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그린시티’? 그 단순·명쾌하고 자부할 만한 이름
해운대신시가지 도시 이미지 적절성 논의
전 세계적 무한경쟁시대다. 생존을 건 경쟁 속 국가·도시는 특정 국가·지역을 경제나 관광, 주거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온 역량을 집중한다. 이러한 노력은 ‘도시 마케팅’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 그럼, ‘해운대 신시가지’의 이미지, 그 명쾌해야 할 이미지는 뭔가?
해운대구가 이번 도시브랜드 명칭 찾기에 나선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어차피 브랜드 명칭, 단순하고 명쾌해야 할 터다. 그건 마케팅 기법의 기본이기도 하다.
‘해운대신시가지’가 새 브랜드 명칭을 찾아 나선 계기도 있다. 해운대구는 좌동 신시가지 준공 25년을 넘기면서 복합적 도시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리모델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기회에 도시 마케팅 차원에서 도시브랜드 명칭을 붙이면 금상첨화일 터다.
해운대신시가지, ‘도시 속의 신도시(new town in town)’ 성격을 가진 부산 최초의 계획도시다. 체계적인 생활권 및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충분한 녹지공간 및 생활편익시설을 갖추도록 한 곳이다. ‘도시설계’ 기법에 따라 건설한 부산의 대표적 주거지요 전국 최대의 ‘단일 지역사회’이기도 하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앞서 신시가지 리모델링 용역에 대해 “기존 해운대신시가지의 노후화에 대비하는 차원을 넘어, 신시가지 일원의 도시 경쟁력을 찾는 도시 대개조 수준의 리모델링 계획”으로 평가했다. 당연히, 이번 계획을 보는 신시가지 일원 주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고 뜨겁다.
그럼, 해운대신시가지를 빛낼 그 명쾌한 이미지는 뭔가, 아니, 그 이미지가 있긴 있나? 세계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웃(Jack Trout)의 말이 있다. “사람·제품·지역은 여러 특성과 개성의 혼합체다. 그러나, 결국 딱 하나의 특성은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야 한다.”
아인슈타인 하면 ‘지성(知性)’, 마릴린 먼로 하면 ‘섹시함’이런 거다. 한 제품을 독특하고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은 결국 딱 하나의 특성이다. 볼보는 ‘안전’, 페라리는 ‘속도’, 벤츠는 ‘엔지니어링’ 하는 식이다.
도시 마케팅에서 성공한 모델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Dubai)의 예. 그 대단한 도시의 도시 슬로건, ‘City of Superlatives’, 곧 ‘최고의 도시’다. 그런 슬로건에 어울릴 만큼, ‘세계 최고’들을 즐비하게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의 빌딩’, ‘세계 최고의 호텔’, ‘세계 최대의 쇼핑몰’, ‘세계 최대의 인공섬’…. 그들은 ‘세계 최초·최고·최대’ 브랜드를 널리 마케팅하며, 세계의 자본과 인재와 상품을 쭉-쭉- 빨아들이고 있다.
그럼, 해운대 신시가지는 어떤 ‘딱 하나의 특성’으로, 다른 도시구역과 차별화하며, 스토리나 드라마를 창출한 것인가. 그 차별화 방법으로는 1등 이미지, 개척자 이미지, 최신 이미지, 리더십 이미지, 전통과 유산(遺産) 이미지 같은 게 있다. 1등도 아니고, 최신도 아니라면? 본래의 전통, 유산, 환경을 잘 활용, 차별적 이미지나 스토리를 창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브랜드 명칭, ‘해운대 그린시티’(GreenCity)는, 그런대로 성공작인 듯하다. 이 명칭 제안자는 “신시가지는 장산과 함께 향후 주거지로서의 높은 가치와 지속 가능한 도시로 거듭날 것”, “장산의 웅장함, 온화함, 활기찬 푸르름을 간직한 도시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감한다.
해운대신시가지의 특장(特長)이라면 역시 장산 품속에서의 쾌적한 환경 아니겠나. 해운대구는 이 장산을 ‘구립(區立)공원’으로 지정하려 한다. 그 컨셉, “이제 관광개발보다 숲 힐링·숲 건강 추구를” 같은 키워드도 보인다.
21C는 환경의 시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환경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환경오염과 신종 바이러스 등으로 사람의 생존이 위협받는 시대, 이만큼 친환경적이며 주거지로서도 쾌적한 도시가 따로 있겠나. 이만하면 ‘신시가지=그린시티’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 않겠나.
더러, ‘그린시티’라는 명칭을 활용하고 있다지만, 정녕 해운대신시가지만큼 명쾌한 ‘그린시티’가 그리 많겠나. 서울 강남 3구나 외국 유수도시의 친구가 ‘해운대 그린시티’의 사연을 묻더라도, 우린 당당하게 답할 수 있지 않겠나. 우리 ‘해운대 그린시티’, 정말 ‘깨끗한 환경-쾌적한 기반 속의 살기좋은 주거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