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 황산덕 /여래장
나에게 집착하고 또한 내가 대하는 모든 것들이 그런 것으로 실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있으면 그것은 마음에 대한 장애가 된다. 이러한 장애가 있으면 마음은 그것에 걸려서 흔들리고 이렇게 되면 마음은 제 기능을 다할 수없다. 그러나 장애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마음이 그렇게 흔들리기만 한건 아니다. 장애가 있을지라도 그것에 뚜껑을 덮어 둘 수있다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고 이때 장애는 장애 아닌 것으로 된다.
장애는 있지만 그것은 장애구실을 하지 못하고 따라서 우리의 마음은그 본래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그러면 이렇게 뚜껑을 덮는 일은 어떻게 행해지는 일일까? 거기에는 일정하게 고정된 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장애가 있다고 하지만 그러한 것이 진정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삼라만상 어느것도 그 것 자체로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비유)그러나 그렇다고 그런 장애가 도무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비무) 그것에 걸리면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애는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비유이비무)
그리고 이와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니 있다는 판단이나 없다는 판단이나 보류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판단보류가 뚜껑을 덮는 일이다.그러므로 앞에 있다고 생각되는 장애를 없앨려고 애쓸것이 아니라 그것에 뚜껑을 덮어두고 그대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것을 넘고서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것은 장애 아닌것으로 회향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가는 길을 도울수 있다. 즉,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을 돕는 방향으로 그것을 돌려놓을수 있다. 이리하여 모든것을 불법아닌 것이 없는 것으로 만들게 된다. 금강경에서 '일체는 불법' 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그것이 누구의 마음이든 모두 이런일을 해낼수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그대로 부리면 그것이 불경지가 된다.
아뢰야식은 성불하는데 방해가 되는식이 아니라 도리어 성불하는 식이 바로 그속에서 열리는 식이다. 우리가 성불할수 있는 길은 업에 의해 오염된 알뢰야식을 떠나서가 아니라 바로 그속에서 발견하지 않으면 안된다. 몇번을 죽어도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정화될수없다.그렇다면 마음의 오염을 그대로 두고서 이몸이 살아있는 동안에 성불할수 잇는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죽어서 내세가 아니라 살아서 현세에 우리가 여래가 되도록 힘쓰지 않으면 안된다.아뢰야식을 여래장이라고 불렀던 사실은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원효,대승기신론별기 748a--황산덕,여래장에서--
한권의 책 으로도 인생이 바꿘다고 합니다.
까뮈는 20살시절때 알제대학의 교수 장그르니에의 형이상학적 산문집 '섬을' 발견하고 흥분하였던 기억을 20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섬'은 불교적이지않게 '공'을 말하는 아름다운 산문집으로 후에 까뭐 문학에 대단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저에게도 이런 책이 있습니다. "황산덕,여래장" 700원이라고 붙어있는 이 작은 책은 불교를 알아가게 될 커다란 계기가 됩니다. 이책을 소개받고 몇날을 읽으며 흥분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마음'은 하루에도 수천번이 바꿘다..' 로 시작되는 이 책은 대승의 여래장 사상을 현대철학중 불교와 가장 가깝다는 현상학의 '판단정지' (유식의 제6식)와 노에시스,노에마 (십이처설)의 관계를 빌어 원효스님의 저서 (대승기신론, 금강삼매론, 해동.. 론) 를 바탕으로 간결하고 생동감있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법학을 연구하다 사회가 이루어지는 이유가 마음임을 원효스님의 저서에서 알게되었다며 '여래장' 을 쓰게된 동기를 밝히는 대학자는 내생에도 사람으로만 태어나길 바란다는 소박한 겸손함으로 끝을 맺습니다. 절판이된 '여래장' 은 마음에 대하여 산문형식을 빌어 철학,문학,사회적으로 무척 잘 써진 책입니다. 불자님들에게 권하고 싶은 도서이지요. 시대의 오류로 감옥에 있을때 부인이 넣어준 금강경을 읽고 불가에 귀의하였다는 법무부장관을 지낸 황산덕씨는 서울대학교수로 지낼때 그 시절의 작가 정비석씨의 소설 자유부인에 반기를 들어 '자유부인' 이 더 잘팔리는 이변을 낳았다고 전해집니다. 또 초창기 불교신문에 유엽,서경수,당대의 석학들과 주필,논서를 맡아 불교신문이 사회등불로써 자리매김을 하는데 큰역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저서로는 중론, 열반종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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