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기의 즐거움
1. 김훈 / 대장 내시경
김훈작가의 작품을 여러 편 읽었다.
대부분 장편을 읽었고 마지막 읽은 '하얼빈'은 차가운 지하 감방 같은 감성으로
읽었는데, 이번에 읽은 '대장 내시경'은 대 작가의 필력이 주는 감동과
문체가 일필휘지의 그것처럼 느껴진다.
작품은 이혼을 70대의 남자가 대장내시경을 앞둔 시점에서
가지는 심경과, 어린 시절 잠깐의 연인 관계였던 n과의 로맨스가 따스하다.
옛 연인과의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는 장면이 특히 마음에 와닿는데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추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글 속 장면 장면마다, 가슴 뛰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소설의 묘미가 살아 있어서 좋다.
아직은 살만 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글을 읽는 기쁨을 주는
김훈 작가님께 감사하다.
20. 김엄지 /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소설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꼈다.
같은 문장의 반복은 가독성을 떨어 트리고 있다. 작가는 그 라는 남자의 우유 부단함과
그가 겪고 있는 약간의 정신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함인데, 독자의 시선에서는
소설로서의 흥미 요소가 없다. 남자와 숙박을 파는 늙은 여자의
삶의 에너지는 없고, 궁극적으로 삶은 없고 꼭 해야 하는 일을 끝마치지 못한
숙제의 여운만 남는 소설이었다.
19. 레바논의 밤 / 정영수
소설의 도입부는 철학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본격적인 소설 속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도서관 사서인 나와 장의 이야기, 장이 서성이던 서가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시체를 발견 후 처리 문제까지 연희가 나타나 장이 오기까지
시체를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오는 관람객에게 들키지 않기까지의 일들이
마치 서로 공모 후 사람을 죽인 살인자들과는 다른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가 그리고
세 사람의 로맨스가 잔잔하게 깔리지만, 시체를 묻은 후 사라진 연희까지
소설을 한 번 읽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서사가 숨어 있다.
소설이란 독자가 결론에 도달하기 전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한 듯하다.
17. 성혜령 /윤소정
소설은 10대 소녀들의 밝고 명랑한 재잘거림으로 시작된다.
소설 제목의 세 글자 윤과 소와 정의 세 소녀의 사춘기 시절을 지나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어, 서로를 보듬어 두는 소설 삼총사를 보는 듯
아름다운 서사가 눈부시다.
정소정 세명의 여자들이 가을이면 함께 여행을 하면서 추억을 쌓아가는
장면은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여유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베프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하게 된다.
그러나 평온은 보이스 피싱범에 의해 정이 여행 경비를 모으던 통장의 돈이
피싱범에 의해 털리고 나서 정은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세 여자의 끈끈한 우정이 서먹해진다.
정은 자신이 철저하게 당하게 되면서 소설은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그러나 그 사건 후 정은 더 이상 서울에 자주 오지도 않고 소와 윤 역시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시간이 흐른 후 소와 윤이 정을 만나기 위해 정이 살던 집을 찾는데
어딘가 익숙하면서 낯선 집안 분위기와 정의 남자 친구등장에 두 사람은 의아해한다. 그날 저녁
정이 소와 윤에게 여행을 가기 위해 모아둔 돈 1000 만원을 피싱범에게 날리 후 두 사람에게 500을 송금한다.
운과 소는 정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집을 찾아 가지만 정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다.
슬픈 소설의 결말이다. 작가는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망친 자신을 벌하기 위해 정을 끝내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을 학대했다. 젊은 작가의 서사는 늘 흥미롭다 그리고 역동적이다
서이제 / 바보상자 스타 16
마치 인터넷 게임을 하는듯한 서사가 이어진다
글을 읽는 내내 집중이 되지 않아 한참을 애를 먹었다
소설 중간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무엇인가 손에 잡힌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이렇게 고단한 길인 것을.
내가 배웠던 소설의 결말과 요즘 젊은 작가들의 서스펜스가 사건 배열이 다르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온 발자취가 다르기 때문에, 글이 주는 여운도 다르다.
글자를 따라가며 가독성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작가의 의도를 놓치고 미로 속을 헤매다 책장을 덮었다.
너무 지루해서 그런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권미선 / 너머
세상은 가진 자와 가난한 자,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 등이 세상 소용돌이 중앙에 있고 회사와 학교도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분법이 양분한다.
작가의 예리하게 파고드는 문체는 작금의 우리가 격고 있는 불합리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기존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일컫는 mz세대라는 이분법으로
세상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그들이 느끼는 고뇌와 고통은 이해할 수 있겠다.
첫댓글 소설은 많이 읽어야 창작성이 많이 남지요
이헌 방장님은 책을 많이 보셔서
많은 작품들을 만드실 것입니다
이헌 방장님 좋은 소설 많이 쓰시고
좋은 문운이 깃드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좋은작품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