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연인을 위한 노래 / 김경훈[石香]
우리 서로
모르던 이름과 모르던 얼굴로
먼 길을 걸어왔다
모퉁이 돌면 만나질 것 같던 인연도
겨울이 수 십번 지나가도 만나지지 않고
꽃 피고 지고 꽃 피고 지고나니
나이는 어느새 남들이 말하는 중년에 접어들었다
한 때 청춘이었던 내가
아직도 누군가의 별이 될 수 있을까
한 때 꿈 많았던 우리가
여전히 가슴 설레이는 노래가 될 수 있을까
해질 무렵이면 당연히 만나지는
저녁의 연인들처럼
우리도 웃으며 달려가 안길 수 있을까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울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들이
어둠을 밟고 돌아오는 퇴근길에
아프게도 다가오는데
그래도 우리 서로
반가운 이름과 반가운 얼굴이 되어
이 밤
고요한 달빛처럼 은은할 수 있을까
첫댓글 아직도 누군가의 별이 될 수 있을까 여전히 설레이는 노래가 될 수 있을까 듣기만 하여도 반가운 이름과 반가운 얼굴이 되어 달빛처럼 은은하길 바래봅니다, 감명 깊은 글향에 오래 머무르고 싶네요, 향필하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