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님, 사모님 그리고 보고싶은 선생님들, 잘들 지내시죠?
지금 여긴 울릉도입니다. 아이들 데리고 남편이 있는 울릉도로 들어왔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북면 천부리로 도동항에서 버스로 한 시간 넘게 고개 넘고 바닷길 따라 들어오는 곳이지요. 남편은 도동에 있는 울릉중학교에 근무하는데 길이 험해 출퇴근이 어려워 여기서도 떨어져 지내고 있답니다. 그래도 바다 건너 살던 지난해에 비하면 한결 마음이 안정이 됩니다.
근무하는 곳은 울릉북중학교로 전교생이 스물 여섯 명인 작은 학교입니다. 교정에 오래된 동백나무들과 울릉도 주목이라는 멋진 나무들이 있답니다. 지금 동백꽃이 한창인데 바람 한 점 없이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지요. 아직 며칠 지내보지 않았지만 아마 교내에서 화내고 소리 지를 사람은 애고 어른이고 별로 없을 듯합니다. 도서실이 작고 비좁지만 다행히 책은 꽤 있어 스물 여섯 명 데리고 내실있는 독서교육을 해 볼까 합니다.
들어오기 전에는 성운이와 희진이를 걱정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더 적응을 잘 하고 있습니다. 물건이 부족하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이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소박하게 살자고 마음을 편히 먹고 있습니다. 갑자기 아이들이 아프다거나 바다 건너 가족들에게 급한 연락이 오거나 하는 일만 없으면 섬에서도 잘 살 수 있겠지요.
여름 방학에 선생님들 들어오시면 제가 없더라도 잠자리는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있으면 솜씬 없지만 식사도 ...
그럼,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첫댓글 김대신입니다. 어쩌면 내년에 볼지도 모르겠군요.
석지원선생님 멀리 울릉도로 가셨군요. 울릉도 바닷바람이 거세다 한들 사랑하는 가족이 한 곳에 같이 사는데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싶고요. 울릉도 십 수년 전에 한 번 다녀오고는 인연 밖이었는데 지금도 성인봉 넘어 나리분지의 가을 들판이 눈에 삼삼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만날 날이 쉬 오겠지요.
나리분지쪽의 아이들도 여기로 통학을 한답니다. 저도 이번 주말엔 말로만 듣던 나리분지에 가보려고 한답니다. 김대신선생님, 혼자 오시지 마시고 꼭 사모님, 아이들 같이 오세요. 공기도 좋고 물이 정말 좋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도 울릉도 한번 가고 싶어요. 가면 맛나는 호박엿,오징어 구워 주세요.
건강하시구요. 울릉도에서 풍물공연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돈이 많이 들겠죠?
선생님! 울릉도 가셨어요? 좋은 곳에서 잘 지내세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