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의 탄전지대였던 철암동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태백시에서 백산동을 지나 철암 건널목을 넘으니 한국 최대의 석탄 광산이 있었던 철암동 시가지가
보였는데 철암로 거리는 마치 30년전인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모습의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석탄광산이 발견되기 전인 일본 제국주의 시절에 이곳은 삼척군에 속해 있었던 마을이었다. 하지만
일제시대 말기인 1940년대 초반 석탄광산이 개발되기 시작하였고 그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구수에 힘 입어 태백시라는 새로운 도시가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태백시가 되기 이전에는 삼척땅이었다는 이곳 철암동 !
삼척(三陟) 아닌 삼척(三尺)이란 지명은 코가 석자인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었
던 이름이라는 말까지 생겨 날 정도로 궁핍한 마을이었다
너와로 지붕을 만들고 나무껍질인 굴피로 지붕을 만들어서 살아왔던 삼척땅은 오로지 불밭 하나만 일
구어 생계를 근근히 유지 해왔던 마을이라 코가 석자라는 삼척(三陟) 아닌 삼척(三尺)이라는 유언비어
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코가 석자였다는 이곳 삼척땅에 거대한 장성탄광이나 철암 탄광등이 개발되면서 태백시라는
독립된 하나의 도시가 만들어지고 그때부터 철암은 태백시로 편입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땅의 사람들은 물론 먼 타지에서도 광원이 되어 돈을 벌고자 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고 한때 이 거리는 석탄을 수송하는 차량들과 광원이 되고자 몰려드는 사람들의 발길로 매일같이
북새통을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한창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을때의 인구수는 5만을 넘어 섰던던적도 있었다는 이곳 철암동은 지
금 현재 5천명의 사람들만이 남아 이 마을을 지키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모든 석탄 광산들이 폐광된후 떠날 사람들은 모두 서둘러 떠났고 지금 현재 철암동 거리는 사진에서 보
시는 바와 같이 고요 적막속에 휩싸여 있다
한산한 철암로 거리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80년대 중반, 석탄산업이 사향화 되면서 이곳의 탄광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많던
사람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 모두 이곳을 떠났지만 차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 땅과 건물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땅과 건물을 팔려고 내 놓아봐야 매입자도 없었을뿐 더러 눈길 한 번 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다고 가지고 있는 총 재산인 땅과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날수도 없는 입장이다 보니
그냥 그대로 이곳에 눌러앉아 지금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철암시내 중심부인 철암시장앞 철암로다
헐리기 시작하는 철암로 거리
한때 국내 최대의 석탄 생산지였으며 석탄산업의 상징이었던 철암로 거리가 헐리기 시작하고 있다
모두 헐려 버리고 구멍가게 하나만 달랑 남아 있는 철암로 거리
70년 석탄 역사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는 철암동 철암로 거리
헐리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한국 석탄산업의 메카 철암로 상가들
헐리기 시작하는 한국 석탄산업의 상징인 철암로 거리
개천변에 세워진 철암동 상가 건물들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역에서 철암로를 따라 봉화방면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4~5층짜리 건물들이 눈에 뜨이는데 모
두를 개천변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것이 특징이다. 이곳 철암동은 산비탈의 경사가 심해 건물을 세울
만한 마땅한 부지가 없기 때문이다
개천변에 아슬하게 세워진 철암동 상가 건물들
80년대 중반 철암지역의 광산경기가 사향으로 접어들 무렵 이곳에 4차선 대로를 낼 기획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이 모두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고 난 뒤 그런 계획도 흐지부지 되고 있
었다
모두 헐릴 예정뿐이었던 이곳의 남루한 건물들은 드디어 헐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헐리기 시작하는 철암동 개천변의 상가들
그동안 이곳 철암동 사람들은 철암동 건물들을 모두 철거하고 4차선 대로를 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
었던 반면 굳이 확장을 하려면 우회도로를 만들어 한국석탄산업의 상징이었던 이 거리를 보존 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다
도로 확장을 환영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건물이 헐리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건물주 대
부분이 자신의 건물이 공사구간에 포함돼 철거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볼때 이곳 철암이 처해
있는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같이 저 스러져 가는 건물들을 다시 보수 하려면 새 건물을 세우는것과 거의 맞
먹는 비용이 들어갈것은 뻔한 일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물을 보수한다 하더라도 그 건물에서 보수비를 건질수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
는다면 차라리 도로 편입에 따른 철거와 보상만이 철암에서 탈출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
을 버릴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철암의 낙후성을 이용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여 철암 거리의 허름한 상가 건물들을 국가 예산
으로 매입, 건물의 원형을 거슬리지 말고 내부시설만 개선하여 이곳 철암주민들에게 관리하게 해 주
었으면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 현재 이곳 철암로 건물들은 헐리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철거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철암동 개천변의 건물들
철암로 개천변의 허름한 건물들
낮게 내려 앉은 철암의 하늘
무거운 정적만이 감도는 검은 상가들
적막함이 한때 막장보다 더욱 무서운 공포였음을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물론
검은 뼈만 남은 콩크리트 건물들도 알고 있었으리
철암동 개천변의 아슬한 상가 건물들
개천변에 아슬하게 세워진 철암동의 검은 상가들
헐리기 작업이 진행중인 철암동 건물들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거작업이 진행중인 철암동 상가들
한때 이나라에 쌀은 없어도 살 수 있었지만 석탄 없이는 살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이 나라의 사람들이 쌀과 식량 보다도 더 요긴하게 사용했던것이 바로 석탄이였다
그래서 강원도 남부지역인 정선, 삼척, 태백 등의 석탄광산 막장에서 5십여년동안 탄덩이를 채굴 하느
라 산이란 산은 모두 구멍이 뚫리고 파헤쳐져 지금 현재까지 이렇게 피폐한 몰골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한때 이 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이 탄광마을들이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외면
당하고 있는 현실을 볼때 그저 씁쓸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래도 지금 현재 우리가 이만큼 발전을 이루며 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것도 따지고 보면 이 광산
마을의 막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
서울 강남의 일백평짜리 모 아파트 한채 값이면 이곳의 상가들을 몽땅 사들일수 돈이라고 한다니
이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었다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철암로 건물들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이곳이 사북이나 고한처럼 대규모 카지노 노름방 같은 시설들이 들어오지 않고 한국 석탄산업의 상징
이었다는 점을 이용하여 꼭 관광상품화된 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미 저렇게 헐물기 작
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한때 꿈과 희망과 애환을 함께 하며 번영했던 철암로 거리의 모습이 70년 역사속으로 영원히 묻혀지고
있는 순간이다
한국 석탄산업의 상징이었던 철암로 거리의 옛 모습은 아마 이 사진이 마지막이 될 것이고
철암로 거리는 우리들의 아련한 기억속에서만 남아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