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최초의 장애인예술 매거진 『E美지』가 창간 5주년을 맞아 『E美지』에 소개되어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장애예술인 20명의 예술 이야기를 책으로 묶은 스토리텔링 북 <바로 당신!>을 출간했다.
『E美지』의 ‘반하다’ 코너는 문학, 미술, 음악, 대중예술 분야에서 5년 동안 80명의 장애예술인을 발굴해 장애인예술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코너는 방귀희 발행인이 직접 집필했다. 그녀는 “그동안 내가 만난 장애예술인은 1000여명”이라며 “『E美지』인터뷰를 5년 동안 하며 100여 명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감동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장애예술인 20명을 선정해 독자들에게 그 전율을 전해드리고자 한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E美지』5주년 기념 사업을 위해 이런 저런 공모사업에 응시했지만 선택을 받지 못했으나 래퍼 빅나티 ×디스에이블드×화가 양시영이 콜라보 굿즈 수익금을 『E美지』로 기증해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해 이원형어워드를 수상한 최지현작가의 ‘세상을 향한 몸부림의 탈출구Ⅲ’로 표지그림을, 석창우화백이 책제호를 써주어 아주 의미있는 책이 만들어졌다.
방귀희 발행인은 “현재 「장애예술인지원법」이 시행되고 있다”면서 “법의 취지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장애예술인의 활동을 소개하는 것이어서 <바로 당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제대 후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곧바로 찾아온 베체트씨 병 때문에 시력을 잃고 일과 가족, 삶 자체를 모두 잃고 시를 쓰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은 손병걸,
선배 집들이에 갔다가 멀리서 오는 친구들에게 빨리오라고 손짓하다가 아파트 7층에서 추락하여 전신마비 장애를 갖게 된 화가 최지현,
마술 보조 역할을 하다가 폭발 사고로 마술사의 생명인 손을 잃고 한손으로 다시 무대로 돌아온 조성진,
초보 부모에게 찾아온 발달장애 딸이 민요 33요정인 이지원으로 성장한 사연,
미국 유학 중 박사학위 논문을 쓰다 쓰러져 편마비가 생겼지만 왼손 피아니스트로 돌아온 이훈의 이야기는 인간은 그 어떤 환경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휠체어를 타고 무작정 상경하여 스승을 찾아가 모진 세월을 이어내고 한국 전통을 잇는 황실자수 명인이 된 이정희,
히든싱어에서 시각장애인 출연자로 김종서보다 더 김종서 같다는 칭찬을 들은 그냥 가수가 되고 싶은 이현학,
행글라이더 추락사고로 하반신마비가 된 후 201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자로 문단에 등단한 허용호,
장애인무용계에 우뚝 선 침묵 속의 발레리나 고아라,
피바디음대 최초로 시각장애인으로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고의 음악인 이상재를 만나면 그들이 얼마나 노력하며 그 자리까지 왔는지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결혼식을 앞두고 고향의 부모님께 다녀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모든 꿈이 산산조각이 났지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 소설가로 한 자 한 자 글을 만들어내는 황원교,
한국의 특수학교에서는 산만한 아이였지만 아빠 직장을 따라간 사우디에서 그림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전시회마다 완판을 기록하는 화가 한부열,
수영장에서 다이빙하다 목뼈를 다쳐 전신이 마비된 후‘바퀴달린 성악가’라고 당당히 말하는 이남현,
수어로 랩을 하는 청각장애인 핸디래퍼 김지연,
교통사고로 화가로서 치명적인 시각장애를 갖게 된 후 새로운 화풍을 만든 화가 박환의 오뚜기 인생은 인간의 한계는 없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심청가로 객석을 휘어잡은 시각장애인 소리꾼 최예나,
뇌성마비로 인한 언어장애 때문에 자기가 할 말을 글로 써서 친구들이 대신 읽어준 것이 글공부가 된 웹드라마작가 김뜰,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죽음만 생각하던 그의 입에 붓을 물게 된 후 꿈을 그리는 구필화가 된 임경식,
골육종으로 다리를 절단한 후 휠체어댄스스포츠로 무대 위에서 아름다운 춤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황주희,
6세 때 시작한 피아노 연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김건호의 성장은 우리나라 장애인예술이 K컬쳐 물결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게 한다.
<바로 당신!>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위안과 행복을 전해주는 인문학적 교양서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방귀희 발행인은 12일 “『E美지』의 지난 5년 동안의 성과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며 “『E美지』는 이제 장애인예술의 브랜드가 되었다. 『E美지』의 장애예술인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 책에 수록된 콘텐츠는 다음과 같다.
01.시(詩)는 그에게 구원이었다, 시인 손병걸
02. 아름다워서 가슴 시린 화가, 최지현
03. 한손 마술사 조성진
04. 민요요정 이지원이 기대되는 이유
05. 왼손 피아니스트 이훈
06. 한국의 전통을 잇는 황실자수 명장 이정희
07. 그냥 가수가 되고 싶은 이현학
08. 201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자 허용호
09. 침묵 속의 발레리나 고아라
10. 최고의 음악인 이상재
11. 나는 써야 한다, 황원교의 외침
12. 30㎝ 자로 세상을 품는 화가 한부열
13. ‘바퀴달린 성악가’라고 당당히 말하는 이남현
14. 세계 유일한 핸디래퍼 김지연
15. 시각장애로 새로운 화풍을 만든 화가 박환
16. 심청가 부르는 최예나에게 심청이가 보인다
17. 웹드라마작가 김뜰의 마법
18. 입으로 꿈을 그리는 화가 임경식
19. 휠체어댄스로 춤바람을 일으킨 황주희
20. 천재 피아니스트 김건호는 성장 중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163201&code=611211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