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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2시
가벼운 운동 복장으로 캡모자쓰고 사진기에 물병하나들고
수리산을 돌았습니다.
<수리산 산행 1- 송이능선>
5단지 가야아파트 끝동(526동?)옆의 테니스 코트를 지나
산길로 들어갔습니다.
완만한 경사에 인적이 더물어 바로 숲속에 들어선 기분이지요.
약 5분을 걸어 능선을 만났고,
능선 너머 보이지는 않지만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안내표지. 감투봉 방향은 갈 방향이 아니니 무시.
(8단지) 용진사 3000m라고 적혀 있네요.
오늘 여정은 이 정도 구나 여겨집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을 사진에 담을까 합니다.
특히 예전에 보았던 억새가 있던 능선을 기대합니다.
예전보다 길이 넓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엔 이길을 자전거탄채로 내려오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좁은길에 용케도 나무를 피해
브래이크와 핸들을 조작하는것이 신기했었지요.
그 길이 이렇게 넓어지니
저라도 자전거로 내려올만하겠다는 거만함이 듭니다.
다행이랄까..
통행자들이 있어서인지 자전거는 없네요.
자전거 자국은 보이지만..
이 길의 주인은 단연 나무들입니다.
가운데 자리잡아 주인 노릇으로 서있는 나무는
지나는 행인들에 기를 나눠주느라 덕이 넘치고 있습니다.
10분을 완만히 걸어오르니 두갈래가 나옵니다.
이길이 다시 만나지요.
산본역밑 차도의 일방통행로가 생각납니다.
이 길도 일방통행(?)..
이 길부터 소나무숲길이 이어집니다.
소나무가 우거져 송이라도 나올 듯합니다.
그래서 이 능선을 저는 송이능선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저기 길을 벗어나 무언가 줍는 분은 송이를 본 것일 겁니다.
밤을 줍지는 않을 겁니다.
얼마를 가니 우측에서 합류하는 능선이 있네요.
철쭉동산에서 올라오는 길입니다.
제가 6년전에 인삼씨앗을 군데 군데 심은 곳이지요.
지금껏 살아있는 녀석이 몇이나 될꼬?
올해는 산삼씨도 뿌릴까 합니다.
그러면 이 능선은 본격적으로 산삼골이나 산삼능선이 될 겁니다.
길은 다시 두 갈래로 헤어집니다.
사이에 철조망까지 있는데,
왜 설치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옆으로 길을 보면서 가지요.
금정역앞에 나란히 가는 자동차길과 철로를 연상케합니다.
저는 좁은 길이 좋습니다.
꼬불꼬불, 울퉁불퉁해서 이야기거리가 많지요.
나뭇사이로 멀리 8단지 한양아파트가 보입니다.
그런데도 더 가까이 있는 소각장은 굴뚝도 보이지 않네요.
신기하죠?
곧이어 세 갈래길이 나옵니다.
이곳에 벤치가 많고, 아이스바도 팔고 있네요.
잠시 쉬고, 낯익은 얼굴에게 눈인사 나누고...
세 갈래길마다엔 이정표도 있는데,
이지점의 지명은 무엇인지 안 적혀 있네요.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도 아는 분도 없고요.
(이 장소를
고개마루의 안내판에는 단지 258m고지로만 적혀있습니다.
납닥골에 차량통제하는분과 이야기하면서 들었는데,
이곳이 무성봉이라합니다.
고개마루는 임도오거리라하고....
그 지명 역시 임도오거리에서는 볼수도 없었네요.)
무성봉에서,
벤치들이 많은 넓은 곳으로 직진하면?
다니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주능선이겠지하고 얼마를 가니, 길이 없어진 듯합니다.
삼거리로 돌아와서 북쪽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지요.
갈수 있는 길이 이길 밖에 없었지만,
굳이 이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직진하던 길이 어렵겠지만 길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길 앞에는 수리산성이 가까이 보입니다.
수리산성의 명칭은 지도엔 없습니다.
제가 지어낸 말이니까요.
산성에는 병정들이 있습니다.
병정이라하면 군대에 아들을 보낸 어머니들이 화낼지 모르겠네요....실례
마징가제트가 나오는 그 둥근 지붕은 사진에 담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오늘의 본론인 억새를 보겠지하는 기대감으로...
저 길만 넘어서면 약간의 벌판과 억새가 얼마나 벌렸을까?
이렇게 기대를 가슴 속에 저축하면서 나아갔는데,
갑자기 나타난것이 임도오거리 입니다.
아쉽네요.
억새가 있었어야 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들까지 야속합니다.
<수리산 산행 2- 대야미행 임도>
고개 마루(임도오거리)에는
붉은옷 푸른옷 멋진 등산복을 입은 여러 사람들이 와서 쉬고있고,
자전거부대와 아이스케키 장수,
안내판과 마라톤 현수막까지 붙어있어,
마치 축제마당에 온 듯합니다.
어느 길로 오셨느냐, 길은 재미 있느냐 등을 물어,
8단지로 가볍게 넘어갈 마음으로 시작한 여로를,
대야미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슬기봉 방향옆으로 차가다닐 정도의 넓은 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내려가는 길이라 들었지만 처음 길은 오르는 듯 했습니다.
곧 이길이 탁월한 선택이라 자찬하게 되었습니다.
길 아래로 내려보이는 숲의 정경은 마치 강원도 산길에 와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계곡을 너머 보이는 숲은 햇빛을 받아 산자락의 멋을 잘 드러냅니다.
산중턱으로 만들어진 길이라 큰길이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는 맛이 상쾌합니다.
오른쪽은 산을보지만
왼쪽으론 내려보는 계곡의 숲이라 계속 눈이 가고,
카메라를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더구나 간혹 보이는 오늘의 결론-억새가 발을 멈추게합니다.
비록 송이능선에선 안보여 주었지만 그만큼 귀한 자태이지요.
사진을 이리도 맞춰보고 저리도 맞춰봅니다.
실제 감성만큼 화면에 담아지지 못할 듯합니다.
한적한 이 길을 자기 세상이다 라고 외치는 족속이 있지요.
자전거.
이 길에서 무척이나 기분을 냅니다.
페달하나 밟지않고 끝까지 내칠 기세입니다.
없는 바람을 만들어 가르는
그 부러운 스릴은,
오늘 하루 열심히 땀흘려 올라갔던 결실이겠지요.
임도오거리에서 오늘 두번째 올라 왔다는
자전거의 말이 이제야 이해됩니다.
중턱 길의 끝은 수리사로 오르는 계곡길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임도로는 차가 못 들어오게 장애 기둥을 박아놓았네요.
또 다른 임도를 만들고있어 마치 사거리가 되듯 이어질 모양이네요.
오늘은 계곡의 물이 적어
차도 넓이의 하천이 작은 개울 같아 보입니다.
납다골 가까이 왔을때,
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억새가 언뜻 보입니다.
반가움에 찾아갔더니
좋은 사진하나 건졌네요.
드디어 집들이 있는 마을-납다골에 들어서니,
들어오는 차들을 통제하는 두 사람이
파라솔을 펼쳐놓고 비치의자에 앉아있는데,
비치의자 하나가 더 있네요.
그 의자는 저같은 행인이 앉으라고 여유분으로 갖춰 놓은 듯이 보이네요.
그 의자에 앉으니
산행의 피로가 일시에 정리가 됩니다.
두 사람 이야기도 듣기도하고,
궁금한걸 묻기도 합니다.
이분들은 그러다 산으로 들어가는 차들을 세워
어디 가냐고 물어 통제하기도합니다.
산에 있는 길은 왕복으로 일차선 밖에 안되는 좁은 길이고,
돌릴수 있는 장소도 한정되어 있어,
많은 차가 들어가면 서로 엉켜 나오기도 힘들어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입구에 차주차장을 만들고
거기에 세우고 걸어 들어가라 합니다.
하산하던 자전거가 타이어에 바람이 빠졌는데,
주변에 자전거포가 없냐고 묻습니다.
여긴 첩첩산중이라 그런건 없지만,
자전거인들이 잘 가는 식당이 바로 아래에 있으니
거길 가보라하네요.
산본에서 보기 힘든 재미있는 문화입니다.
기사식당도 아니고 자전거 식당이라.....
제가 집이 산본이라 했더니,
이 납다골에서는 대야미역으로 걸어가기 보다는
고개넘어 8단지로 가는게 더 빠를 거라 하네요.
그렇지만 저는 오던 길은 다시 가고 싶진 않네요.
<수리산 산행 3-납다골-당숲>
작은 다리를 건너자마자 제가 익히 아는 화실이 하나 있지요.
그 화실이 지금은 갤러리(전시실)로 바뀌었네요.
벽을 따라 그림들이 걸려있고,
음악 라이브 연주와 감상도 가능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주인도 그 누구도 보이지 않고 그림들만 객을 맞고 있네요.
자연을 주제로 그린 그림들이라 시원합니다.
갤러리 옆에는 아까 이야기하던 자전거거의 식당이 있고,
마침 타이어 공기를 펌프질해 넣고 있네요.
참 다행입니다.
가까운데서 해결할 수 있으니...
통제소에서 저의 옆엣분이 일러준 거지만,
그 해결되는 걸 직접보니,
제가 일러준것처럼 기쁩니다.
갤러리와 식당 사이에 골목이 있는데,
아까부터 가고싶은 곳이었지요.
다리 건너지 전에 보았던 카페 안내글에,
와인, 팥빙수란 글에 낚시 걸리 듯 걸렸습니다.
골목길을 돌아서 카페를 바로 보았을 땐,
그 멋진 건축물에 넋이 나갔습니다.
작은 건물이지만
반쯤 단풍진 담쟁이가 집을 가득 덮고 품위를 보태주는
그야말로 명품 카페이네요.
깨끗하게 잘 꾸며진 잔디 정원에서,
주인아저씨가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구경하려하니 와서 앉으랍니다.
멋진집입니다. 라고 말하니,
그만큼 손도 많이 가지요.라고 답합니다.
팥빙수를 정원의 테이블에서 먹었습니다.
산행의 뒤라 목이 마르기도하고,
저녁을 안 먹을 생각하니,
팥빙수가 요기를 메우기엔 적격이네요.
혼자서 정신없이 빙수를 먹고는
다시 또 집을 보고싶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요리보고 조리보고,
사진도 찍고,
궁금하던 카페의 실내도 보고싶어졌습니다.
지금껏 빙수를 다 먹고 계산까지 하고도
집안도 보질 않았으니
저의 인내심도 대단하죠.
카페안은 바닥의 반이 이층까지 트인 홀이고,
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와인병이 가득 놓여 있습니다.
이 와인의 맛을 보기위해서라도
저녁을 먹을 기회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이층에도 탐스러운 회의실이 두개나 있네요.
일층에선 식사 위주로, 이층은 차를 마신다네요.
이층에서 테라스쪽 문을 나오니
여기도 데크가 있고 테이블이 있는데 전망도 멋집니다.
카페이름은 운향(구름향기)인데,
집 현판은 운곡재(구름골짜기 집)이라는 전서가 걸려 있습니다.
이름이 다른 연유를 물으니 주인 아저씨 답.
주인 선친의 호가 운곡재이고,
이곳에서 선친이 살다가,
4년전에 아들 내외가 들어와서 식당으로 오픈했다고 합니다.
여기는 5대째 300년을 살아온 토박이라 자랑하네요.
이제 산본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카페 주인에게 버스종점 위치와 시간을 물으니,
6시 25분 떠나는 버스를 놓친 시각이고,
다음 버스는 8시에 있다네요.
걸어서 대야미역으로 가다가
태워주는 차가있으면 얻어 타야 겠습니다.
지나가는 차에 손을 들어도 그냥 갑니다.
계속 걸으라는 의미인가봅니다.
당숲으로 들어가는 길가의 개울은
까맣게 오염된 모습들이 보이네요.
이렇게 맑은 세상도 오염은 벗어나지 못하는 군요.
당숲이 군포 팔경에 들어있다지만,
이 마을 어디에도 숲다운 숲이 안보이니 어디를 말하는가요?
아는 분 있으면 일러주세요.
당숲 마을의 ㄱ 자로 꺾이는 곳에서
문득 작은 골목 윗쪽이 궁금해 집니다.
탐스런 시골 마을의 연기도 무럭무럭 오르니,
이 냄새도 당연히 맡아보아야지요.
장작을 가득쌓은 걸 보고,
골목을 들어서는데,
이 집 맞은 편 집은 환상이네요.
이런 숲골짜기에...
담장의 정원수가 멋있어 무작정 발을 들여놓으니
정원에 상당히 공을 들인 나무들이 보입니다.
공용처럼 조각하듯이 꾸민 나무들.
맞습니다.
영화-가위손에서 보던 정원수 그 모습이네요.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는데,
아 배터리 소진됐다는 싸인이 들어오네요...
아깝지요? 저도 아깝습니다.
정원구석에서 졸고 있었던게 분명한
눈두덩이가 너구리처럼 까만 개가
저를 발견하고 나가라고 짖어대네요.
그래, 나가면 되지.
저의 걸음은 덕고개를 넘어가는데
차들은 멈추지 않고,
날도 어두워지려 합니다.
앞으로의 길은 갈치 저수지를 돌아,
둔대초등학교를 지나,
대야미역에서 전철을 타야겠네요.
그런데 다행히 트럭 한 대가 멈춥니다.
고맙습니다.
대야미역까지 태워주세요.
차를 얻어 탈 경우,
트럭이 가장 좋네요.
끝 사진보기 >수리산 산행 1 먼저 보기
첫댓글 사진을 못 옮겼네요. 사진까지 보실려면 저의 블로그로 놀러오셔야 될 듯......
수리산이 여기저기 많이 있나봐요...불광동에도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글 쓰는 솜씨가 부럽네요 소설 작가가 쓴듯 자세하고 섬세한 글 솜씨에 감탄하고 갑니다...멋진 산행 나도 좋아하는대 운동을 하다보니 등한시 되더라구요...거운 산행 계속 하소서....
다 읽고나니 나도 수리산 산행 한번 잘 했습니다. 아름다운글 감사합니다.
아제 ~~ 몆 년 전에 저도 완주 했습지요 그곳 사는 친구들이랑 10시 출발해서 오후5시에 하산했지요 이맘때인가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