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수미의 회상으로 이끌어지는데 수미의 시점에서 보게 됨으로 해서 수미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사건이나 사물들이 상징과 은유를 통해서 보여지게 되며 그로인해 관객도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상징과 은유들이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를 풀어내는것만이 과연 그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를 알수 있는 길이다.
1. 왜 수미는 다중인격을 갖는가?
수미는 새엄마의 인격 또한 가지고 있다. 그것은 수미가 겪고 있는 가족 내에서의 정체성의 혼란을 말한다. 수미는 아버지와 관계를 맺었으며 그로인해 엄마와 수연이 죽었다. 수미는 아버지의 딸의 역할과 아내의 역할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 아침에 나타나는 귀신은 무엇인가?
영화를 통틀어 유일하게 확실하고 오랬동안 보여주는 귀신은 아침에 나타난다. 자고로 귀신은 밤에 나타나지 아침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것이 귀신이 아니라 어떤 사건내지는 어떤 인물에대해 수미가 갖고 있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그 사건은 바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말한다. 귀신의 아랫도리에서 손이 나오고 피가 흐른다. 그것은 남자의 성기를 수미 방식대로 기억하고 있는것이다. 또한 나중에 수미가 아버지보고 <그 더러운 손 어쩌구..> 하는것도 바로 그 사건을 지칭하는 것이다.
3. 옷장과 자루는 무엇인가?
옷장은 모든 사건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수미의 엄마가 죽은곳도, 수연이 죽는 곳도, 이상한 자루가 있던곳도 등등...
옷장은 수미의 숨겨진 성적인 욕망 내지는 성기를 상징하는 장소 이다.
어둡고, 문이 있고, 그 속엔 자루가 있다.
자루는 자궁을 상징한다.
자루 속에는 애기가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로 수미는 임신을 하게 된다. 자루속에 들어있는것은 아기이다. 그 아이는 자신의 아이이며 동시에 자신의 동생이다.
새엄마 역할의 수미는 자루속의 아이를 패서 죽이려 하지만 딸로서의 수미는 자신의 동생을 보호하려고 한다.
아버지는 수미에게 <옷장 얘기는 안하기로 했잖아..> 라고 말한다.
나중에 옷장에서 뭔가가 기어나올때의 모습은 흡사 여성기와 닮은 느낌을 준다. 뭔가 끈적이는 점액질을 물질하며..
4. 수미는 임신을 하였는가?
수미가 아침에 귀신을 본날 수연은 생리를 한다.
수연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건 수연이 한건 아니다.
딸로서의 수미라면 생리를 해야하지만 하지 않은것을 보여주며 즉 수미가 임신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나중에 병원에서 새엄마 몰래 지들끼리 수근대는거도 수미의 임신에 관한 얘기 아니었을까?
5. 엄마는 자살한것일까?
그럴수도 있고 타살일수도 있다.
옷장안에서 그자세로 자살하기는 좀 힘들거 같기는 하지만 옷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을것이다.
타살로 본다면 수미가 죽였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엘렉트라 컴플랙스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 장면이다.
이층에서 쿵 소리가 나고 순간 모두가 쳐다보지만 아무도 도와주러 가지 않고 새엄마만이 올라간다. 가장 가까이 있었을 수미조차도 가지 않는다.
그 얘기는 엄마의 죽음에 모두가 방관자 내지는 공범이라는 소리다.
아버지는 엄마가 더이상 필요 없고 수미와의 관계 때문에, 새엄마는 당연히 엄마의 죽음을 바라며 수미는 엄마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관했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죽였을수도 있다..
수미는 새엄마에게 이층에서 어떤일이 일어나던 상관하지 말라고 쏘아 붙이는데 마치 엄마가 죽음으로 해서 자기가 엄마자리에 갈것이니까 너가 끼어들지 말라고 말하는것 같다.
영화 내내 수미는 새엄마와 아빠에게 반말을 하는데 이는 경쟁자나 연인에게 대하는 태도와 같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수연이 희생되었다는 것인데 수연은 딸로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수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집을 올려다 보지만 결국 외면하고 만다.. 그로 인해서 미치게 되는거겠지..
6. 아버지의 역할은?
영화내내 아버지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이 바로 그 자신이었기 때문인거 같다.
수미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됨으로써 마누라와 자식이 죽고 수미는 미쳐버린 것이니까.. 심지어는 새엄마 조차도 수미와의 관계를 위장하기 위해서 데려다 놓은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