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1만4000명 구조 러루 선장, 6·25 뒤 수도사로 살다 2001년 숨져6·25전쟁 당시 피란민 1만4000명을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태워 무사히 대피시킨 흥남 철수의 영웅 레너드 러루 선장(1914∼2001·사진)을 성인(聖人)으로 추대하는 방안이 미국 가톨릭계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와 누나도 타고 있었다. 첫 방미에 나선 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흥남 철수에 참가한 생존 미군을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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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공지보기▶ 28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미 해군 및 상선 선원들의 신앙생활을 돕는 단체 ‘바다의 사도’와 뉴저지 패터슨 교구는 당시 총탄이 빗발치는 흥남부두에서 화물을 버리고 피란민을 태운 러루 선장을 교황청에 성인으로 추천키로 최근 합의했다. 이 단체들은 “그의 행동은 ‘특별한 자비는 생명의 열매를 맺는다’는 걸 일깨워줬다”며 추대 배경을 밝혔다.
러루 선장은 전쟁이 끝난 뒤 미국으로 돌아와 마리누스로 이름을 바꾼 뒤 수도사 생활을 했고, 패터슨 교구의 뉴턴 수도원에서 생을 마쳤다. 뉴턴 수도원장을 지낸 조엘 매컬 신부는 “수도사 마리누스는 말수가 거의 없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동료 수도자 대부분이 그가 한국인 1만4000명을 구한 선장 출신이라는 걸 몰랐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