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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회사원 강유원(39)씨는 3년 전 독일제 사무용 의자를 50만원 주고 샀던 경기도 분당의 가구수입 매장을 찾아갔다.
의자 높이 조절키가 고장 나 수리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 매장은 문을 닫았고, 강씨는 수입가구 전문 AS 회사를 찾아 의자를 맡겼다.
AS 회사에선 제품을 뜯어보더니 강씨에게 "이 의자는 독일 제품이 아니다"라고 했다.
황당해하는 강씨에겐 이런 설명이 돌아왔다.
"이게 겉보기엔 독일제지만, 핵심부품이 중국 제품이에요.
조립도 중국에서 한 거죠.
무늬만 독일 가구입니다."
◆무늬만 유럽산(産)…가구의 국적 세탁
디자인 강국(强國)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에서 수입한 제품은 국산 또는 중국산 제품보다 최소 30%부터 많게는 몇배씩 더 비싸다. 이른바 '국적 프리미엄'이다. 같은 의자라도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딱지가 붙은 건 많게는 2~3배의 가격에 팔리는 게 현실. 최근 이 같은 현상을 악용한 '국적 세탁'이 늘고 있다. 가구 제작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건 인건비. 약 15년 전부터 대량생산에 나선 많은 유럽 회사들이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 나투치(Natuzzi), 샤토닥스(Chateau d'Ax), 칼리아이탈리아(caliaitalia), 보흐(Boch) 등이 그 예. 주로 소파·사무용·인테리어 의자를 만드는 업체들이다.
중국 다롄(大連), 중산(中山)은 유럽회사 가구공장이 밀집한 대표 지역이다. 강남 신사동에서 가구상을 하는 이원진(48)씨는 "유럽의 경우 높은 인건비를 감당 못해 중국에 아예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일부 브랜드는 여전히 자체제작을 고집하고 있지만, 대량생산을 하는 큰 회사일수록 자국을 떠나 중국이나 동유럽에서 제작한다"고 말했다.
◆물류비 때문에 품질은 더 하락
고민은 인건비는 낮아지지만 물류비가 턱없이 비싸진다는 것이다. 옷이나 가방, 구두 같은 제품은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중국에 OEM 공장을 두고 생산해서 역으로 유럽으로 들여온다 해도, 줄어든 인건비가 이를 메우고도 남지만, 부피가 큰 가구는 상황이 다르다. 한 무역회사에선 "큰 트레일러 하나에 소파 40~50개 들어가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 생산으로 인건비를 절감한다 해도, 높은 물류비를 감당하기 위해 재료 및 부품 비용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구가 국적세탁을 여러 번 거칠수록 품질은 점점 나빠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싼 물류비를 감당하면서까지 굳이 유럽회사가 제품을 중국에서 만드는 이유는 뭘까?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는 중국에서 부품만 만들기도 했지만,
점점 더 중국 현지인력과 공장에 의존하게 됐고, 결국 아예 아웃소싱을 주게 됐다.
이미 유럽 공장이 폐쇄된 경우가 많아 이제 유럽 현지 제작은 어려운 브랜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번 나라 옮길 때마다 가격 최소 20%씩 뛰어
이렇게 나라를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소비자 가격이 뛰는 건 당연하다. 통상 한 번 다른 나라로 옮길 때마다 값은 최소 20% 오른다. 중국에서 만든 제품은 통상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으로 옮겨져 상표를 붙인다. 이후 전 세계에 포진한 가구상들이 이를 다시 사들인다. 가구는 캐나다, 두바이, 브라질 같은 곳을 거쳐 다시 포르투갈, 그리스, 싱가포르, 일본, 한국 같은 곳으로 다시 수출된다.
한 가구 딜러는 "두바이에서 이탈리아 가죽 소파를 샀는데, 부품과 재료 공장은 알고 보니 중국에 있었다. 중국에서 만든 걸 이탈리아로 들여왔고, 그걸 다시 두바이가 수입해 한국에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구도 중국산 많아…라벨 꼼꼼히 읽어봐야
우리나라에서도 가구를 자체 제작하는 기업이 점점 줄고 있다. 대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아웃소싱한 제품을 들여온다. 국내에서 전 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회사는 '퍼시스' 그룹 정도만 남은 상태다. 퍼시스 측은 "중국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에 투자해 인건비를 줄였다"고 밝혔다. 수입가구를 살 땐 라벨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소파는 다리 아래나 방석 옆에 라벨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무용 가구는 거꾸로 들었을 때 의자 몸체 부분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 브랜드"라는 매장 직원에게는 "원산지가 어디냐"고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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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전에는 물건너 온 물건 외제 좋아라 했엇는데 이제는 물건너 온 물건 별루,,,,,,,, 특히 쭝국산 물건.....사절..... 대한민국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