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16~19일까지 3박4일간 백두산(중국 장백산) 여행을 하였다.
고교친구 3쌍 6명이 '23년 전반기 모임으로 백두산(白頭山)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백두산은 우리나라의 영산이지만 북녘땅에 위치하였기에 북한을 통해 들어갈 수 없으니 중국으로 들어가 그들이 말하는 장백산(長白山)을 보면서 백두산의 기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코스는 동파 · 서파 · 남파 · 북파 등 4개 코스가 있다. 이 중 북한령에 있는 것은 동파코스 하나뿐이며, 중국령에 있는 것은 서파, 남파, 북파 등 3개의 코스가 있으나 이 중 위험한 코스인 남파를 제외한 서파와 북파코스를 개방하고 있다. 코스에서 말하는 '파'는 비탈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번 여행코스는 1일차에 인천공항 출발 - 연길공항 도착 - 도문 경유(북한과 중국 접경지대 두만강변 관광) - 이도백화로 이동(백두산 근접 도시) 투숙하고, 2일차에 서파코스로 장백산을 올라 천지 조망 및 37호 경계비 - 금강대협곡 관광을 하고, 3일차에 장백폭포 - 북파코스로 장백산을 올라 천지 조망 - 용정(일송정, 해란강, 용드레우물터) 경유 - 연길로 이동 투숙하고, 4일차는 귀국 일정만 잡혀 있었다.
3일차 장백폭포
장백폭포 주차장에 도착하여 폭포방향을 바라본 모습니다. 사진에서 중앙지역 V자 형태로 형성된 지역으로 백두산 천지물이 흘러내려 아래로 떨어지면서 웅장한 장백폭포를 만든다. 장백폭포가 잘 보이는 전망대 지역으로 약 15분 정도를 이동해야 했다.
전망대를 향하여 이동하다 보면 노천에서 샘솟는 온천지대를 지나치게 된다. 2008년 방문 당시에는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파는 노점상이 보였었는데 이젠 모두 정비되고 방문자안내센터에서만 판매하였다.
온천물에 삶은 계란의 특징은 안쪽의 노란자위부터 익으며 밖의 흰자위 쪽으로 익어나간다. 그러므로 겉의 흰자위는 허물허물하게 익기에 까먹을 때 조심해야 하고, 집에서 삶은 것처럼 완전하게 익지 않고 반의 반쯤 익은 반반숙 상태가 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장백폭포
중국이름으로 '장백폭포'인 이 폭포는 백두산 천지에서 북쪽으로 트인 달문을 통해 흘러나온 물이 천문봉과 용문봉 사이 골짜기를 따라 1km정도를 흘러 내리다가 낙차 68m로 떨어지면서 장백폭포를 이룬다. 인근의 다른 폭포들이 얼어붙는 한겨울에도 이 폭포만은 얼지 않아서 그 멋진 모습이 장관인 곳이다. 아직도 잔설이 많이 남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백폭포 우측으로 계단길이 보이는데 지금의 서파코스(1442계단)가 개통되기 전에 백두산 천지를 오르던 계단길(908계단) 이었으나 낙석이 발생되는 위험지역이라 현재는 폐쇄된 길로 남아 있다고 한다.
장백폭포 전망대에서 폭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신비로운 마음으로 장백폭포 관람을 마치고, 왔던 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계단길이 끝나는 곳이 주차장이고. 그 우측으로 두 개의 지붕이 보이는 건물이 방문자안내센터다. 안내센터에서 천연 온천물에 담구어 삶은 반숙 계란을 맛보며 장백폭포 여행을 마쳤다.
백두산 천지(북파코스)
주차장에 도착하면 약 2~300m 전방의 언덕에서 천지를 관람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마치 일렬로 늘어선 개미떼같이 보이는 것도 장관이다. 사진의 오른쪽 높은 곳에서 천지를 볼 수 있는 지역이 A코스이고, 왼쪽의 낮은 곳이 접근이 용이한 B코스 지역이다.
A코스를 올라 천지를 조망하고, B코스로 이동하면서 변화되는 모습의 천지를 마저 감상하면서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동선을 추천드린다. 곳곳에 낙뢰사고 예방을 위한 피뢰침 설치탑이 보인다.
백두산 천지(북파코스)
천지 전경과 동파, 서파, 남파를 확대 촬영한 사진들이다. 천지 조망은 천지를 둘러싼 주변 산들의 굴곡이 많은 이 곳 북파보다 서파에서 바라보는 천지의 모습이 더 '완전한 하나의 호수'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같다.
천지는 행정구역상 북한의 량강도 삼지연시에 위치하며 전체 면적의 54.5%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은 지린성에 위치하며 45.5%를 점하고 있다. 둘레는 14.4km, 수심은 평균 213m로서 남한의 서해는 물론 남해보다도 깊다. 최대 수심은 384m이다. 천지의 물은 19억 5,500만톤으로 한반도 전체를 1cm 두께로 덮을 수 있다고 하는데, 소양강댐의 통상수량이 12억 톤이라고 하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북파코스 천문봉 A코스에서 천지를 감상하며
북파코스 천문봉 B코스에서 천지를 감상하며
천지 관람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바라본 전경
일송정/해란강/용두레우물터
한반도에서 넘어와 척박한 땅을 일구고 터전을 잡은 조선족의 기원지가 된 용정지역에 도착했다. 오후시간에 도착하여 가곡으로 듣던 일송정과 해란강을 볼 예정이었으나 앞에서의 일정이 늦어진 관계로 어둠이 깔린 시간에 도착하여 현지에서 가이드의 설명만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마음만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용정 시내를 관통하는 해란강과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비암산에 팔각정이 있고 '일송정 푸른 솔은...' 라는 가곡의 주인공인 한그루의 큰 소나무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해란강을 내려다보면서 나라 잃은 서러움을 한탄하며 모임을 갖고 반일운동을 하였기에 일제가 조선족의 애국심과 독립정신을 짓밟고자 죽여버렸다고 한다. 지금의 팔각정 재건과 옮겨심은 소나무가 있는데 한국정부에서 지원하여 복원하였다고 한다.
(선구자)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지난 날 강가에서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1절)
용두레 우물가에 밤새 소리 들릴 때 뜻깊은 용문교에 달빛 고이 비친다.
이역하늘 바라보며 활을 쏘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2절)
용주사 저녁 종이 비암산에 울릴 때 사나이 굳은 마음 깊이 새겨 두었네.
조국을 찾겠노라 맹세하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3절)
용정 시내에는 일제 강점기 '서시', '별 헤는 밤' 등의 숱한 작품을 남긴 일제저항 민족 시인 윤동주(1943년 일본 유학시절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그 이듬해 후꾸오까 형무소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옥사)가 다녔던 용정제일중학교(구, 대성중학교)가 있다고 한다. 이 곳은 재야 운동가였던 문익환 목사, 정일권 전 총리의 모교이기도 하다.
*** 윤동주님의 「서시」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장백폭포와 백두산 천지를 구경하고 내일 있을 출국을 앞두고 연길시내로 이동하다가 용정 지명 기원지 우물을 보고 간다.
연길에 도착하였다. 이곳 연길은 인구 45만에 조선족 비중이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중국 한족 60%, 기타 소수민족 3%) 이곳 지린성 옌벤조선족자치주의 모든 간판은 중국어와 한글을 병행 기록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의 동북 3성에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조국을 떠나 터전을 마련했던 동포들의 애환을 상상해 보며 백두산여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