에 가득.하늘의 조화가 '불심'을 밀어내지 못함인가.
'부처님 뇌 사리 이운식'에 앞서
도량을 청정하게 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의미의 스님들의 '바라춤'공연이 있었다.
하얀 장삼에 붉은 가사, 녹색띠의 아름다운 의상과
장중하면서 무겁지 않게 몸을 놀리고 색감과 움직임이 모두 들뜨지 않은 속에서
조용한 화려함에, 춤의 리듬 속에 장중한 멋을 발하는 '바라'의 소리는
부드러우면서 쓰다듬는 맛의 느낌 이었으며
고요한 불교속에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환상'이었다
비속에서의 설겆이 봉사는 물의 느낌을 만끽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은 흐르는 모습도 쏟아지는 소리도 만지는 느낌도
지나치지만 않으면 그보다 좋은것이 또 있을까
오대산 물이라서 더욱 좋았음은 물론이다.
지역주민과 함께한 저녁음악회,합창, 연주...
법륜전에서 모두 한마음 이었던 것이 더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산사에서의 문화행사는 같은 마음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행복한 마음을 서로 나눈다는 아름다운 의미가 있다.
*10월1일(20일째)
문화축제 둘째날.
오전에는 비가 내리고 오후부터 그쳤다
평상시에는 창밖으로 보기만 해도 그렇게 아름답던 '비'였는데...
행사는 비와 상관없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사람은 생명의 뿌리(자궁)로 부터 탯줄을 자르는 순간 시한부가 된다고..
꽃꽂이된 꽃과 같다고..살아 있기는 하지만 꽃 역시 잘렸기 때문에 시한부..
내 본성에 참배 하라신다...
종교는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라고..태어날때는 신분의 차이가 있지만
갈 때는 평등 하다고 한다. 결국 '신'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
내 마음으로 중생, 부처가 된다고 한다.
갠지즈강은 우리 눈으로 보이는 '강'의 의미 역시 착각 '물고기의고향'이라고..
극락도, 이 세계도, 내 마음에 있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세상은 각자
'업'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미물의 몸으로,천상의 몸으로...
지금의 일은 내 '생'을 만들어 가는 것,나를 버려야 나를 찾는다고...
소금인형을 바다에 던지면 녹아 버리는 것처럼................................
오랫만에 행자들과 수다(?)를 떨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격의없이 진솔하게 나누는 대화가
노래소리 처럼 편안했다.
절 마당에서의 댄스(배틀)경연...빠르고 격렬한 음악과 동작 임에도
젊은이들의 왕성한 기운이 대지의 기운을 상승 시키는 듯한 느낌 이었다.
산사와 배틀의 절묘한 어우러짐,고요를 깨우면서도 정적속의 활기가 좋은 느낌!!
이어진 '산사음악회'에선 클라리넷 연주의 '가을동화'와 '타이타닉'
자연과 소리의 조화가 마음을 뜨겁게 움직인다.
이 소리의 아름다움 만큼 사랑하며 살 날이 앞으로 얼마나 될까.
적광전 하늘위에 은하수 처럼 흐르는 안개 속에 조명과 어우러져
오롯이 떠있는 숲을 보았다. 마치 꿈길에서 인듯 환상적 이었다.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언제 일까....
적적함과 아쉬움으로 가슴속은 출렁출렁 해지고 있다.
열흘 밖에 남지 않았음 이다.
*10월2일(21일째)
문화축제 마지막날..
축제는 정작 준비하는 사람들은 긴장의 연속인 고단한 일이라는 것을 본다.
그러면서도 끝내고 났을 때의 후련함과 보람, 한편의 아쉬움으로
다시 다음 행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참여 할 수 있었던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정성스러운 한마음의 기운에 우리가 보탬이 되었던거..
지대방에서의 대화(벌점 감인데....)
상대방의 모습에서 내 영역밖의 다른 일상을 보고,
다양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름'에서 거울을 들여다 본다.
앞의 도반이 내 거울 이라는 스님들의 말씀을 실감한다
인간이므로~~~조금씩 외롭거나 슬프거나....
내가 선택한 길을 가되 피하고, 건너고, 멈추고,돌고의 방법을 알게 될 것 같다.
*한국(상원사 중심),중국,일본의 '범종'에 대해서
기계,금속,박물관 관계 학자들의 세미나가 있었다.
우선 처음 접하는 것이라 흥미 있었고 '소리'을 위해서 얼마나 과학적 이어야 하는지..
조상들의 지혜와 기술이 얼마나 우수한 것이었는지 새삼 확인했다.
북경 에서온 학자의 중국말이 잘 들리고 반가웠다.
선재스님의 우리 채식 음식과 대만 스님들의 채식 음식을
저녁 공양때 맛볼 수 있었다. 정갈하고, 맛갈 스럽고 색다른 시식의 기회였다.
밤에는 야외에서 지역주민들과 '동막골' 영화관람...
평창에 영화관이 없는 관계로 평창에서 촬영한 영화의 관람 기회를
월정사 에서 마련한 자리라고 한다.
ㅡ곡식창고가 폭파 되면서 쏟아져 내리던 팝콘비는 절망 속의 '절망은 없다(?)'
그래도 있는 웃음,머리에 꽃을 꽂은 여자아이의 머리 위로 날으는 나비는 '무상계'....
사람의 마음 속에는 늘 외로움이 있고 외로움을 방어 하기위해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외로움을 극복 하고자 한다면 앞사람의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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