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문학관 181화 산란(山蘭)
- 방송일: 1985년 5월 11일
- 원작: 김성동(소설 만다라 작가) / 얼마전 타계
- 줄거리: 심산유곡에서 노승과 사미승이 수도 생활을 하는 가운데 불타의 무량한 자비정신과 심오한 구도정신을
재음미하고 불교의 세계관을 그려간 종교를 소재로 한 걸작 드라마
「산란」은 매우 깔끔한 작품이다. <님만이 님이 아니라 그리운 것은 다 님>이라는 것은 한 용운의 말인데, 아무튼 가장 그립고 절실한 대상 그것이 부처이며 그 대상을 확연히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리는 것이 곧 견성(見性)임을「산란」은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미승 <능선>에게 가장 그리운 대상은 <어머니>이며 그 어머니는 창호지에 뚫어 놓은 바늘 구멍을 통해서만 보이게 되어 있다.
어둠 속에서 조금씩 눈이 열리고, 마침내는 그리던 그것을 보게 되고, 그러나 그것마저도 허상(虛像)임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불교에서의 견성에 이르는 피나는 수도(修道)의 과정과 그 본질을 밝히고 있는데, 그러나「산란」에서 <능선>은 끝내<어머니>를 보지 못한다.
이것은 물론 <능선>이 그만한 깨달음을 얻기에는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배려한 것이겠지만, 그보다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한 가지만은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서 <스스로 근기(根基) 따라 찾아 볼 일>이라는 뜻을 암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여래지(如來地)에 이르는 길이 수만 갈래가 있을 것인즉, 헛된 언어와 문자보다는 더럽고 냄새나는 세간의 이치를 아는 것이 더욱 훌륭한 공부일 수도 있음을, 작가는 산사(山寺)에 숨어 든 한 남녀의 정사(情事)를 <능선>이 목격하는 장면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출처] 김성동-「만다라」,「산란」,「황야에서」|작성자 꼰대선생 틈틈이
첫댓글 이 작품은 아직 못 본 작품인듯 해요.
김성동 원작이라니 더욱 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