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선아~! 빨리 일어나. 벌써 일곱시 사십분이야."
엄마가 깨우러 오셨지만 나는 너무 피곤해서 못 들은 척 하고 계속 누워 있었다.
이상하게 나는 엄마가 깨우시는 소리를 들으면 더 잠이 온다. 며칠 전에는 밤에 너무 잠이 안 와 엄마에게 "효선아! 일어나." 라고 말해 달라고 한 적도 있었을 정도이다. 진짜 그러고 조금 있다 잠이 들었다.
내가 안 일어나고 있으니 엄마가 다시 들어와서 "미역국 끓여 놨으니 일어나서 먹고 가. 아침을 먹어야 키도크고 머리도 맑아서 공부도 잘 된다" 라고 하셨다. 미역국은 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지만 너무 졸렸다. 그때 엄마가 "초등학교 사학년까지만 다니고 그만 다닐거야~~~!" 하며 내 손을 잡고 일으키셨다.
나는 일어나 세수를 하러 욕실로 갔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아무 생각없이 물을 받아 세수를 하려고 손을 넣었는데 얼음이 언 것처럼 차가웠다. 세수를 하고 나자 잠이 모두 달아났다.
옷을 입으려고 청바지를 집어들었는데 갑자기 어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선생님께서 체육을 한다고 체육복장을 하고 오라고 하셨지! 나 때문에 체육을 못 할 뻔 했네.'
그래서 나는 치마바지에 편한 티셔츠를 입었다.
밥을 먹으러 식탁으로 가니 엄마가 미역국에 밥을 말아 내 자리에 놓아 두셨다. 먹어보니 따뜻한 것이 맛있었다.
나는 집에서 8시 10분에 출발했는데 마침 엘리베이터가 13층에 있었다. 그런데 내가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내려가 버렸다. '0.01초 차이로 엘리베이터를 놓치다니..... 신발만 다 신지않고 나와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신었더라면.....외투를 입지 말고 손에 들고 나왔을걸.....' 나는 빨리 뛰어 내려가 엘리베이트를 잡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버튼을 눌러 놓았으니 엘리베이트는 14층까지 올라올거고 여기서 기다리는게 제일 빠른 길이었다. '버튼을 눌러 놓았어도 한 번 더 누르면 꺼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렇게 급할 때 엘리베이트가 내려가는 동안 몇 층이라도 내려가서 타면 좀 빠를 텐데.....' 이런 생각을 하며 기다렸는데 내 생각에 엘리베이터가 다시 올라오는데 한 10분은 걸린 것 같았다.
나는 지각할까봐 열심히 뛰었다. 도복도에 도착해 신발을 갈아 신고 3층까지 올라가니 너무 숨이 가빴다. 다행히 지각은 아니었다.
교실에 들어가서 가방 안에 있는 교과서를 모두 빼서 책상에 넣고 잠바를 벗어 가방과 잠바를 사물함에 넣었다. 그러고는 '초원의 집'라는 책을 읽었다. 글쓰기 교실 선생님께서 권해 주신 책이었는데 드디어 오늘 다 읽었다.
1교시가 시작됐다. 1교시는 '읽기'였다.
우리는 첫째 마당인 '마음의 빛깔' 중 '시를 읽고 비유적 표현하기'를 배웠다. 시의 제목은 '목련꽃'이었다. 나는 목련꽃을 '꿈' 에 비유하고 싶다고 했다. 왜냐하면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우는 것이 어려움을 이기고 꿈을 이루는 것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잘 했다고 칭찬해 주어 기분이 좋았다. 내가 생각해도 내 생각이 많이 커진 것같아 정말 흐뭇했다.
2교시는 '음악'이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교담 선생님이 들어오실 때는 조용히하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를 책상에 엎드려 있으라고 하고 나가셨다.우리 반 아이들이 다른 선생님께 야단듣는 것이 싫으셔서 그러신 것 같다.
음악 선생님을 뵈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내가 2학년 때 2학년 2반을 맡으셨던 분이셨다. 2학년 때도 그 선생님이 좋아 보였는데 같이 공부를 하게되어 좋았다. 우리는 첫 번째 노래인 '어린이 노래'를 배웠다. 이 노래는 -부분 2부 합창-이었다. '어린이 노래'는 조금 빠르게 여서 처음에는 너무 빠른 것같고 어려웠지만 자꾸 부르다 보니 쉽고 경쾌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분단별로 알토와 소프라노로 나누어서도 불러 봤다. 음악 시간은 재미있게 금방 지나 갔다.
3교시는 내가 기다리던 '체육' 이었다.
나는 나간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런데 체육복과 운동화 둘 중 하나라도 준비하지 못한 사람 손을 들어보라는 선생님 말씀에 다섯 명 정도가 손을 들었다. 우리 담임 선생님은 모두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운동장에 나가지 않는다며 체육책4쪽부터 8쪽까지 쓰고 외우라고 시키셨다. 좀 있다 종이를 나눠 주시고 답을 쓰라고 하셨다. 나는 시험을 봐서 통과했다. "통과"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기뻐서 날아갈 것 같았다.
4교시는 '컴퓨터'이였다.
우리 반 아이들은 컴퓨터실에 가기위해 컴퓨터 책을 가지고 복도에 선착순으로 줄을 섰다. 컴퓨터실에 가자 컴퓨터 선생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컴퓨터 선생님께서 컴퓨터를 켜고 손 머리를 하라고 하셨다. 모두 손 머리한 것을 확인하시고 타자 6번을 들어가라고 하셨다. 아직 못 들어간 아이들이 있어 기다리다 같이 시작했다. 우리가 타자를 하는 사이 컴퓨터 선생님께서 조사 종이를 나눠주셨다. 나는 다 쓰고 컴퓨터 선생님께 냈다. 컴퓨터 선생님께서 게임 하나를 알려주시고 컴퓨터 시간이 끝났다.
교실에 들어가자 선생님께서 급식을 먹으러 가게 조용히 복도에 줄을 서라고 하셨다.
급식을 받아서 먹고, 교실에 와서 양치 도구를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양치질을 하러 갔다. 교실에 들어와 있으니 선생님께서 5~6교시는 자습을 하라시며 학습지를 나눠 주셨다. 숨은 그림 찾기, 두 그림을 비교해 서로 다른 부분 찾기,미로 게임을 했다. 미로를 통과해 나오니 '도전'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수업을 하지 않고 학습지를 하니 정말 좋았다.
6교시가 끝나니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알림장을 써 주시고 검사를 해 주셨다.그러고는 자기 자리를 55분 까지 청소하라고 말씀 하셨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각자 일인일역을 하고 검사를 받았다.
다음에는 체육 시간에 체육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 체육 책을 쓰고 외우는 일은 다시는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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