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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영순아!
유당(幽堂)추천 1조회 4623.11.08 08:4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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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 군대 이야기 ㅡ보고싶다 영순아! 50여 년의 긴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도 뇌리에 생생히 남아 있는 아주 슬픈 추억이 있다. "... 내일 이 오빠는 이곳 월남에서 마지막 전투에 나가게 된다. 한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은데 돌아 오면 바로 귀국을 하게 된다. 이 오빠가 아마도 우리 영순이에게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다. 정말 부모님과 영순이가 보고 싶다. 어서 가서 네 어여쁜 얼굴과 밝은 미소를 보고 싶어. 이 오빠는 요즘 밤 잠을 설친단다. 정말 보고 싶다. 영순아 사랑한다. 귀국하는 대로 제대를 하고 바로 결혼을 해서 남은 여생을 같이 보내고 싶구나. 영순아... 너무도 우리 영순이가 보고 싶다. 다시 말날 때까지 안녕히.. 영순아.. 사랑한다..." 매년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오면 나는 꼭 한번씩 다녀 오는 곳이 있다.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이다. 수많은 독립유공자와 나라를 위해 산화한 용감한 전쟁 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특별한 인척관계나 친한 친구도 아닌 어떤이의 묘비를 찾아 간다. 손에 조그만 꽃 다발을 들고 한참을 걸어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 잠든 사병묘역 한 모퉁이에 발을 멈춰 꽃다발을 놓고 한 동안 고개를 숙이고 먼저 간이의 명복을 빈다. 벌써 이곳을 찾은 지도 어언 50년이 넘어가도록.. 그간 무정한 세월이 많이도 흘러갔다. 20대 건장한 체격의 나 자신도 이젠 세월 따라서 같이 늙어가며 이젠 백발이 무성한 늙은이가 되었다. 흘러 가는 세월과 시냇물은 붙잡지 못한다더니 1970년 4월 월남에서 전사, 육군 상병 박00...그 묘비를 쓰다듬으며 그와 대화를 나눈다. "...박상병 내가 또 왔다네 수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자네는 여전히 이곳에 누워 있구먼 그려.. 박상병 정말 자네한테 미안하구먼 용서 하시게나..." 이곳에 올때마다 내가 중얼거리는 넋두리는 항상같다. "..박상병 자네가 그렇게 보고싶어하고 사랑하던 영순이를 그곳 하늘나라에서 만나서 이곳에서 못 이룬 사랑의 한을 풀었으리라 믿는다네... 잘있게 박상병. 내년에 또 자네 만나러 오겠네.." 다시 한 번 하얀 묘비를 쓰다듬고 일어서 되돌아온다. 천천히 걸어 오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니 먼 하늘에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 두 덩이가 내게 무슨 사연인가 속삭여 주는 듯한 망상에 젖어 걷다 보니 벌써 국립 현충원 입구 주차장이다. 결국 나 역시 멀지 않은 세월 후 국립 현충원에 가서 박상병처럼 하얀 비석밑에 뭍혀 남겠지만 나는 아직 살아 있고 그는 그 먼 세월 전에 이곳에 잠들어 있다. '-------------' 이미 잊혀진 전쟁... 베트남 전쟁에 나는 육군 병장을 달고 다녀왔다. 그 곳 동해안 나트랑 외곽에 있는 102 후송병원에 의무병 으로 2년을 근무하다 귀국해서 제대를 했다. 40여 년의 긴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도 뇌리에 생생히 남아 있는 아주 슬픈 추억이 있다. 어느날..대 규모 작전지역에서 헬기 그물망 호이스트에 실려 총상환자 여러명이 급히 실려 왔다. 들것을 붉게 물들인 가장 심한 어느 총상환자의 얼굴은 심한 고통에 몹시 일그러져 있었으며 응급실 당직 군의관과 같이 매우 분주한 진료중에 그 환자를 맞았다. 아마 그 총상 환자는 군의관의 진찰 결과 흉부 관통 총상에 의한 다량 출혈로 이미 소생 불가능한 측은한 병사였으며 군번 줄을 보니 박 상병 이었다. 고통을 덜어 주려 링거에 진통제를 주사해 주고 있는데 갑자기 그가 벌떡 일어났다.. 핏기 없는 핼쑥한 얼굴로 눈을 부릅 뜨더니 한 손으로 오른쪽 윗 주머니를 가르치고 나서 바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렇게..그는 처연하게 세상을 하직했다. 곧 군의관의 검안서를 받아서 영안실로 연락을 했다. 영안실 사병들이 들것을 갖고 사체를 인수하러 와서 들고 나가기 전에 나는 문득 그의 마지막이 생각나서 그의 윗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핏빛에 물든 편지 봉투 하나가 접혀서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머리를 양쪽으로 곱게 따내린 여인 사진과 편지 내용은 곧 귀국해서 만나서 결혼을 하자는 내용의 미쳐 못 보낸 편지 한 장이었다. 나는 그 편지와 사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생각에 비닐로 곱게 싸서 내 관물함에 보관을 했다. 몇 달 후.. 임무를 끝내고 귀국을 한 후에 나는 그 편지의 주소대로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궁촌이란 마을로 박상병 집을 찾아 갔다. 당시만 해도 교통이 몹시 불편해서 그곳에 찾아가니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저녁 무렵에 박상병 집에 도착 했더니 늙으신 부모 두 분이 반겨 주셨다. 그 날 저녁 그 집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 드렸다. 이미 전사통지와 유골을 국립묘지에 가서 보고 오신 두 분은 나를 붙잡고 통곡하셨다 조금 있으니 같은 동네 사는 박 상병의 그 여인 영순씨가 찾아왔다. 조금 떨어진 냇가로 같이 나가서 나는 그 마지막 유품 비닐뭉치를 그녀에게 전해 주었다. 고개를 숙이고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없이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 긴 시간을 그녀 영순씨로 부터 박 상병과의 지난 날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겨우 40여 호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에서 고인이 되버린 박 상병과 그의 연인 영순씨가 태어나 아래 윗집에서 다정한 오누이 처럼 그렇게 성장했고 겨우 두 살 차이지만..사랑하는 연인이 되어 갔으며 바로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는 냇가에서 자주 만나 장래를 약속하며 보내던 중 박 상병이 군에 입대를 했다고 했다. 그 후 박상병 소속 부대가 월남 파병부대로 선정되어 할 수 없이 월남으로 가게 되었고.. 그 간 수많은 사연들이 둘 사이에 오고 갔으며 한 달 후에 귀국을 하게 되면 양가 부모님도 모두 허락한 사이기에 결혼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만 갑작스런 박 상병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부모님은 혼절을 하셨고 영순씨 역시 매일 냇가에 나와 한참을 흐느껴 울곤 했다고 한다. 반 년 정도 세월이 흘러 조금 잊혀질 즈음에, 내가 피 묻은 편지를 들고 나타난 것이 그만 슬픈 추억의 불씨를 되살려 준 듯 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일부러 이리도 먼 길을 찾아 오시고 오빠의 마지막 마음을 전해 주셔서요.." "아, 아닙니다 영순씨! 같은 입장에서 그 박 상병의 마지막을 지켜본 전우로서 그 애절한 마음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그 곳 생과 사의 전쟁터에서 수 많은 전우들의 처절한 모습을 직접 지켜 보며 2년여를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 "..괜스래 제가 찾아 와서 영순씨를 더욱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염려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 나서 살다가 결국은 흙으로 되돌아 갑니다. 그 기간이 조금 길던가 아니면 짧은가 뿐입니다.." "..영순씨. 박상병이 그리워 지면 가끔씩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찾아 그 곳에 누워 있는 박상병을 만나고 오십시오. 저도 가끔씩 몇몇 전우들을 만나러 그 곳을 찾아 가니까요"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내일 가실 때는 인사를 못 드릴것 같아요. 안녕히 가십시오..." 너무도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영순씨가 고개를 숙여 하직인사를 했다. 한 두어 시간을 둘 사이의 사연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혜어져 박 상병 집으로 돌아 오니 박 상병 부모님이 나를 친 아들 대하듯이 박상병이 지내던 건너방에 잠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편안히 그 날을 묵고 조반까지 얻어 먹고 하직 인사를 드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 귀가를 했다. 한달쯤 후에.. 나는 박 상병의 부모님으로부터 충격적인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며칠전에 박상병의 그 여인 영순씨가 그만 동네 뒷산에서 목을 매어 자살을 하고 말았다고 했다.. 나중에 살펴 보니 가슴 속에 바로 내가 전해준..피 묻은 박상병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고 했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에도 가끔 그곳 동해바다 삼척부근으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 때 일이 새삼 떠올라서 그 곳 부근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서서 그 슬픈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괜스레 급한 내 성격탓에 신중치 못하고 그 피 묻은 편지를 들고 먼길을 찾아가 그의 연인 영순씨에게 전해 주어 또 다른 귀한 생명을 잃게 만든 죄 책감에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깊은 후회속에 살아간다.. 박 상병과 그를 진정 사랑했던 영순씨의 명복을 빈다 속죄의 뜻으로 나는 앞으로도 계속 박 상병을 찾을 것이다. 정말로 잊을래여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슬픈 추억이다. - 옮겨온 글 ㅡㅡㅡㅡ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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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보에 귀의합니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성불 하소서
삼보에 귀의합니다
벗님들이여 행복하소서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