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점심을 차려먹고 1시 40분 군내버스를 타러 나선다.
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내려가는데 동생이 비오는데 어디 가느냐 한다.
정류장에 앉아 기다린다.
책이 없으니 핸드폰을 뒤적인다.
시간이 지났는데 버스는 오지 않는다.
빗방울 튕기며 트럭이며 승용차들이 연신 지나간다.
대서 쪽에서 오는 차에 손을 들어볼까도 하지만 4시에 조성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 참는다.
2시를 지나간다.
2시에 병섭형님이 주관하는 월파 선생 공부에 들러 가려 했는데 벌써 맘이 바쁘다.
20분을 더 기다린다.
대서에서 오는 빈 택시에 손을 든다.
버스비 천원만 달라는데 2천원 받으라며 만원짜릴 준다.
비내리는 거리를 지나 죽산재에 가 본다.
문은 활짝 열려 있고 아무도 안와 병섭 형님 혼자 문을 닫으려는 참이다.
빗방울이 튕겨 마루에 버섯이 피어나 걱정이라며 부직포를 마당에 깔면 좋겠다 하신다.
신발을 벗고 젖은 곳을 피해 방으로 들어가 본다.
가운데에 사당에 모시는 제단같은 게 자리잡고 있다.
양쪽 작은 방의 문을 들어올려 넓게 강당처럼 사용하게 했다.
벽에 그려진 단청 사이 그림들은 민화같기도 하고 이발소 그림같기도 하다.
번호를 붙여 두었다.
형님과 함께 쏟아지는 빗속을 뚫으며 정류장에 가니 막 차가 온다.
차 안에는 우리 둘 뿐이다.
동강초 백년사 편찬에 관련된 자료 걱정을 하며 이야기 나누는 사이 벌교역이다.
형님을 다라 내린다.
인사를 하고 군내버스 정류장에 가니 3시 10분 버스가 있다.
간이 처마 밑에 서서 비를 피하다 다리가 아파 과자상자를 대고 앉는다.
할아버지와 장애우 같은 젊은이들이 차에 오른다.
차는 춥다.
조성에 내려 동로현복지관 2층으로 가니 아무도 없다.
에어컨을 작동시켜 놓고 거꾸로 된 책을 뒤집고 있는데 바보가 오며 왜 전화 안받느냐고 한다.
내려가 차에서 간식 박스를 들고 온다.
4시 20분쯤이 되어 바보가 나가 영우 형제를 데려 온다.
곧 돤티하이가 아이들 넷을 데리고 온다.
어느 사이 김진주씨도 앉아 있다.
학교 공부하고 또 빗속에 책 읽으러 오는 여러분은 매우 충실한 사람이라며
충성을 한자로 쓰며 칭찬을 해 준다.
내 자신도 감당 못하는 충과 성을 들먹이며 진지하게 떠드는 내가 우습다.
책 읽는 시간을 주며 질문 거리를 찾으라 한다.
15분 정도 후에 질문하라ㅏ 하니 아무도 질문을 않는다.
전태일이 대학생 친구가 있으면 좋겟다 했다 말해준다.
항상 책 읽는 교양인이 되라는 말은 못했다.
영우는 간식에 신경을 쓴다.
하이 씨가 홍지학교에 가야 한다해 5시 20분이 지나 마무리 한다.
모두 간식을 가득 챙겨 간다.
책장에서 누구도 보지 않을 담산실기를 훔쳐 배낭에 넣어 나온다.
영우 형제를 데려다 주고 누님댁을 지나오며 전화를 한다.
차를 돌려 누님을 모시고 장수촌에 가 감겹살에 나만 소주 한병을 마신다.
마칠 무렵 동귀 부부가 형문 형과 함께 들어온다.
바보와 누님을 보내고 그 좌석에 합석해 술을 더 마신다.
혜숙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회관 앞에 내려 걸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