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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그림형제의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중 <헨젤과 그레텔>
대본 아델하이트 베테(훔퍼딩크의 여동생)
초연 1893년 바이마르 궁정극장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지휘
배경 동화의 시대, 독일의 어느 숲 속
<2015년 11월 빈 국립극장 / 113분 / 한글자막>
빈 국립극장 오케스트라 & 어린이합창단 & 발레아카데미 소년소녀합창단 연주 / 크리스티안 틸레만 지휘 / 아드리안 노블 연출
헨젤.............................다니엘라 신드람(메조소프라노, 바지역할)
그레텔..........................일레아나 톤카(소프라노)
계모 게르트루트.............야니나 베흘러(메조소프라노 혹은 소프라노)
아버지 페터...................아드리안 에뢰드(바리톤)
마녀.............................미카엘라 슈스터(메조소프라노, 알토 또는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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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빈의 영웅, 틸레만이 승리를 거둔 동화 이야기
그림 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독일의 열혈 바그네리안 작곡가인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작곡한 최고의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연말연시에 가장 자주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로서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전통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오페라를 빈 폭스오퍼에서만 상영해왔지만, 이례적으로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2015년 11월 빈국립극장(빈 슈타츠오퍼)에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화제를 일으켰고 그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연출은 영국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예술감독이었던 아드리안 노블이 맡아 고전적인 연극연출의 정수를 보여주고 오케스트라는 바그너를 능가하는 엑스타시와 아름다움이 넘실거리며 성악가들 또한 최고의 가창과 연기를 보여준다. 빈 국립극장 최초의 <헨젤과 그레텔> 공연 실황으로서 음악적, 역사적 가치가 대단히 높은 중요한 영상물이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이은 글>
헨젤과 그레텔
엥겔베르트 훔페르딩크(1854~1921)
엥겔베르트 훔페르딩크는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단 한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1893년 초연되었다.
바그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잇는 독일오페라의 명작
훔페르딩크의 3막짜리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 오페라 전통에서 바그너의 〈파르지팔〉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사이에 작곡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까지 이 작품은 중요한 오페라로 평가받으면서 각종 무대에서 자주 공연되고 있다. 원래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리브레토를 쓴 아델하이드 베테(Adelheid Wette)는 훔페르딩크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그림 형제의 《어린이들과 가정의 동화》(Kinder- und Hausmärchen, 1812~1814)를 원작으로 하여 오페라의 대본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원작의 등장인물 성격을 변형하였는데, 원작의 이기적인 새엄마와 나약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는 좋은 성격을 지녔지만, 항상 술을 끼고 사는 아버지로, 어머니는 아이들을 고압적으로 대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숲 속에서 겪는 헨젤과 그레텔의 우여곡절과 해피엔딩
이야기에서 헨젤과 그레텔은 숲 속의 한 가난한 집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들의 부모는 일을 나가면서 아이들에게 일을 시켜놓고 나가지만, 이들은 배가 고파 투덜거리다가 그만 엄마가 이웃에서 가져온 우유병을 깨버린다. 이에 화가 난 엄마는 산딸기나 따오라며 아이들을 숲 속으로 내쫒는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이들이 산딸기를 따러 간 숲 속은 늙은 마녀가 살고 있었다. 숲 속에서 딸기를 따던 남매는 날이 어두워져 숲 속에서 길을 잃고 만다.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깬 이들 남매는 과자의 집을 발견한다. 이 집에 매혹된 두 남매는 마녀에게 붙잡히고 만다. 하지만 그레텔이 기지를 발휘하여 마법에 걸린 오빠를 구해내고, 남매는 힘을 합쳐 마녀를 아궁이 속에 넣어버리고 과자로 구워버린다. 재미있고 행복한 결말의 줄거리 덕분에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오늘날에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림 형제가 이야기 이면에 담은 잔혹함과 사회현실상
〈헨젤과 그레텔〉은 과자의 집이라는 어린이들의 상상의 세계가 현실처럼 무대에서 펼쳐짐으로써 어린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하지만, 순진무구한 이 남매를 둘러싼 세계는 그와는 정반대로 어둡고 잔혹하기 짝이 없다. 남매의 부모는 당시 전형적인 독일 하층민의 삶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좋은 성격을 지녔지만, 항상 술을 들고 있음으로써 그가 알코올중독자였음을 암시하고, 남매의 어머니는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의 일을 시키거나 윽박질러서, 숲 속의 딸기를 따게끔 내쫒는 등 아동학대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매가 숲 속에서 길을 잃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야기 마지막, 남매가 마녀를 아궁이에 넣고 불을 피워 죽이는 결말은 〈헨젤과 그레텔〉의 아기자기한 동화를 벗어나 잔혹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독일 민요를 사용하여 친근하게 다가가는 음악
〈헨젤과 그레텔〉이 유명해진 것은 재미있는 줄거리뿐만 아니라 작곡가 훔페르딩크의 음악 때문이기도 하다. 작곡가는 바그너의 영향으로 유도동기기법(라이트모티브각주1) )을 이 작품에 적극적으로 차용했지만, 가능한 단순하게 음악을 작곡했다. 예를 들어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의 서곡은 여러 주제를 짜깁기한 곡에 지나지 않지만, 매우 훌륭한 구조를 지니고 있고, 1막의 ‘춤의 2중창’은 흥겨운 유희를 들려준다. 2막의 ‘저녁 기도’, ‘꿈의 판토마임’ 그리고 3막 전주곡 역시 훔페르딩크의 뛰어난 음악적 능력이 확실하게 발휘되는 부분들이다. 훔페르딩크의 음악적 언어가 바그너의 음악과 상당 부분 비슷한 이유는 훔페르딩크가 열렬한 바그너 추종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그는 바그너적인 음악 양식에 독일 민속음악적인 요소를 첨가했다. 이러한 점은 〈헨젤과 그레텔〉이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찬사
1893년 10월 이 작품의 완성된 악보를 받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 작품이 ‘걸작’이라고 말했다. 원래 〈헨젤과 그레텔〉의 초연은 1893년 12월 14일 뮌헨에서 헤르만 레비의 지휘로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레텔 역을 맡기로 되어있었던 한나 보르쉐가 건강상의 이유로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자 초연은 미루어졌고, 그 덕분에 이 곡을 좋게 평가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이 작품은 바이마르에서 초연되었다. 하지만 바이마르 초연에서도 원래 헨젤 역을 맡았던 파울리네 드 안나가 건강상의 난색을 표시했지만, 다행히도 그레텔 역을 맡았던 가수가 헨젤 역으로 교체되고 짧은 기간 안에 그레텔 역을 다시 구하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게다가 파트보가 도착하지 않아 서곡은 연주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헨젤과 그레텔〉은 짧은 시간 내에 다른 극장에서 눈독 들이는 작품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독일의 황제 역시 이 작품의 1894년 바인가르너가 지휘한 베를린에서의 연주를 듣고 이 작품에 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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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해설 === <2013년 10월 4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명곡 명연주
훔퍼딩크 <헨젤과 그레텔>
반나절은 걸어야 끝이 보이는 독일의 깊은 숲. 키 큰 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대낮에도 어둑한 이 숲들은 온갖 동화와 기담(奇談)의 산실이었습니다. 숲길을 지나다 늑대를 만나는 '빨간 모자' 이야기 등 갖가지 유명한 동화들은 숲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독일의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한 동화 중 또 하나의 대표작은 [헨젤과 그레텔]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여름이지만,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해마다 크리스마스 무렵에 어른과 아이들 모두를 위해 공연되는 '가족 오페라'입니다.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초연이 이루어진 시기도 1893년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12월 23일이었죠. 독일 작곡가 엥엘베르트 훔퍼딩크(Engelbert Humperdinck, 1854-1921)는 열네 살 때 벌써 작곡에 소질을 보였지만 부모의 소망대로 건축학을 전공해야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결국 쾰른 음악원에 입학해 작곡, 피아노, 첼로, 오르간을 배웠는데요, 스무 살이 되자 이전에 자신이 작곡한 작품이 맘에 들지 않아 모두 없애버렸다네요. 뮌헨에서 '모차르트 장학생'으로 이탈리아 유학을 떠난 훔퍼딩크는 바그너를 알게 되었고 바이로이트의 [파르지팔] 초연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을 작곡했던 시기의 훔퍼딩크는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무척 고전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교회 악장직을 얻어 안정된 삶을 살고 싶었지만 직장을 얻지 못했고, 바그너 음악에 지나치게 압도당해 작곡가로서 자신의 개성과 창조적 재능을 펼치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글재주가 뛰어난 여동생 아델하이트가 "아이들과 함께 연극과 노래를 엮은 '깜짝 쇼'로 남편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몇 장면을 각색했으니 작곡을 해 달라"고 훔퍼딩크에게 부탁을 해왔습니다. 별로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작곡한 곡들이었지만, 여동생 남편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온 친척과 친지들은 이 음악에 대단한 호응을 보였고, 길이를 늘여 오페라로 만들어보라고 성화였죠. 그래서 남매가 함께 대본을 쓰고 작곡해 만든 오페라가 바로 [헨젤과 그레텔]이었습니다.
천사들과 마녀, 그리고 과자로 만든 집
게르투르트와 페터는 가난한 부부입니다. 이들에겐 아들 헨젤과 딸 그레텔이 있죠. 엄마와 아빠가 일하러 나간 사이 두 아이들도 집에서 일을 합니다. 그레텔은 뜨개질로 털 양말을 짜고 헨젤은 아버지가 장에 내다 파는 빗자루를 엮고 있답니다. 일을 하다 지치고 싫증 난 아이들은 배고프다는 타령을 하다가 곧 장난치고 노는 데 정신이 팔립니다. 엄마가 집에 돌아와 이 모습을 보고는 일은 안 하고 놀기만 한다며 아이들을 야단칩니다. 도망가는 둘을 붙잡으려다 저녁으로 먹을 우유가 든 단지를 깨트린 엄마는 화가 나고 막막해져서, 저녁으로 먹을 게 아무것도 없으니 산딸기라도 따 오라고 아이들을 숲으로 쫓아 보냅니다.
아빠 페터는 오늘 따라 빗자루 장사가 잘 되어 먹을 것을 잔뜩 사들고 기분 좋게 집에 돌아옵니다. 아이들을 숲으로 보냈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아이들이 숲 속 마녀에게 잡힐까 봐 걱정합니다.
2막은 숲 속입니다. 헨젤은 딸기를 따고 그레텔은 꽃으로 예쁜 화관을 만들죠. 딸기 바구니가 가득 차자 둘은 다시 신나게 노느라고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 어느 새 딸기를 다 먹어치웁니다. 빈 바구니로 돌아가면 엄마한테 또 야단맞을 것 같아 다시 딸기를 따기로 하지만, 순식간에 날이 어두워져버렸습니다. 귀신 나올 듯한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기 시작합니다. 그때 잠의 요정이 나타나 아이들 눈에 금빛 모래를 뿌려줍니다. 그러자 둘은 졸음이 쏟아져, 천사들에게 '저희를 보호해 주세요' 하는 기도를 하며 잠이 들어버리죠. 천사 열네 명이 하늘에서 내려와 잠든 헨젤과 그레텔을 에워싸고 춤을 춥니다.
3막에는 드디어 그 유명한 '과자로 만든 집'이 등장합니다. 아침이 찾아온 숲 속에서 이슬의 요정이 헨젤과 그레텔을 깨워줍니다. 둘은 서로에게 천사가 나온 꿈 이야기를 들려주죠. 주위를 둘러보다가 헨젤은 과자로 만든 집을 발견합니다. 헨젤이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그레텔이 말립니다. 하지만 배가 고픈 남매는 밖에서 그 집을 뜯어먹기 시작하죠. 그때 이 집 주인인 마녀 로지나가 나타나, 집안으로 들어오라며 남매를 유혹합니다. 겁먹은 헨젤과 그레텔이 도망치려 하자 마녀는 마법을 걸어 둘을 잡아들이죠. 헨젤을 맛있게 살찌워 잡아먹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마녀는 그레텔에게 집안일을 시켜놓은 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다가, 돌아와 헨젤의 손가락을 만져봅니다. 헨젤이 손가락 대신 먹고 남은 뼈다귀를 내밀자 눈이 나쁜 마녀는 헨젤이 너무 말랐다고 생각하고는 그레텔을 먼저 잡아먹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레텔은 기지를 발휘해 마녀를 화덕에 밀어 넣고는 헨젤을 구해줍니다.
마녀의 화덕이 폭발하면서 마녀에게 잡혀 과자로 구워진 많은 아이들이 다시 살아납니다. 마법이 풀리지 않아 눈을 못 뜨고 있던 아이들은 그레텔이 손을 대자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죠. 헨젤과 그레텔의 부모, 그리고 자녀를 잃은 여러 부모들이 숲으로 찾아왔다가 달려와 아이들을 품에 안아줍니다. 그때 화덕에서 구워진 마녀가 과자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모두들 행복하게 노래하는 중에 막이 내립니다.
계모 대신 친어머니: 잔인한 동화의 이본(異本)
[헨젤과 그레텔]은 바이마르 초연 뒤 런던, 빈 등 유럽 각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순회 공연단까지 꾸려졌습니다. 이 오페라를 오페라극장 프로그램으로 택한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구스타프 말러도 훔퍼딩크의 음악을 극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그너의 아류'라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이 오페라의 간주곡 '마녀의 빗자루 타기'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중 [발퀴레]에서 '발퀴레의 말타기' 장면을 모방한 것이며, 아버지 페터가 노래하는 부분에서는 [라인의 황금] 중 '거인의 모티프'가 나타나고, 이 오페라에서 숲을 묘사하는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는 [지크프리트]의 숲 장면 음악과 유사성이 큽니다.
그런가 하면 [헨젤과 그레텔]은 이탈리아 베리스모(verismo: 현실의 비참함과 척박함을 예술적 미화 없이 있는 그대로 오페라 무대에서 보여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이탈리아 연극 및 오페라 사조)의 독일판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의 비참한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기 때문이죠. 당시 영국의 한 평론가는 이 오페라가 '가난'을 지나치게 강조해 어린이 관객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준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2차 대전 직후에는 그레텔이 마녀를 화덕 속에 가두고 태워 죽이는 장면이 나치가 유태인들을 가스실에서 죽여 불태운 '크레마토리움(소각기)'을 연상시킨다며 관객들이 거칠게 항의해 오페라 상연이 어려워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누이동생 아델하이트가 쓴 대본은 그림 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과 한 가지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림 동화에서는 '굶어죽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숲에 갖다 버리자'고 계모가 남편을 설득하는 내용이었지만, 아델하이트는 계모 대신 친어머니를 등장시켰습니다. 그림 동화보다는 당시 궁정도서관 사서였던 루트비히 베히슈타인이 쓴 1845년 [헨젤과 그레텔]을 참고한 작품이죠. 그래서 19세기 사회현실을 반영한 일종의 심리극이 되었습니다.
오늘날은 이 오페라의 마녀 역할을 흔히 테너가 부르거나 베이스 가수가 팔세토(가성)를 써서 부릅니다. 우람한 체구의 남자 가수가 마녀 차림으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내죠. 그러나 메조소프라노가 노래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작곡 당시 훔퍼딩크는 남자 가수가 이 역할을 맡는 일을 거부했다고 하네요. 헨젤은 사내아이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남성 가수가 노래하는 것이 어색해, 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 가수가 노래합니다.
다양한 연출들 가운데는 젊은 여성 연기자와 나이 든 여성 연기자가 마녀의 양면을 연기하게 한 바그너의 둘째 부인 코지마 바그너의 연출, 어머니와 마녀를 여성 성악가 한 사람이 연기하게 해 집안의 삶과 마녀 집의 삶이 결국 같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 아르노 뷔스텐회퍼의 연출, 과자로 만든 집 대신 온갖 과자가 가득 쌓인 마트 진열대를 무대 위에 펼쳐 보인 로랑 펠리의 유머러스한 연출 등이 돋보입니다.
추천 음반 및 영상물 (헨젤-그레텔-마녀 순)
[음반] 브리기테 파스벤더, 루치아 포프, 애니 슐렘 등, 게오르그 숄티 경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빈 소년합창단, 1978년 녹음. Decca
[DVD] 릴리아나 니키테아누, 말린 하르텔리우스, 폴커 포겔 등, 프란츠 벨저 뫼스트 지휘, 취리히 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프랑크 코르사로 연출, 1999년 실황. TDK
[DVD] 안티고네 파풀카스, 안나 가블러, 한스 요아힘 케텔젠 등, 미하엘 호프슈테터 지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및 슈타츠오퍼 여성/어린이 합창단, 카타리나 탈바흐 연출, 2006년 실황. EuroArts
[DVD] 제니퍼 홀로웨이, 아드리아나 쿠체로바, 볼프강 아블링어 슈페어하케 등, 오노 가츠시 지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글라인드본 합창단, 로랑 펠리 연출, 2008년 글라인드본 극장 실황. De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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