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실크로드를 뒤로하고부라나 탑에서 천년 역사를 돌아보고, 악베심의 빈터에서 고대 수야브를 만나다. 6일차 여정
부라나 탑에서 천년 역사를 돌아보고, 악베심의 빈터에서 고대 수야브를 만나다.
한국여행사진작가협회 산들투어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사진기행 — 키르기스스탄 6일차
[한국아트뉴스=어랑] 천산산맥의 웅장한 자연과 이식콜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온 한국여행사진작가협회 산들투어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투어단이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2026년 10월 13일,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투어단은 오전 8시 전용 차량에 올라 천년의 실크로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적지로 향했다.
이날의 일정은 부라나 탑과 악베심 유적을 돌아보고, 비슈케크의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뒤 한식당 명가에서 점심 식사를 즐기는 것으로 이어졌다.
오후에는 공항으로 이동해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천년의 세월을 견딘 부라나 탑
첫 방문지는 키르기스스탄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 부라나 탑(Burana Tower)이었다.
부라나 탑은 10~12세기 중앙아시아에서 번영했던 카라한 왕조의 도시 발라사군(Balasagun)에 남아 있는 이슬람 건축 유산이다.
11세기 무렵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이 탑은 과거 이슬람 사원의 첨탑으로 사용되었으며, 오늘날에는 발라사군의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로 붉은 벽돌 탑이 우뚝 솟아 있었다. 멀리 천산산맥이 희미하게 이어지고, 푸른 하늘 아래 탑의 기하학적인 벽돌 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투어단은 탑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이른바 '탑돌이'를 했다.
천년 전 이곳을 오갔을 대상들과 상인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발자취를 상상하며 탑을 여러 각도에서 사진에 담았다.
오늘날에는 탑 하나가 눈에 띄지만, 한때 이 일대에는 궁전과 사원, 시장과 주거지가 어우러진 번영한 도시가 존재했다.
세월은 도시를 지웠지만, 탑은 남았다.
부라나 탑 앞에서 촬영한 단체 기념사진은 이번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사진기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소중한 기록이 되었다.
악베심 유적, 빈터에 남은 고대 수야브의 흔적
다음 방문지는 악베심(Ak-Beshim) 유적이었다.
악베심은 고대 실크로드의 중요한 도시였던 수야브(Suyab)의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수야브는 서돌궐과 당나라, 소그드 상인들의 활동이 교차했던 역사적인 교역 도시다.
현장에 도착한 투어단 앞에는 화려한 궁전도, 높이 솟은 성문도 없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은 황토빛 벌판과 땅속으로 낮게 파인 발굴 흔적, 오랜 세월 풍화된 흙벽의 잔해뿐이었다.
한때 수많은 사람이 오가던 국제도시가 지금은 빈터처럼 남아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주었다.
투어단은 유적 사이의 흙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발굴된 건물의 기초와 흙벽을 살펴보며 천년을 훌쩍 넘긴 도시의 흔적을 사진에 담았다.
악베심에서는 불교 사원과 기독교 유적 등 다양한 종교문화의 흔적도 확인되었다. 이는 실크로드가 단순히 비단과 향신료를 운반하던 무역로가 아니라, 동서양의 사상과 종교, 학문과 예술이 함께 이동하던 문명의 길이었음을 보여준다.
2014년 악베심은 부라나 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실크로드: 장안–천산 회랑의 도로망'을 구성하는 유적 중 하나로 등재되었다.
화려한 건축물은 사라졌지만, 그 빈터는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보이는 것은 흙과 돌이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그 땅에 남아 있는 사람과 문명의 역사였다.
비슈케크의 이슬람 사원에서 만난 또 하나의 문명
고대 유적 탐방을 마친 투어단은 비슈케크의 대형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다.
웅장한 중앙 돔과 하늘 높이 솟은 첨탑들이 인상적인 이 사원은 키르기스스탄의 이슬람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흰빛 건물이 빛났고, 사원 앞 정원과 분수대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슬람교는 유일신 알라를 믿으며, 무함마드를 마지막 예언자로 받아들이는 종교다.
중앙아시아에는 오래전부터 불교와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등 다양한 종교가 전해졌으며, 이후 이슬람 문화가 널리 확산되었다.
오전에 방문한 악베심 유적에서 여러 종교가 공존했던 고대 실크로드의 역사를 살펴보았다면, 이곳에서는 오늘날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의 삶과 이어지는 이슬람 문화를 만날 수 있었다.
투어단은 사원의 웅장한 외관과 아름다운 정원을 촬영하며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마지막 문화 탐방을 마무리했다.
명가식당에서 즐긴 삼겹살 파티
오후 2시, 투어단은 현지 한식당 '명가(MYUNG GA)'를 찾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삼겹살이었다.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삼겹살과 함께 김치와 각종 반찬이 차려졌다. 낯선 나라에서 만난 익숙한 한국 음식은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반가운 선물과 같았다.
투어단은 지난 며칠 동안 함께 걸었던 천산산맥과 차른협곡, 콜사이 호수와 이식콜 호수, 그리고 키르기스스탄의 실크로드 유적들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함께 여행하고, 함께 사진을 찍고, 함께 식탁에 앉아 웃는 시간.
그 순간도 여행이 남기는 소중한 추억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을 떠나 우즈베키스탄으로
식사를 마친 투어단은 공항으로 이동했다.
오후 6시 50분, 우즈베키스탄행 항공편에 탑승하며 키르기스스탄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키르기스스탄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천산산맥의 만년설과 호수, 협곡의 자연을 만났고, 부라나 탑과 악베심 유적에서는 고대 실크로드의 역사와 문명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마지막 날 방문한 두 유적은 여행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천년의 탑이 남아 있는 발라사군과 빈터만 남은 고대 수야브.
하나는 눈에 보이는 역사를, 다른 하나는 상상으로 되살려야 하는 역사를 전하고 있었다.
이제 투어단의 발걸음은 또 다른 실크로드 문명의 중심지인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어진다.
사마르칸트와 타슈켄트 등 고대 도시에서 만날 새로운 역사와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천산산맥의 자연을 넘어 천년의 문명을 만난 키르기스스탄. 그 여정을 가슴에 담고, 한국여행사진작가협회 산들투어 실크로드 투어단은 다시 새로운 길을 향해 떠난다.
사진·취재: 어랑 김주호
한국여행사진작가협회 산들투어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사진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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