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점점 더 피곤이 쌓여가나 봅니다. 오늘은 일어나니 8시가 다 되었습니다. 부지런히 준비해서 옆에 있는 휴게소식당에서 청국장으로 아침을 먹고 문경으로 향했습니다.
문경시의 원래 이름은 점촌이였지요. 예로 부터 광산(탄광)이 많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들 탄광은 일제가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6,7십년대까지 절정을 이루다가 이후 석유에 밀려 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탄광들은 가은, 마성등지에서 집중적으로 개발되었고 이 석탄을 운반하기위해 경북선에서 이어진 문경선 철길도 놓아졌지요. 이 철길은 요즈음 레일바이크라 하여 관광객들에게 인기입니다.
문경은 이곳 점촌의 북쪽, 문경새재 바로 아래 동네입니다. 온천도 있고... 얼마전엔 태조 왕건 드라마 촬영장이 있어서 사람들이 매우 북적였었습니다. 이 문경과 점촌을 합해서 문경시가 만들어 진것이지요.
이 문경새재는 조령이라고도 하는데 '새도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이라고도 하고 '억새가 우거진 고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고개는 고려 이전에 개통되었는데 이 고개보다는 지도상 오른편에 있는 하늘재라는 계립령이 더 오래 된 것이지요. AD154년 이라나... 도자기와 불교유물로 유명한 고개 아래 동네, 관음리의 나이드신 어른들도 예전에 고개를 넘을때는 새재보다도 이 하늘재를 주로 이용했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전에 두어번 이 하늘재를 넘었었습니다.
문경에서는 새로난 도로, 고속도로등이 얽히고 ?혀 길을 잘못들어 좀 헤메었습니다. 함창으로 들어 섰습니다. 조선시대엔 문경보다 이곳 함창이 훨씬 큰 고을이었습니다. 전에 자전거여행때에도 이곳 문경에서 자고 이곳 함창을 지났었지요. 함창에서 잠시 쉰 다음 동쪽으로 32번 지방도로 접어들었습니다. 속리산쪽으로 가기 위해서 입니다.
마을을 벗어날 즈음에 길옆으로 커다랗고 새로지은 현대식 건물이 하나 뎅그마니 서 있었습니다. 아까 마을에서 비단박물관인가 뭔가를 지어 테마파크(요즘 시골에는 맨 이게 유행입니다)를 조성한다고 보았는데 바로 그 박물관 같았습니다. 아마도 예전에 이곳이 비단으로 유명했나 봅니다. 전 금시 초문이지만... 황량하게 혼자 서있는 비단박물관 건물
박물관을 지나자 바로 함창향교가 보였습니다만 문이 굳게 잠겨 먼발치서 구경만 하였습니다. 물론 여기가 향교마을 교촌리입니다. 나중에 쉬면서 들린 주유소에서 마을 사람 한분이 옆으로 돌아가면 향교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습다만... 함창향교
농암을 가기위해 넘어야하는 고개-몽우리재 밑 마을 두곡리에서 가게에 들러 음료수와 간식으로 빵을 한개 샀습니다. 그리고 길옆을 보니 낮익은 꽃들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얼른 자전거에서 내렸습니다. 할미꽃이었습니다. 전에는 흔히 보았지만 요즘은 이것도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항상 햇빛이 잘드는 양지편에 잘 피는 다년생 풀꽃입니다. 화원에 가면 한포기에 몇천원씩하지요... 할미꽃
땀에 흠뻑 젖어 올라간 몽우리재 정상에선 아예 웃통을 전부 벗고 쉬었습니다. 쉬노라니 지나가는 차마다 전부 쳐다보고 갑니다. 여기서부터 농암까지는 내리막 길이니 거저 갈수 있지요. 내려가는길 옆으로 흰눈을 이고 있는듯한 나무가 있어 '산딸나무'인줄 알고 반가워 다가 갔더니 아니었습니다. 그냥 층층나무 였습니다. 우리 동네 청계산의 층층나무는 꽃이 이렇게 하얗지 않던데.... 층층나무 꽃
도착한 농암에선 또 한번 엉뚱한 길로 잘못 들어가 되돌아 나오는 실수를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예천에서 북쪽으로 단양이나 영주쪽으로 올라갈 생각이어서 그쪽의 지도를 챙겨왔지 이쪽의 지도는 가져오질 않았거든요. 사람들에게 물어도 지도만큼 정확하지가 않고 사람마다 구구각색이니까요. 돌아나와 부지런히 32번 도로를 타고 화북으로 향했습니다. 쌍용계곡을 따라서.... 쌍용계곡은 그리 깊지는 않지만 아름다웠습니다. 중간에는 근년에 새로 뚫은 터널이 있어 훨씬 편하게 지날수 있었습니다. 쌍용계곡의 사우정
계곡에서 다슬기 잡는 아주머니들
양사언 선생이 쓰셨다는 동천암
이윽고 도착한 화북은 참으로 한적하고 단정한 작은 동네였습니다. 막국수간판을 내건집에서 막국수를 먹었는데 아주 괜찮았지요. 점심을 먹고는 파출소에 들러 이지방 지도를 한장 얻고가지고 북으로 달렸습니다. 길가에는 마치 호프 같기도 한 처음보는 작물을 여기저기 많이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한분께 물어보니 오미자랍니다. 아하...오미자가 저렇게 생겼구나 하면서..유심히 보아 두었지요. 주변엔 온 천지가 오미자 밭입니다.
눌재에 올랐습니다. 해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은 백두대간입니다. 백두대간 표지석과 분수령 표지판이 서 있었고 수령 350년된 커다란 음나무가 고개마루에 비스듬히 서 있었습니다. 눌재마루- 왼편의 비스듬한 나무가 350년된 음나무입니다.
낙동강과 금강의 분수령 표지판
백두대간 표지석과 산신당
눌재를 내려와 입석리 마을공원 숲그늘에서 벤치에 누어 잠시 쉬었습니다. 바람은 솔솔불고....기분이 아주 그만입니다. 도착한 송면은 몇해전 가을에 학교의 선생님들이랑 자전거타러 왔던 곳이었습니다. 그때는 괴산의 쌍곡계곡으로 들어와 화양계곡으로 내려 갔었지요. 이번에도 화양계곡길을 선택했습니다. 숲속의 완만한 내리막길은 정말 자전거타기에 그만입니다. 경치도 좋고 보도블럭으로 포장까지 되어 있어서... 지금처럼 봄도 좋지만 여기 이길은 가을이 제격 같습니다. 그때 일행들과 암서재 앞에서 동동주를 곁들인 점심을 먹었었는데... 전국 최고의 자전거코스-화양계곡 산책로
복원된 우암 송시열 유적- 전에 공사중이었는데 다 완성 되었더군요.
부지런히 화양계곡을 빠져 나와 금평 삼거리 주유소에서 쉬면서 주유소 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증평까지는 한 20키로 되고 진천까지는 또 한 10키로 정도 된다고....하이고 나중에 보니 말도 안돼.... 증평까지는 20키로가 훨씬 넘었고(대략 2십 7,8키로) 증평서 진천까지도 20키로 였습니다. 힘들게 패달을 굴렀습니다. 592번 지방도로 질마재(해발 350미터)를 넘을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고개를 넘으며 만난 분에게서 지도를 얻어 보니 진천까지는 못 갈것 같았습니다. 증평가는길에 마지막으로 넘은 '질마재' 정상에서
증평에 도착하니 6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복잡하고 무질서하고...별로 마음에 안들었지요. 여관을 잡을까 하다가 혹시하여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안양가는 버스는 없었지만 수원가는 막차가 있었습니다. '그래 그만 가자...수원에서 잠간이면 올라 가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표를 끊고 어슬렁 거리며 부근을 배회하다가 결국은 김밥집에서 저녁을 사 먹고 수원행 버스에 올라 이번 봄 자전거여행을 끝냈습니다. 오늘 주행한 거리도 대략 110키로 정도 되었습니다. 8시에 수원에 도착해서 안양으로 올라오는 길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이런데서 살았는지......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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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봉공진
첫댓글 자연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참 젊게 사십니다. 봉선생님의 삶을 닮아가고 싶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개발하면서 더 좋게 개선시켜 나가면서 왜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을 지키려 하는지 아이라니하내요.
에고 큰형님 대단하십니다.....
좋은글 사진 잘보고 느끼고 담에 한번 도전해 보아야지 하는 강한 여운을 느낌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