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z Times] 이메일로 대화하시죠? 그건 소통이 아닙니다…오늘부터 회사 가시면 얼굴 보고 얘기하세요
[Cover Story] `퓨처 웍플레이스` 리서치 디렉터 `다시 인간관계 형성에 집중하라` 저자 댄 쇼벨
과묵하던 박과장
수다쟁이 만드니
아이디어 쏟아지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직장인들은 외롭다.
메신저와 이메일을 비롯한 첨단 기술로 연결돼 수시로 직장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끔 대면으로 이야기를 해도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업무상의 이야기만 나눌 뿐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2017 글로벌 직장의 현실(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2017)' 보고서에서도 이 같은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55개국의 직장인(국가마다 설문 대상자 수는 약 1000명)을 대상으로 갤럽이 조사한 결과, 설문대상자 중 3분의 2 정도가 "회사에서 소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임원 역량개발(executive development) 회사 '퓨처 웍플레이스(FutureWorkplace)'의 파트너 겸 리서치 디렉터인 댄 쇼벨은 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쇼벨 디렉터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다시 인간관계 형성에 집중하라(Back to Human: How Great Leaders Create Connection in the Age of Isolation)'에서 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제시했다. 팀원들을 연결하는 기술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외로움을 선사하며, 원격근무가 늘면서 사회적 소외감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조직의 리더들은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대면 교류, 즉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humanconnection)에 집중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쇼벨 디렉터와 인터뷰를 통해 기술로 얼굴을 보지 않고도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 직장에서 대면 교류가 더욱 필요해진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그는 특히 대면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셜 행사, 팀(워크) 향상 활동, 출장 겸 휴가를 제시했다. 이하는 쇼벨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내용.
―리더가 사람들을 연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저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
▷예전에 '혁신 세대(The Revolution Generation)'란 다큐멘터리에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이때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현 세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들이 무엇인가'였다. 당시 나는 지구온난화, 소득불평등, 학자금대출 등이라고 대답했다. 갑자기 그 순간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두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바로 기술중독이다. 이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개인을 점차 멀어지게 한다. 기술은 사람들이 타인과 연결됐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그렇지 않다. 기술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남용한 결과 사람들 사이는 오히려 더 분리되고, 멀어져 갔다. 우리는 외로움을 더 느끼고, 조직에 대한 헌신 역시 줄어들었다. 내가 그동안 집필했던 책들은 단계별로 대학교 입학에서부터 직장을 구하고 관리자급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출간한 '다시 인간관계 형성에 집중하라'를 통해 직장인이 현 조직에서 가장 필요한 리더가 되기 위해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저서에서 "문자와 이메일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human connection)의 시간과 경쟁하고 있다. 이 경쟁에서 대개 기술이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우선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의 정의부터 내리겠다.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대면으로 이뤄지는 사람들 간의 교류를 말한다. 2004년 설립된 직원 건강(wellness)을 위한 플랫폼인 버진 펄스와 함께 10개 국가의 2000명 이상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사람들은 일하는 동안 근무시간의 절반을 기기를 사용하며 직장 동료들과 소통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대면으로 말을 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말로는 대면 교류를 원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문자와 이메일 등으로 상호교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면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요소가 있나.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원을 업무에 몰입시키는 네 가지 요소들(employeeengagement factors)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요소는 신뢰, 목적, 소속감, 행복이다.(B3면 하단기사 참고)
팀원들과 마음을 열고, 솔직하고, 나약한 면도 보이며 이야기를 하면 리더는 팀원들의 신뢰를 얻고, 그 결과 팀원들은 100% 있는 그대로의 본인 모습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본인의 업무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면, 그들에게는 목적의식이 생겨 더욱더 팀 업무에 헌신하고 몰두하며 일을 할 것이다.
직원이 느끼는 소속감은 아이디어 공유에서 온다. 개인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자유롭게, 그 어떠한 '후폭풍' 없이 나눌 수 있게 함으로써 조직은 해당 직원에게 소속감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은 본인의 역량에 맞는 포지션에 채용돼 팀의 도움을 얻어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당신은 저서에서 "기술 기기들은 우리를 속이고 있다. 사람들은 기기를 사용함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이 더 수월해졌다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술 기기들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더 시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달라.
▷기술은 우리가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사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어렵다. 나아가 기술은 사람들 간 협력을 더 강화하기보단 우리를 방해한다. 기술이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드는 예로는 페이스북이 있다. 페이스북을 하면 사람들은 스스로 친구가 많다고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150명의 '페이스북 친구'가 있다면, 정신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고작 네 명뿐이었다. 대부분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당신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오지 않을 지인들이다.
―직장에서 '사람과 사람들 간의 연결'이 다시 형성되기 위해 기업이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소셜 행사, 팀(워크) 향상 활동, 출장 겸 휴가(workation·work와 vacation의 합성어, 법적으로 유급휴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미국 직장인들이 휴가지에서 일을 하는 방식), 이 세 가지로 리더들은 대면 교류가 더 활발해지도록 사내 근무환경을 만들 수 있다. 소셜 행사의 예로는 콘퍼런스룸에서 동료의 생일축하 파티를 여는 것이 있다. 아울러 팀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가서 집을 함께 지으며 팀워크를 높일 수도 있다. 다른 도시나 다른 나라로 가서 일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근무일상에서 벗어나면 팀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더 많은 교류가 생긴다. 이를 통해 팀원들 사이를 더 돈독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더 열게 된다. 일적인 대화가 아닌 개인적 대화를 하는 것도 직장 동료 사이의 우정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 기업들은 디지털화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업무에 사용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도 증가한다. 그런데 당신은 저서에서 오히려 대면 교류가 업무 생산성과 성과를 높인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기존에는 사람들이 직접 했던 귀찮은 일상적 업무를 기술로 대체하며 직원의 업무 효율성은 상승할 수 있다. 나아가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기업들은 전 세계적으로 직원을 둘 수 있고 원격근무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사실 팀원들에게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 이메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를 이메일로 소통해 해결하려고 하면 팀원 모두에게 더 오히려 업무 부담이 된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의 가장 큰 '훼방꾼'이 이메일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버네사 본스 코넬대학교 ILR 스쿨(노사관계대학원) 교수의 기고에도 이 같은 내용이 잘 드러나 있다. 본스 교수와 마흐디 로가니자드 미국 웨스턴대학교 교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보다 한 번의 대면 교류가 개인을 설득하는 데 34배 더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45명의 연구대상자가 각자 10명의 낯선 사람에게 같은 내용의 간단한 설문조사를 돌렸다. 이때 연구대상자 중 절반은 이메일로 설문조사를 요청했고, 나머지 절반은 대면으로 설문조사를 요청했다. 조사 결과 대면교류와 이메일을 통한 설문조사 결과의 차이는 매우 컸다. 이메일에는 평균 0.21명 응답했지만 대면교류를 했을 때는 평균 7.15명이 응답했다.)
―직원들 대면 교류가 잘 이뤄지도록 하는 비즈니스 리더를 꼽는다면.
▷가장 좋은 리더 두 명은 광고 에이전시 바이너 미디어(VaynerMedia)의 최고경영자(CEO)인 게리 바이너척과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이다. 이 두 명의 공통점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행복한 직원이 곧 행복한 고객을 불러온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바이너척 CEO와 브랜슨 창업자는 사내에 재미있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로써 직원들은 자신이 특별한 것에 소속됐다는 느낌을 받도록 한다. .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주신다면.
▷바이너척 CEO의 이야기를 들겠다. 그는 회사에 새로운 사람이 생길 때마다 몇 달 안에 그와 만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새로운 직원에게 CEO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바이너척 CEO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을 다 물어볼 수 있고, 바이너척 CEO 역시 직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돼 직원의 커리어 목표와 목표 달성을 위해 바이너척 CEO 본인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한다.
―기술을 사용하면서 조직 내 대면교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기술을 잘 사용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심지어 기술이 대면교류의 '다리'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챗봇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팀 회의 일정을 짤 수 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기술 기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팀원들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회의 시간에 기술을 사용한다면, 이는 기술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해당 회의가 상당히 비효율적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창의력이 어디서 샘솟는 것 같은가?'라고 물었을 때 나온 대답이 '타인으로부터'였다. 로봇과 같은 기술은 창의적이지 않다. 창의력은 사람이 지니고 있다. 우리는 서로 대화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해당 아이디어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
■ '일할 맛' 들게 하는 네가지 힘…신뢰·목적·소속감·행복
직장생활을 하는 매 순간이 즐겁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회사는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퓨처 워크플레이스(Future Workplace)'의 파트너 겸 리서치 디렉터인 댄 쇼벨은 직원들을 업무에 몰입시키는 네 가지 요소로 신뢰, 목적, 소속감, 행복을 꼽았다.
우선 리더가 직원들의 신뢰를 얻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투명성이다. 리더가 갖고 있는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직원들과 나눠야 해당 리더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쌓인다. 둘째, 리더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리더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면 직원들에게 인간적이고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또한 직원들 역시 스스로의 잘못을 더 잘 인정하게 된다. 셋째, 리더는 직원에게 한 말을 지켜야 한다. 이렇게 약속을 지켜야지만 직원들은 리더를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할 것이다.
직원들이 목적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 조직 리더는 해당 팀 업무에 개인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던 고객과 팀원들의 만남을 주선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타인에게 미친 영향을 직접 듣는다면 직원들은 '내가 들인 노력이 이런 결과를 낳는구나'를 확실히 알 것이다.
나아가 리더는 직원들에게 단순히 업무만 줘선 안 된다. 왜 그 일을 하는지, 해당 업무가 조직, 고객, 크게는 이 세상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직원들이 달성한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직원들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일에 대한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리더가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소셜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 팀원들 전체가 모여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회의를 할 때 팀 전체가 모이게 해야 한다. 팀원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도록 회의를 할 때 한 명이라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팀 활동을 할 때 튀지 않거나 소외된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다가가야 한다. 소외된 사람에게 각별하게 신경을 써 해당 사람이 팀에 환영받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게 중요하다.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리더가 할 수 있는 일에도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워라밸(일과 개인 삶의 균형)에 대해 직원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은 리더가 직원의 업무 성과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닌, 직원 개인의 삶에도 신경 쓴다고 느낀다. 또한 리더는 뜬금없이 베푸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금요일을 제외한 주중에 갑자기 점심을 '한 턱 쏘는', 계획되지 않은 친절함 같은 방식이다.
마지막 방법은 직원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직원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고, 그들에게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리더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직원들은 이런 리더의 행동에 행복해할 것이다.
▶▶ 댄 쇼벨 디렉터는…
2006년에 미국 벤틀리대학교 마케팅학과를 준최우등졸업(Magna Cum Laude)했다. 베이커리 배달 전문업체 '1-800-베이커리 닷컴'의 마케팅 컨설턴트, 델EMC의 소셜미디어 스페셜리스트 등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5년부터 퓨처 워크플레이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9년 그의 첫 번째 저서 '개인 브랜딩(Me 2.0: Build a Powerful Brand to Achieve Career Success)',2013년 두 번째 '스스로를 홍보하라(Promote Yourself: The New Rules for Career Success)'에 이어 작년에 세 번째 저서 '다시 인간관계 형성에 집중하라(Backto Human: How Great Leaders Create Connection in the Age of Isolation)'를 출간했다. 최신작은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이달의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