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
생명의 다리 마포대교 난간 메시지
이충섭
마포구 지역에 5십여 년을 살고 마포문학회 회원으로 문학 활동을 수십 년을 하면서 마포대교에 대한 관심을 최근에 깊이 새삼 가지게 되었다. 마포에 대하여 그것도 마포 지역 역사에 대하여 수십 편의 시 시조 사설시조를 써서 잡지에도 문학 카페에 발표를 해 왔다. 소재는 마포강, 절두산, 그리고 마포의 옛 역사로 마포나루, 토정님, 옹기, 소금, 새우젓, 그리고 밤섬, 당인리 발전소, 대원군 아소당, 터 그리고 풍류정자로 유명한 망원정, 담담정, 선유정 등 정자 별서와 상암동 억새밭 하늘공원 등을 소재로 답사 탐방하여 작품을 썼다. 그런데 마포대교를 소재로 한 적이 없었다. 마포대교 생각하면 넓은 한강을 건너는 신나는 다리요, 강안이 예부터 풍류와 어울린 풍경이 흐르는 강물과 함께 구경하게 되는 절경의 다리라고 이렇게 시야에 마음속에 생활에 자리를 잡았던 대교였다. 그리고 전엔 마포강을 건너 여의도로가는 긴 다리 마포대교는 차를 타고 많이 건너갔었지만 도보로 건너 가 본 적은 없었다. 정작 마포에서 커다란 다리 그것도 옛 마포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마포나루 터 위로 높이 놓인 대교 마포대교 그 위를 걸어가 본적이 없다. 그런데 최근 이제야 그 크고 긴 다리를 걸어서 왕복해 보아야겠다는 갱각을 했다. 즉 마포대교를 소재로 한 시조를 쓸 욕심이 생겼다. 즉 마포대교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고, 써야 되겠다는 감정이 새삼 생겼고 소재로 훌륭한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책상 앞 앉을 자리에서 바로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컴퓨터 인터넷에 들어가 마포대교에 대한 기사를 찾아 그 많은 기사 중 ‘생명의 다리 마포대교’라는 문구를 읽었다. 읽기 시작하자 ‘자살’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쭈뼛하여 또 다른 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어느 경찰이 어떤 사람의 자살을 애써 막았다는 기사 내용을 읽었다. 이후 뒤 이어 읽은 즉 1년간 50여 명이 생명을 버리려는 일을 막아 구했다는 그중 어느 한 가지를 기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서울 대교에서 자살자중 마포대교에서 자살이 1위라는 것도 읽었다. 이런 끔직한 이 자살 사건을 미리 막기 위해 서울특별시와 샘성생명이 협력하여 기획 실시한 것으로 대교 위에서 대책을 세워 방비를 시작했다는데, 우선 난간을 더 높이고, CCTV, SOS 공중전화 설치, 센서로 밤에 난에 전광 설치를 하여 게시한 난간 메시지를 밤이면 자살자가 왔거나, 지나가는 행인이 보도록 빛으로 밝혀 매혹적으로 난간에 게시한 메시지를 밝게 읽히게 했다는 일이었다. 난간 메시지가 어떤 것인가 하고 기사도 인용한 그 사진과 문구를 읽었다. 그중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밥은 먹었어. 잘 지냈지? 바람 참 좋다. 오늘 하루 어땠어? 별일 없었어? 많이 힘들었구나. 말 안 해도 알아. 기분이 꿀꿀할 땐 기지개 한번 켜고 파란 하늘을 봐봐. 아니면 커피 한잔 어때? 음, 힘든 일 모두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아, 바람 쐬니까 좋지? 우리 이제 산책이나 할까?”
“당신에겐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필요할 뿐이요. 당신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야. 바로 모든 힘든 순간은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아직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오지 않았어요. 가장 뜨거운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소.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너무 많아요.”
자살자 즉 상대 사람을 심리 깊이 달래 주는 말 메시지다. 감동을 주고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는 이외도 더 있다. 자료에 의하면 자살자가 기록된 이 소방재난본부의 한 자료로 마포대교에서의 자살자가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다. 그리하여 마포대교에 자살방지 메시지를 게시해 넣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대책으로 자살자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내 고장 마포구, 생명을 한강에 추락시켜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하는 중 마포대교에 대한 인터넷 기사를 읽고 나는 즉시 마포대교를 늦게나마 답사하기로 했다. 눈치 없고 어리석게 세상 소식에 아둔하게 살아온 나는 나를 이끌고 그래도 메모 자료와 핸드폰 이미지 작성 장비를 갖추고, 5호선 전철를 타고 마포를 향해 달려 용강동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우선 옛 마포나루 터를 걷고 마포대교 서편 북단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마포대교라는 표석을 지나서 대교 상판 인도를 걷기 시작했다. 과연 서향 우측 난간에 커다랗게 활자 글씨로 메시지 무구가 게시되었다. 핸드폰 카메라로 발견한 메시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마포대교 서강 쪽으로 즉 여의도와 옛 서강나루 서강동 사이에 강물 안엔 율도 즉 밤섬이 파랗게 둥둥 떠 있듯이 보였다. 나는 계속 메시지를 읽으며 촬영하며 걸었다. 중간엔 공중전화가 설치되어 있었고, 전망대도 난간 조금 아래 시설되었고, 곳곳에 육필 낙서도 무수했다. 그리고 계속 게시된 메시지와 나란히 하며 대교 이 다리가 끝나는 여의도 나루로 걸었다. 마포대교를 서향 쪽을 걸어서 여의나루에 이르러 ‘바람의 길’이라는 조형물을 돌아 63빌딩이 보이는 마포대교 동편 대교 상판으로 들어섰다. 동편 마포대교 난간에도 메시지 문구들은 계속 있었다. 역시 읽으며, 핸드폰 사진을 촬영하며 남편에서 북편으로 걸었다. 대교 인도 중간에 전망대가 있었고 또 공중전화가 있었다, 그런데 동편 난간 옆 도보 길 중간에 차려놓은 전망대 안에 ‘한번만 더’라는 동상이 있었다. 두 사람 모습인 동상인데 한 명은 고민하는 얼굴 표정이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동상의 뺨을 꼬집고 있는데 그 사람의 등에는 ‘여보게 친구야, 한 번만 더 생각하자’라는 문구를 등에 지고 있는데 목숨을 버릴 생각을 머물고 한 번만 더 생각해서 자살할 생각을 포기해라는 메시지였다. < 한번만 더 동상> (마포대교 난간 동편 전망대)
<등에는 ‘여보게 친구야 한번만 더 생각해 보자.’> 동편 난간 곁에 있는 또 다른 난가에 있는 메시지 문구를 소개한다.
“영화처럼 근사한 사랑을 꿈꾸시나요? 사랑이 당신 마음처럼 잘 안 되는 것은 사랑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하고 또 사랑하세요 사랑이 뜻 밖에 사랑이 잘 이루어지는 것도 사람과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비밀이 있어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서 꾹꾹 담아온 얘기, 시원하게 얘기해 봐요. 그럴 때 있잖아요. 모르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을 때, 지금 한번 해 뵈요. 당신의 얘기 하고 싶을 때, 자 당신의 얘기 한번 해 봐요.” 옆에 (공중 전화 박스) 설치.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가슴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새우잠을 잔대도 즐겁지 않더냐?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이 외에도 더 많은 메시지를 읽었다. 마포대교가 데이트 코스로도 많은 사람들이 선택된 길로 여의도 여의 나루 한강 놀이터로 가는 길이었다. 걸으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고 아래로는 강물이 흐르는데 넓고 완만하고 푸른 물결이 서편 밤섬을 휘감아 서쪽 저 멀리까지 평화와 멋을 펼치며 흐르는 강이다. 그래서 옛날에도 풍류의 강으로 구용산 쪽 용두머리 담담정 정자로 시작하여 이 용호에서 마호를 지나고 또 서호로 들어 아우산 방향으로 선유도를 가기까지 풍류를 즐기는 중국 사신들부터 내국 귀인 묵객들도 묵는 정자 별서가 강변에 즐비했었다 하다. 그런데 왜 마포강 마포대교가 자살자가 제일 많이 이용하는 장소로 오명을 남겼나 하는 의문이다. 강물에 추락하여 목숨을 버리고 세상을 버리려 할 때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고 오직 손에 잡히는 대로 눈앞에 닥치는 대로 무서운 결심으로 극단적인 자해 추락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마포대교의 풍경은 그야말로 풍류 절경의 배경이 되었던 것으로 역사는 흘러 대교 위에서 보이는 지금도 최신 현대 풍경 또한 이 절경 속에 묻힌다는 순간적 생각일까. 주위의 산과 섬과 강물의 모습들이 옛날 그 자리이고, 현대엔 변했다 해도 여기에 더하여 이곳에 모인 좌우 빌딩들이 모양을 자랑하며 솟아있어 마포대교를 둘러싸고 그리고 대교 아래론 여의나루는 한강 놀이터의 낙원이요, 아침엔 동으로 일출이요, 저녁으론 낙조라. 봄이면 강변 가로수로, 만개한 벚꽃이 화창하고, 밤으로는 찬란한 오색 전등불이 불야성을 이루니 놀 맛나고 살맛나는 곳이 마포대교 일대가 아니겠는가? 목숨을 버릴 곳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추락 자살 작심을 하는 자가 마포대교를 제일 많이 찾아 왔다 하니, 절경인 장소에서 목숨과 세상을 버리는 것도 행복한 죽음 아니 멋을 생각해서 인가, 단숨에 절명할 수 있는 장소라 생각해서 인가, 가늠할 수 없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유와 사정을 고사하고, 자살이라는 불상사를 국가 사회적 문제로 이런 희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 여러 방지 시설과 마포대교 난간 메시지 문자를 게시하여 마음을 이끌어 달래주는 대책은 물론 회유와 방책으로 센서 불빛을 이용하여 밤에도 메시지를 읽히게 했다 한다. 이렇게 지금도 계속 서울 시청과 삼성생명은 협력하여 이 여러 수단을 불상사에 대한 방지책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추락 자살의 마포대교가 아니라 성과를 많이 거두어 생명의 다리 마포대교라는 하는 새 이름을 주제로 한 거사가 오명을 덮고 지우고 새로이 전파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국이 실제로 방지 처리하고 있다 하는 좋은 일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이를 이제까지 몰랐다가 이제야 알았으니, 나는 세상사를 가늠하지 못하며 살아온 사람이라는 자책 속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마포대교를 소재로 최근 답사기로 운문보다는 산문으로 쓰기로 마음을 가졌다.
2018년 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