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의학의 발달로 웬만한 병도 조기발견만 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건강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오늘 인후암으로 투병하다 별세한 배우 구본임도
늦게 발견하여 고생을 하였다고 한다.
또 얼마전에 폐섬유화로 작고한 친구도 너무 늦게 발견하여
제대로 손도 써 보지 못하고 기회를 놓친 것으로 안다.
오늘 이빨 치료차(일련의 스켈링) 대신동 칫과엘 다녀왔다.
대신동 살 때 자주 다녔던 칫과여서 해운대로 이사오고 나서도 한번 씩 가는 데
지난번에 갔더니 잇몸이 상했다면서 스켈링을 꾸준히 다닐 필요가 있다면서
한꺼번에 8만원을 받았다. 스켈링 같으면 의료보험에서도 일 년에 한 번은 커버가 되는 것으로
아는데 미리 목돈을 받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환자가 오다가 말고 해서 미리 돈을 받지 않으면 안 온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에 따르는 수밖에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치료를 다 받고 터벅터벅 걸어서 동대신 역으로 내려왔다.
역에서 노포동행 지하철열차를 타려니 이미 역에 도착하여 하차한 손님들이 개찰구로 빠져 나오고 있었다.
아뿔사! 몇걸음만 빨랐어도 탈 수가 있었는 데.. 하고 천천히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미 출발해버렷을 것이라고 생각한 열차가 문이 열린 채 플랫폼에 서 있지 않은가?
순간 몸을 날려 보았지만 이미 문이 닫힌 이후였다.
닭쫓던 개 모양으로 휑하니 플랫폼을 빠져 나가는 열차의 꽁무니만 쳐다보았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늦지는 않다'라는 말이 있다.
하차한 승객이 나오더라도 빨리 뛰어갔더라면 그 차를 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미리 안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포기하는 바람에 서둘렀다면 가능했던 일도
불가능의 영역으로 밀쳐버리게 된 것이다.
'진인사 대천명'이란 말이 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다음 판결은 하늘의 뜻에 맡기자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손을 쓸 수 있는)가장 빠른 때이다'로 돌려 세울(바꿔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