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준의 남도편지
2011. 6. 25
재혼, 하나님의 뜻이 있으십니다
섬겼던 교회 성도들 가운데
더러 재혼한 부부들이 계셨습니다.
어떤 분은 재혼을 부끄러워하거나
재혼 사실을 사람들이 알까 싶어서 부담스러워 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자녀들과의 관계도 힘들어 하시고.
재혼은 죄가 아닙니다. 슬퍼할 것만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현실로 받아들이고 믿음으로 새 일을 기대해야합니다.
부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상당한 기간 후에 새 아내를 맞은 가정이 있었습니다.
자녀들도 대학생, 고등학생으로 성장했습니다.
처음으로 가정예배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간단한 결혼예식이었습니다.
기도하는 중에 남편 잃고 보아스와 재혼한 모압 여자 룻이 생각났습니다.
나오미의 자부이고 말론의 아내였던 룻이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되었습니다.
룻은 믿음의 어머니를 따라 살겠다며 모압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이사했고,
시어머니의 강권으로 남편의 친족이었던 보아스와 재혼 했습니다.
그녀의 효심과 근면 성실함은 이웃들의 칭찬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유대인들의 기업을 잇는 그 시대 믿는 이들의 계대전통(繼代傳統)대로
친족 중에서 재혼할 자를 만납니다. 시어머니 나오미의 강력한 권고였습니다.
보아스를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으니 다윗왕가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시는 구원의 계보에 속한 것입니다.
이방인 여자로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에 쓰임을 받은 것입니다.
“보아스(룻과 사이에)는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낳았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
이 성경 말씀을 가족들과 함께 보면서
부부가 평생을 함께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살고 죽는 것을 알 수 없으며,
자녀 또한 부모가 항상 살아계실 것을 기대 못하는 것이라 위로했습니다.
그러한 어려움 때문에 언제까지나 슬픔과 좌절에 매여 있어서도 안 되고,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 믿음을 가지라 했습니다.
재혼을 한 것도 기도하고 작정한 일이니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새 일에 대한 기대를 갖고 믿음으로 살자고 권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축복하는 가족이 되라 권하고
슬픔과 아픈 체험 이후에 또 다른 길, 또 다른 은혜를 사모하며 기도했습니다.
재혼을 하는 부부 한쪽은 사별을 하거나 이혼을 하고 재혼합니다.
그 상처와 흔적은 지워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누가 씻어줄 수도 없습니다.
들추지 않아야하고, 말하지 않아야하고, 덮어주어여 하는 부분입니다.
그것은 현재의 삶 가운데서 서로 이해하며 더욱 사랑하므로 지나가는 것입니다.
예수 사랑 안에서 새롭게, 의미있고, 또 다른 일이 이루어집니다.
저희 부친께서도 상처하시고 재혼하셨습니다.
저는 본 부인의 6남매 가운데 4남이고, 재혼한 어머니도 남매를 나셨습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이라서 자녀들 모두가 고생하며 살아왔습니다.
제게는 그러한 환경으로 겪었던 험산준령 고생과 연단이
한 사람 목회자로 가꾸어지는 연단의 과정이고 훈련이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 어머니에게서 낳은 아들도 장로님이 되셨습니다.
서로 멀리 살지만 애경사에 부지런히 찾아보고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눈물도 흘리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지냅니다.
부모님은 우리를 지켜주는 거목이었습니다(담양 관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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