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까지 참으라.
(2024.02.16. 주일 낮 예배)
본문말씀 : 누가복음 22:47-53
주 제 : 지금은 우리의 욕심에 파묻히지 말고, 주의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이다.
1. 체포
예수님께서 감람산에서 기도를 마치셨을 때, 드디어 유다가 한 무리를 이끌고 나타납니다. 예수께 가까이 와서 인사로 입을 맞추려고 합니다. 그것이 ‘이 사람이 예수다.’라는 신호이지요. 그 신호를 보고 군인들이 예수를 잡으려고 하자, 시몬 베드로가 그 중의 한 명의 귀를 잘라버리지요. 그때 예수님은 떨어진 귀를 만져 낫게 하시면서 ‘이것까지 참으라.’고 하십니다.
계속해서 그들을 향해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었는데 그때는 가만히 있더니 지금은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왔느냐?’ 하십니다. 또 ‘그러나 이제는 너희의 때요. 어둠의 권세로다.’ 라고 하시면서 그들에게 잡혀 가십니다.
이제부터 일어나는 사건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복음서를 쓴 모든 제자들이 다 기록했습니다. 요한복음도 예외없이 다 기록하고 있어요. 바로 이 장면에서 중심 인물이 누구입니까? 물론 예수님이 중심 인물이니까 예수님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곳에서 예수님만큼 중요한 인물이 또 한 사람 있습니다. 누구예요? 가룟 유다이지요.
그런데 4복음서 모두 살펴봐도 가롯유다에 대해서 여기서 그가 어떻게 했다. 이런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처음에 예수님께 인사할 때 잠깐 나온 것이 다입니다. 그리고는 사라져 버렸어요.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분명히 어디엔가 있기는 있는데 나타나지 않습니다. 어둠에 묻혀 있어요.
나중에 마태복음에서만 예수님이 완전히 잡히시고 난 뒤에 그때에야 자신의 죄를 깨닫고 목매어 죽었다는 기록만 있을 뿐입니다. 그때까지 이 사람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나타나지 않아요. 원래 이런 사람들은 어두움 속여 가려져 있습니다. 숨어 있어요. 항상 뒤에서 뭔가 조작하는 사람들은 들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사라져버립니다. 참으로 불쌍한 인생입니다. 이런 인생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2. 기록 말살형
성경에도 이 사람에 대해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선 이 사람을 가룟 유다라고 하는데 이때 가룟이 뭘까? 궁금해 할 수 있는데 이게 뭔지 잘 모릅니다. 일반적으로는 그의 출신지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런데 이스라엘 어디를 봐도 ‘가룟’ 이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출신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가룟은 ‘Iscariot’ 이렇게 씁니다. 그런데 당시에 로마에 대항하는 단체에 들어 있는 사람들은 품에 sicarii 라는 짧은 단도를 감추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열심당 혹은 sicarii 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이 사람은 열심당원인데 그를 가리켜서 가룟 이라고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대체로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근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만 갈릴리 사람이라는 말이 없어요. 그리고 대부분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직접 택하였습니다. 즉 그 사람을 불러서 제자를 삼았는데 이 사람에 그런 말이 없어요. 즉 그 사람이 직접 찾아왔다는 것이지요.
왜 이렇게 이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없느냐? 어쩌면 그는 기록말살형을 당했을 수 있습니다. 아예 이 사람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지워버렸을 수 있어요.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기는 했는데 없어진 것이지요. 가장 불명예스러운 것이지요. 참 서글픈 인생입니다.
3. 자기 열심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은 제자들 중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을 거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는 돈궤를 맡고 있었습니다. 재정을 담당한 것이지요. 어떤 단체이든지 회계는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습니다. 정말 믿을만한 사람에게만 시킵니다.
제가 신학교를 다니면서 작은 교회에서 짧게 전도사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목사님이 도대체 돈을 어떻게 쓰는지 또 혹시 내가 회계를 하면 잘 하겠다 싶어서 목사님에게 제가 교회에서 회계 집사로 오랫동안 있었는데 제가 이 교회의 회계를 처리해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습니다. 자기 사람이 아니라는 거지요. 아주 신실한 사람에게만 회계를 맡깁니다.
그런데 가룟 유다는 회계를 맡았어요. 아주 신실한 사람이었고 또 아주 열심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예수를 팔아넘겼어요. 왜 그랬을까요?
당시의 사람들의 분위기를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예수를 어떻게 대했습니까? 왜 그들은 예수를 그렇게 따라다녔을까요? 그들의 필요를 채워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선지자라도 좋고 메시야라고 좋아요. 그들은 그들의 그 고생스러운 현실에서 해방시켜줄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그렇게 따라다녔어요. 유다도 그렇게 따라 다녔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신실하게 충성 봉사했을 것입니다.
아예 그는 처음부터 이런 목적으로 즉 예수는 능력있는 사람이니까 그를 따라다니면 자기가 추구하던 이스라엘의 독립과 해방, 그리고 경제적 자유, 위대한 하나님의 나라 이스라엘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큰 뜻을 품고 예수를 따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따라다녀도 예수는 로마를 물리쳐줄 것 같지 않아보였어어요. 이번 명절에는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뭔가 보여주리라 잔뜩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전혀 그런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반면 유다는 자기 열심에 불타 있었어요.
그가 속해 있는 열심당은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라면 사람 하나 둘쯤 죽이는 것은 전혀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 단체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기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폭동을 일으켜서라도 이번 명절에는 로마를 쫓아내고 이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그런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이것이 그를 화나게 했어요.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고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결국 이런 실망감과 이런 분노가 예수를 팔아버리게 된 것이지요. 결국 그는 기회를 노렸고 그가 나서서 제사장과 바리새인에게 찾아가서 그를 팔아버리게 된 것입니다.
4. 이것까지 참으라
예수님의 제자로 예수님을 따랐으면 그는 마땅히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예수님의 제자로 있으면서도 예수님의 말씀은 듣지 않고 오로지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따랐습니다. 자기 열심만 따랐습니다.
물론 로마는 잘못된 일을 했어요. 남의 나라를 정복하고 그 나라로부터 온갖 좋은 것을 다 빼앗아 가버렸어요. 그렇게 해서는 안되지요. 다만 힘이 있으니까 약한 나라를 힘으로 눌런 것이지요. 그것은 잘 못 되었어요.
그런데요. 예수님은 바로 그 자리에서 ‘이것까지 참으라.’고 하십니다. 물론 이 말은 가룟 유다에게 한 말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한 말이지만 그러면 그 말씀은 가룟 유다에게도 한 말씀입니다. 여기에서 예수님은 가룟 유다에게 회개하고 돌아설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자기 열심에 집착한 그는 이 말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어둠 속에 자기를 감추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로마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알고 있어요. 그것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의 마음 속에는 로마보다 더 악한 것이 우리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내 속에 있는 악을 먼저 지워없애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내 속에 부글 부글 화가 끓지만 우리는 내 속에 있는 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내 속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따라가면 안됩니다. 주님은 우리를 가리켜서 ‘이것까지 참으라.’고 하시면 내가 속이 끓든지 어떻든지 나는 말씀에 따라서 참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도 가룟 유다처럼 예수님을 못박게 할 수 있습니다.
5. 아합과 선지자
이스라엘에 아합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옆에 있는 아람이라는 나라가 자기 땅을 빼앗아 갔습니다. 아합은 전쟁을 해서라도 그 땅을 빼앗아 오고 싶었습니다. 전쟁을 일으키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그때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불러서 어떻게 하면 저 아합 왕을 망하게 할 수 있겠느냐? 물었어요. 그때 천사 하나가 나와서 아주 쉽다고 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에게 거짖의 영을 넣어주어서 거짖말을 하게 하면 된다고 했어요. 아합왕이 선지자들을 부르고 물었어요. 내가 전쟁을 하면 이기겠느냐? 모든 선지자들이 아합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빨리 전쟁을 하십시오. 전쟁을 하시면 반드시 이깁니다.’ 그렇게 거짖으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왕을 부추겼어요. 그 말을 듣고 아합왕이 전쟁을 일으켰는데 그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완전히 패하고 그때 그 전쟁에서 아합왕은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6. 하나님의 음성을 따르십시오.
지금 우리나라에는 거짓의 영, 분열의 영이 판을 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모든 사람이 조용히 하나님의 음성은 들으려고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열심으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따라가고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좌고 우고 보수고 진보고 전부 자기가 옳아요. 다른 쪽은 전부 잘 못 되었어요. 거기에만 생각이 고정 되어서 다른 것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하얼빈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아시안 게임 2위를 차지했어요. 그런데 이것을 그렇게 기뻐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것을 기뻐할 여유가 없어요. 미국이 연일 관세를 책정한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깊게 대책을 마련한 여유도 없어요. 모든 것이 정치에 쏠려 있어요. 정치가 모든 것을 다 빨아드리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어둠 속에 묻혀 있어요. 안개 속에서 피터지게 싸우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합니까 전부 자기 열심이 지나쳐서 그렇습니다. 조용히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전부 밖으로 나가서 자기 열심으로 싸우고 있어요. 그 속에서 분열의 영, 거짓의 영이 판을 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두움의 때이다. 분열의 영 거짓의 영이 판을 치고 있는 때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이것까지 참으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그 말을 무시합니다. 오로지 자기 열심으로만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은 어둠의 때입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더라도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서 갚아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지금은 이것까지 참아야 하는 때라고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