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구백열네 번째
불안과 고통 속에 빠뜨리는 집착
부처는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인류 최초의 심리학자였다고 말하는 토니 페르난도 Tony Fernando. 그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신과 의사이자 수면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라고 합니다. 그는 20년 동안 현장에서 수많은 환자를 만나며 사람들이 왜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괴로워하는지 지켜본 결과를 책으로 냈습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저자는 보통의 신자들이 원하는 복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 평안을 얻는 길을 일러주려고 책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그 길의 하나로 2,600년 전 부처님은 인간들의 불안과 고통의 원인이 세상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집착에 있다는 가르침에서 깨달음을 얻었던 모양입니다. 그는 사람들을 불안의 굴레에 빠뜨리는 3가지 집착으로 ‘반드시 이래야 한다’라는 생각, ‘내 것’이라는 집착, ‘끝없이 꼬리를 무는 생각’을 꼽았습니다. 종교와 관계없이 이런 집착을 버리라고, 그래야 평안을 얻는다고, 그게 아집이고 탐욕이니 빨리 벗어나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야 잘사는 것이라고 일러줍니다. 집착의 하나로 우리가 흔히 겪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합니다. “인간관계란 너무 가까우면 집착이 되고, 너무 멀면 상처가 된다. 서로의 숨 쉴 거리를 남겨 두어라.”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로 ‘인人’보다는 ‘인간人間’으로 표현하는 걸 보아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절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친절을 베푼답시고 선을 넘어 사생활 깊이 발을 들여놓으면 반드시 깨집니다. 부부조차도 그렇지 않던가요? 서로를 존경하려면 ‘숨 쉴 공간’, 상대만의 영역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묻지 말아야 합니다. 강제로 숨 쉬게 하거나 숨을 멈추게 해서도 안 됩니다. 그건 폭력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