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자들은 지구온난화보다 더 인간에게 위험한 것이 바로 이상 기후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물론 아주 위험하고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에게 엄청난 재해를 가져다 주는 것이지만 지구 온난화보다 더 대처하기 힘든 것이 바로 이상 기후라는 말이다. 그런 이상 기후가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상 기후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짙게 하고 있다.
이달(2023.3)초 30도를 웃돌며 초여름 날씨를 보이던 중국 북방 지역에 폭설이 강타했다. 물류창고 지붕이 내려앉고 시설 하우스가 붕괴하고 있다. 중국의 허난성과 산시성 등에 폭설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꽤 많은 눈이 내렸다. 쑹산에는 1시간 만에 4cm의 눈이 쌓여 대형 물류창고 지붕이 무너졌다. 낮기온이 29도였던 하이난성 싼야에서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탑승했던 승객들이 기온차가 30도 이상 나고 폭설이 쏟아지는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에도 중국 남방에서는 40도를 훨씬 웃도는 폭염과 가뭄이 수개월째 계속됐지만 7월에 헤이룽장성에서는 여름에 큰 눈이 내리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이상 기후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에서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서부에서도 연중 날씨가 온화하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며칠 사이에 폭풍우가 거듭 강타해 수천 명의 이재민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북동부 뉴욕과 뉴햄프셔, 매사추세츠주 등에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고 있다. 주요 정보통신 업체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도 한동안 정전 피해를 입기도 했다. 특히 강풍피해가 잇따랐고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52층짜리 고층 빌딩에서는 강풍에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생태학자들과 기후학자들이 우려하는 이상 기후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신호탄이 아닌가 우려의 소리가 많다. 힘들고 대처하기에 버거운 지구온난화는 그래도 예상이 가능하기에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덜한데 비해 이상 기후는 대처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인간들뿐아니라 동식물의 경우 더욱 대처가 힘들다. 방어시스템과 대처 순발력이 뒤진 동식물들은 속수무책으로 이상 기후에 당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저질러 놓은 지구 환경파괴의 피해를 고스란히 동식물들이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들이야 에어콘이나 히터 등으로 어느 정도 견디겠지만 동식물이 어디 그럴 수가 있겠는가. 방법은 오직 하나 전세계 국가들이 연합해서 묘안을 강구해 내야 하는데 이른바 빅2국가들은 자국 이기주의에 함몰돼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특히 지금 이상 기후현상을 보이는 지역이 대부분 미국과 중국인데도 그 국가들의 정상들은 어떻게 하면 상대국을 밟을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합심해서 위기속의 지구를 지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서로 애써 무시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구가 망해가는데 자신들의 나라만 융성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구가 물에 잠기는데 자신들의 나라 국민만 살겠다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노아의 방주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그 많은 인구를 인공위성에 태워 다른 행성으로 날아갈 것인가. 앞날을 걱정하는 학자들과 영화감독들은 이런 저런 매체를 이용해 지구의 종말을 경고하지만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 지금의 강대국 리더들의 행위이다. 지구의 멸망시계는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아직도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른바 강대국 정상들이 가여워 보일 뿐이다.
2023년 3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