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지금이야 뭐 우리의 영웅처럼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만
히딩크 감독 재임시에 여론과 네티즌들의 반응.
저 굉장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감독 맡은지 한 6개월 되었나요?
그 때 한국과 일본에서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했었습니다.
프랑스한테 5:0으로 아주 그냥 제대로 탈탈 털렸었죠.
결과, 내용...모든 면에서 제대로 털렸습니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의 당시 코맨트가 상당히 화제가 되었습니다.
보통의 감독이라면 아주 선수들 기가 땅에 떨어질 정도로 혹평을 하는 것이 정상인데
히딩크 감독은 경기내용적인 부분이나 대표팀이 하려고했던 시도측면.
그리고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결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를 했었죠.
당시 여론이 어땠는줄 아십니까?
아주 죽이네 사네 이랬습니다.
그 이후에 멕시코, 호주를 연달아 잡고 2승 1패를 했습니다만 골득실차에 밀려서 탈락을 하고 말았죠.
그리고 당시 극강의 전력구성을 이루고 있었던 체코와의 원정평가전 5:0 패배.
이때가 정말 절정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지도자(허정무 감독도 혹평을 했습죠.) 해설위원(신문선 위원...아주 제대로 쏴붙였죠 ㅋㅋ)
거기에 네티즌들의 " 축협음 뭐하냐!!! 당장 사퇴안시키고 " 라는 충격적인 반응.
여기 계신 분들중에서도 상당수 분들께서 그러셨을 겁니다.
난 안그랬는데...라고 염치없게 잡아때지 마세요.
그 때 제가 히딩크 감독 쉴드치느라고 거의 평생 먹을욕을 다 먹었었습니다.
완전 히딩크 죽일놈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 스페인 라망가 전지훈련때부터 그동안 꾸준히 해온 체력훈련과 전술훈련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여론이 점차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했고
스코틀랜드 - 잉글랜드 - 프랑스로 이어지는 3차례 평가전을 통해서
히딩크 감독의 욕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찬양모드로 바뀌었습니다.
결과는 월드컵 4강이었죠.
이런 엄청난 결과를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한 말이 있었습니다.
"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이보다도 훨씬 더 나은 팀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다. 그게 정말로 아쉬운 부분이다. "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가는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았기에 1년 6개월이라는 재임기간을 거의 2~3년과 맘먹는 수준으로
활용을 할 수 있었던 히딩크 감독이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짧았다는 말을 했었죠.
국가대표팀감독.
애들 장난식의 말로 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닙니다.
외국인 명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겼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상당히 높습니다.
전반적인 여론을 보면
아시안컵까지는 허정무 감독체제(이건 저도 찬성합니다. 아시안컵 우승을 바란다면 말이죠...)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외국인 명감독체제로 가자는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외국인 명감독을 바라십니까?
진정으로 바라신다면
최소 1년이상은
"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마시고 그냥 지켜보셔야 하다는 전제조건 " 이 붙습니다.
히딩크 감독 재임 1년 6개월동안
경기내용과 성적이 꾸준히 좋았던 기간은 스페인 라망가 전지훈련이 시작된 3월부터 월드컵 본선 6월까지.
" 3개월 " 이었습니다.
히딩크 감독 이후에 유로 2000 포르투갈의 대도약을 일으킨 코엘류 감독을 영입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추천을 해준 것이죠.
기간은 2004년 아시안컵까지.
근데 중도하차했죠?
몰디브 쇼크, 오만쇼크...
이유야 있습니다만 당시 전반적인 여론 분위기는 이 모든 것이 마치 코엘류 감독의 책임인양
역시나 코엘류 감독을 죽일놈으로 몰고 갔습니다.
네티즌들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럼 하다못해 축협은 감독을 쉴드쳐주면서 제대로 지원이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안했습니다.
그래서 코엘류 감독 짤라서 아시안컵 성적 잘 나왔나요? 다들 아시죠?
(약간 본문내용과는 벗어나는 정보입니다만
코엘류 감독시절 경기내용은 상당히 수준급이었습니다.
콜롬비아, 일본, 불가리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의 팀을 상대로
경기내용적 측면에서 밀린 경기는 단 한경기도 없었습니다.
지독스럽게 골이 안들어가서 문제였지 내용만큼은 정말 굉장한 수준급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시절이었습니다.
적어도 아시안컵까지는 맡겨줬어야 했습니다. 네티즌들도 그때까지는 기다려줘야 했구요.)
외국인 명감독 원하십니까?
그러면 우리들부터가 자세와 생각을 달리해야합니다.
최소 1년은
결과에 상관없이 꾸준히 기다려줘야 합니다.
2년차 정도가 되어야 감독이 지향하는 색깔의 축구가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고
3년차가 되면 그것을 어느정도 다지는 단계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4년차가 되었을 때라야 비로소 그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완성형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2002년은 정부까지 직접 나서서 전방위적으로 도와줬기 때문에
1년 6개월이라는
감독입장에선 지극히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못하죠.
우리 팬들부터 생각을 달리해야 합니다.
일단 참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축구협회도 예전과는 다르게 나름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하고
유소년 정책만 보더라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작년 청소년 월드컵 U20, U17 8강이 그를 증명하죠.)
조중연 회장의
" 우리나라도 이제 한 감독이 오랫동안 팀을 이끄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 " 는 말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의 대한축구협회는 과거의 그 지독시리 우리가 욕을 해댄 융통성 없는 집단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축구협회도 여론을 신경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축구팬들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입니다.
진정으로 외국인 명감독을 원한다면
우리 팬들부터가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축구협회도 과거처럼 툭하면 감독을 짜르는 그런 추태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허정무 감독도
좋은 성적을 내긴 했었습니다만
과거였으면 중간에 충분히 짤려나가고도 남을 그런 일들이 중간중간에 은근히 많았습니다.
북한전 4연속 무승부, 요르단전 무승부
경기력 측면에서의 부진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과처럼 중간에 감독을 짜르는 그런 추태를 이번에는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축협쪽 라인이다?
과거에는 축협쪽 라인이라도 틈만나면 감독 짤라내던 때가 많았습니다.
축구협회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된 부분에 대해선 발전했다고 인정을 해주자는 겁니다.
정말로 외국인 명감독을 원한다면
우리 축구팬들도
당장의 성적만을 바라고 과거처럼 무작정 욕을 해대지 말고
조금은 뚝배기의 심정으로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진정 한국축구의 발전과 외국인 명감독을 원한다면 말이죠....
툭하면 짤라라 짤라라
그렇게 짤라서 과거에 제대로 된 사례가 단 한건도 없었습니다.
기다려줄 수 있는 자세.
정말로 중요합니다.
첫댓글 이런글에 왜 댓글이 없지....ㅡ,ㅡㅋ 가슴이 콕콕 찔리네요
정말 공감하는 멋진 글이군요 외국인 감독도 오려면 축협 뿐만 아니라 우리 자세부터 바뀌어야 함 그리고 요번에 질려버린 게 월드컵 기간 중에도 그렇게 대표팀을 흔들어대니 좀 심각하다고 봄
저도 허정무 감독의 경기중 전술적 유연측면이라던지 교체카드 작전
그리고 기존에 준비해온 작전에 에러가 발생했을 시에 추가적으로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카드부족 등등
아쉬웠던 점이 많이 있었죠..그래도 우리나라 원정월드컵 역사상 첫 16강진출을 이뤄냈고
다양한 세트피스 전술과 선수들 개개인 능력을 극대화시켜서 이어져가는 파괴력있는 공격전술 등을 보더라도
그래도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감독이었다고 생각되는데 하여튼 이나라는 언론이 참 문제입니다.
월드컵 기간중에 선수 까고 비난하는 넘들은 시합중에 관중들이 야유해서 자기팀 의지를 꺽는것이랑 똑같은 짓입니다. 한마디로 멍청한 넘들이라고 자기입으로 광고하는 넘들입니다. 비판은 월드컵이 끝난뒤에 하는것이죠. 그것도 잘한점과 못한점을 공평히 분석해서 잘한점은 잘한대로 계속 이어가야하고 못한점은 고쳐나가는것 그것이 발전적인 분석이죠.
공감합니다
좋은글입니다.
님 글을 읽으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글입니다. 기다릴줄 알아야죠~
맞는 말씀...특히 코엘류 감독이 많이 아쉽네요. 계속 코엘류로 밀고 나갔으면 아시안컵은 몰라도 2006월드컵때쯤 거의 완성된 전력이었을텐데...아무튼 이젠 기다릴줄 알아야 합니다.
정말 좋은 글입니다
좋은글입니다. 이번에야말로 좋은외국인감독이온다면 한동안 성적이좋지않더라도 무조건 기다립니다.
오케이.. 좋은 글이네요.. 납득할만큼의 좋은 감독이 오면.. 무조건 기다립니다..
단 박성화 ,정해성, 김호곤은 예외에요...
정말 좋은글이네요
정말 좋은 글이네요.
히딩크 비판하고 비난하던 시절, 주위에 히딩크 쉴드치면 이상한넘 취급받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북중미 골드컵때가 절정이었죠. 히딩크를 믿었던 이유가 인지도면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박지성선수를 지속적으로 기용하는것을 보고 그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히딩크의 눈을 믿었고 처음에는 잘몰라서 주위에 물어보니 대부분 박지성선수를 잘 모르더군요. 같이 밥먹던 식당에서 저선수 뭔가 일 낼것이라고 했었던 기억을 제 후배들은 기억을 하고 있을지....그 이후로 박지성선수 팬이 되었는데 잉글랜드전부터 터지더니 선수가 성장해 가는것을 보면 정말 같이 뭔가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