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기다리던 이웃사람되기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모르는 집 문을 두드릴 생각을 하니 떨리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지 두근거리는 설렘이 앞섰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주변 이웃을 만들어드리기 위한 활동. 그 어떤 유능한 사회복지사보다도 한 사람의 가까운 이웃이 당사자에게는 훨씬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복지관을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조○○ 할머니 주변에 사시는 분들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복도에서 강아지 산책을 시키던 어머님이 계셔서 쉽게 말을 걸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혹시 ○○호에 조○○할머니라고 아세요?” “그럼, 무슨 일이예요?” 긴장하며 인사를 드리자, 돌아오는 것은 머릿속을 가득 메우던 걱정을 녹이는, 따뜻하고 친절한 말이었습니다. “성동복지관에서 나왔는데요, 조○○ 할머니와 평소에 서로 잘 아시는 사이신가 해서요~” “네, 가끔 찬거리 좀 갖다드리고 그래요.” 다행히 어머님께서는 할머니와 원래 관계를 가지고 계시던 분이었고, 그렇게 복도에서 만난 어머님과의 첫 활동을 마쳤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그 이웃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과 호의를 가지는 일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긴장해서 말을 버벅거리는 우리에게 편하게 하라며 격려를 해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분명 우리의 활동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옆집에 최○○ 할머니라고 아세요?” “네, 그런데 제가 좀 바빠서요.” “우린 복지관이랑 상관없어요.” …… 이런 분들의 문을 두드린 후에는 힘도 빠지고 의욕도 고개를 숙이곤 했지만, 또 다른 분들의 격려와 지지를 받으며 힘을 냈습니다. ‘지역주민들은 모두 선의를 가지고 있어요. 단지 우리가 하려는 것은 지금 이 시간, 이 상황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찾는 일이죠. 거절하는 분들이라고 선의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 양원석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거절에 실망하기보다 지금 이 시간, 이 상황에 대해 선의를 가진 분들을 더 많이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에 또 다른 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청계벽산 아파트의 주민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 활동을 시작할 땐 ‘이게 과연 잘 될까?’하는 의문도, 고민도 있었습니다. 시골도 아니고, 사람들 간 연결이 약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그러나 고작 1주일도 안 되는 시간동안 그 의문과 고민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지역주민들은 정말 선의를 가지고 있었고, 우리의 작은 활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주셨습니다. 물론 활동을 거절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다음에 또 다른 활동의 기회가 생긴다면 그땐 꼭 지금보다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이에 좋은 관계가 생기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으니까요.^^ 앞으로 사회복지의 어떤 분야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이것을 꼭 기억하려 합니다. 여쭙고, 부탁드리고, 감사하는 것이요. 감사합니다. 저보다 영어를 더 잘하시던 신○○ 어머님, 이웃사람이 되어달라고 부탁드리자마자 음료수를 들고 같은 층 할아버지를 찾아가시던 할머니, 현관문을 나서는 저희에게 젊은 사람들이 수고한다며 초콜릿을 손에 꼭 쥐어주시던 할아버지..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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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울림 원문보기 글쓴이: Ligel
첫댓글 위의 글을.. 성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습을 하고 계신 조은별 선생님께서 쓰신 글 입니다.
복지관 인근 지역에서 당사자 주변 이웃을 뵙고, 당사자와의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였던 내용으로
많은 선생님들의 지지와 조언을 부탁드리고자 글을 스크랩하였습니다.
실습으로 짧은 기간 활동을 하였으나, 그 동안 많은 것에 도전하고 차분하게 한가지씩 이루어내신 선생님입니다.
많은 선생님들의 지지와 조언 부탁드려요~
멋지네여~~이렇게 이쁜 마음으로 다가가는 모습들이여~~ 홧팅입니다....
좋은 실습입니다. 학생으로서 마음가짐을 심을 수 있는.... 부럽습니다.^^
의문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는 것^^ 좋습니다~
이제 실습 그만 두시면 한분한분 찾아 뵜던 분들이 떠올라서 많이 아쉬우시겠어요? 나중에 현장에서 뛰실 때 실습했을 때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르실거예요.. 모든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 져버리지 마시고 실습 마무리까지 화이팅입니다요~^^
저도 이우석선생님 말씀에 공감해요^^ 마음가짐을 바로 세우는 일이 실습할 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공감 해요~ ㅎㅎㅎ 마음가짐을 바로 세누는것에 공감 1표!ㅎ
"거절하는 분들이라고 선의가 없다고 단정지을 수 없어요." - 네, 공감합니다. 정말 관심이 없거나 귀찮아 하시는 분도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여유가 없을 수도 있고, 때론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가 차면 일이 수월하게 풀릴 수도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부지런히 인사하고 다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