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3월17일 나가사키 우라카미천주당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발견된 이래 일본에 신교의 자유가 서서히 회복해 가던중 프랑스 신부들은 오사카와 고베 중간 쯤에 위치한 니시노미야의 슈쿠가와에서 새로운 개척교회를 설립하기로 한다. 이윽고 1921년11월 슈쿠가와 교회의 창립자 브스케 신부는 후타바스지의 옛 국도변 교차점에 위치한 기요토모 클럽의 건물을 임대하고 교회를 개척하여 성스러운 로사 리오의 교회라 명명하였다. 그해 11월8일 첫 미사를 드림으로써 오사카-고베 사이에 세워진 첫 번째 교회가 탄생한 것이다.
전쟁당시 폭격 피해를 간신히 모면한 슈쿠가와 성당은 1995년1월의 한신 아와지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큰 파손은 피하여 부분복구과정을 거쳐 현재도 슈쿠가와의 심볼로 웅장하고 화려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성당은 소설『침묵』1966과『그리스도의 탄생』1979등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카톨릭 문호 엔도 슈사쿠가 어린 시절부터 성장한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 교회는 소년 시절의 엔도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와 “그리스도교라는 몸에 안맞는 양복을 처음 입게 된 장소”로서 그의 문학 작품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종교적 고뇌와 문제의식들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다. 사다리 모양의 스페니쉬 첨탑에는 유년 시절의 엔도 슈사쿠가 매번 기어 올라가 사제와 교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런 개구쟁이 소년을 세계적 대문호로 성장시킨 곳이 다름 아닌 슈쿠가와 성당이니 엔도 문학의 ‘산실’이라 불린 만하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의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누가복음4: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