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이 생기면 지방을 잘 소화하지 못해 기름진 변을 눌 수 있다./그래픽=김민선
췌장암은 말기까지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뒤늦게 발견해 치료 적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몸이 어떨 때 췌장 손상을 한 번쯤 의심해보는 게 좋을까?
◇복통이나 등 부근의 명확하지 않은 통증
췌장에 암이나 급성 염증이 생기면 복통이 생길 수 있다. 췌장이 등에 가까이 있으므로 명치 뒤쪽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췌장암으로 인한 통증은 ‘명치 뒤쪽 어딘가가 아프다’와 같은 식으로 아픈 곳이 명확히 짚이지 않는다. 또 통증이 한 번 시작되면 한 시간 이상 오래갈 수 있다. 등을 쭉 펴거나, 허리를 좌우로 돌릴 때 일시적으로 등 근처에 생기는 통증은 췌장암 때문이 아니다. 복통 이외에 췌장암을 의심할만한 다른 증상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기름진 음식 먹으면 메스껍고, 대변에도 기름 둥둥
옛날엔 그렇지 않았는데, 햄버거·삼겹살·아보카도·견과류처럼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을 먹고 속이 자주 메스꺼울 때도 의심할 수 있다. 췌장은 소화기관 중 유일하게 지방 분해를 돕는 효소를 생산한다. 췌장이 암으로 손상되면 우리 몸의 지방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
기름진 변을 눌 수도 있다. 3대 영양소 중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췌장 말고 다른 장기에서도 소화 효소를 분비한다. 췌장에 문제가 생겨도 이 영양소들은 소화·흡수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췌장에서만 소화 효소가 분비되는 지방은 그렇지 않다. 췌장에 암이 생기면 소화되지 않은 기름이 변에 섞여 배출될 수 있다. 변에 기름기가 많고, 악취가 심하게 나며, 변기 물을 내려도 변이 잘 씻겨나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없던 당뇨병이 갑자기 발생
갑자기 당뇨병이 생겼을 때도 췌장 건강을 점검해봐야 한다. 췌장 세포 중 베타 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췌장암이 생기면 베타 세포가 파괴되며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고, 없던 당뇨병도 생길 수 있다. 당뇨병 환자라면 잘 조절되던 혈당 수치가 갑자기 치솟는다. 실제로 만성 췌장염 환자 90%는 질병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당뇨가 발생한다. 비만이 아니고, 당뇨병 가족력이 없는데도 갑자기 당뇨병이 생긴 50세 이상은 췌장암 검진을 한 번쯤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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