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을 공부하기 위해 만화책을 주문할 생각입니다. '삼국지'를 끝으로 중국
사를 정리했는데 괜히 동양철학을 건드려서 다 늙어 한문과 씨름할 생각을
하니 아찔합니다. 제가 '손해사정인' 공부를 위해 종은 자매에게 한문 도움을
받았던 생각이 나네요. 종은, 명섭아, 잘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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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시에 픽업 약속이 있어 인 서울을 포기하고 왕숙천 길을 천천히 걸었어요.
하늘이 많이 높아졌고 산들바람이 간지럽히는 터치가 나쁘지 않습니다. 누군가
지하차도 엘리베이터 앞 잔디를 깎았던지 풀 내음이 코를 찌릅니다. 흠 좋아요.
‘별내‘ 는 언제 이리 많은 상권이 들어선 것일까? 별내는 주희네 집이고 주용은
주희네 오빠입니다. '주희의 중용'과 '주희네 주용' 라임이 딱 떨어집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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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별내로 이사 갔는지 우리 주희가 가장 잘 알 것입니다. 주희야, 보고 싶구나.
도올 선생님은 중용을 '지혜의 최고봉'이라고 하더이다. 지혜에도 다양한
지혜가 있겠지만 '중용'은 명백한 전제가 있습니다. 뭐냐면 여기에는 하나님
(종교)의 그림자가 얼씬거리지도 않는 ‘순수한 인간의 지혜’라고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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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지난 세기를 생각한다면 인간이 언어를 개발한 이후 이 언어에는
반드시 신화라는 게 덧붙여져 있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들이 대부분이
'신화적 언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면 중용의 언어는 이 신화가 완전히
탈색 된 새로운 언어입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지혜를 신화적으로 표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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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없었는데 '중용'은 신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해서, 중용은 21세기 유일한 '비 신화적 패러다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21C의 언어고, 21C의 사상적 패러다임이라고 봅니다. 12C 송나라
때 주자라는, 이름은'주희'(朱熹)인데, 이 사람을 높여서 주자(朱子)라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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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사람의 원래 이름은 '주희'입니다. 주자는 12세기에 인류 문명의
판도를 자기 나름대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갔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당나라는 완전히 세계 문명에 개방된 문명이었거든요. 이후 송나라에 오면서
주체적인 자기네 문명을 다시 건설했어요. 지금 중국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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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명을 이 당나라처럼 흡수하되 거기서 어떠한 자기네 칼라가 들어있는
확실한 그 무엇을 만들어서 그것으로써 다시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작업을
12세기 '주희'란 분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희의 사상
혁명의 핵심이'중용'이었습니다. 딸내미 이름이' 주희' 입니다. '주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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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뜻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중용'을 시작하면서 격조했던 주희와 '지혜의
소통'을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우리시대의 근대화란 서구화를 의미했어요.
서양화 그러니까 Modernization이라는 게 곧바로 그럴 필요가 없는데 전부
Westernization 이란말입니다, '모던이제이션'이란 게 전부 '웨스터나이제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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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돼어요. 결국 서구화라는 건 ‘미국화‘에요. 우리가 독일을 제대로 배워
본 적도 없고, 불란서를 제대로 배워 본 적도 없고, 한국 사람들은 영국사도
몰라요. 그러니까 미국화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이 '미국화'의 가장 큰 이유는
‘6.25 전쟁 때 미군이 와서 싸워줬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감사 때문에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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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후에 미국화를 거쳤고 그러면서 이제 서양화라는 것을 생각했고 그것이
근대화의 패러다임이 된 겁니다. 우리의 모든 전통문화는 '한문 문화권' 속
에서 이루어졌고, 바로 그 한문 문화권의 아주 주도적인 생산자가 중국입니다.
과거 20C에는 중국이 아주 죽을 쒔어요. 그래서 중국하고 미국을 놓고 볼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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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더 잘생긴 거 같고, 돈도 더 잘 벌 거 같고, 미래 전망도 좋고 그러니까
우리가 중국을 쳐다보지도 않았죠? 중국은 쳐다보지도 않고 미국만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가치관이라는 게 20세기를 통해서 완전히 '미국화'가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한문 문화권에 주도적인 생산력을 가지고 있었던 중국문명이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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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우리의 의식 속에서 망각 되었어요. 그런데 이제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중국이 시진핑과 함께 급부상합니다. 중국이 당나라의 그 과거에 누렸던 영화를
우리가 생각한다면,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당시 당나라 문명과 서구 문명은
모든 물질 문명이나 정신문명에서 비교가 안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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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중국 문명이 21세기에 다시 강자로 부상할 수밖에 없고, 그리고 이것은
미국이 20세기 인류 문명사를 주도했던 문명의 깊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미국은 청교도들이 와 가지고 그저 ‘자유’라는 개념 하나 가지고 만든 문명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물질문명의 기본을 미국이 여태까지 만들어 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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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1C부터 만약 중국 문명이, 미국이 여태까지 제공했던 그러한 물질문명
이라던가 과학 문명을 흡수해 가면서 경제적으로 확고하게 세계질서를 잡고 거기에
상응하는 군사력을 배양해 가면서 세계 문명을 새로운 사상적으로 주도해 나간다고
한다면 20세기에 우리가 겪었던 미국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지금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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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거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사태입니다. 21세기에 만약에 중국이 제대로
그 정신을 차려서 나간다면, 이거는 일이백 년의 축적이 아니라 최소한 이삼천 년
동안 축적되어 온 중국 문명의 모든 것이 봇물 터지듯이 터져 나올 거란 말이죠.
우리가 근대 정신을 말할 때 칸트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지요. 그 사람의 ‘순수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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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실천이성 비판, 판단력 비판’ 이 3 비판서가 거의 우리 근대문명의 바이블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위대한 저작입니다. 그런데 '중용 1서'가 칸트의 '3 비판서'를
훨씬 더 능가합니다. 칸트의 비판서는 굉장히 치밀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중용의 틀'이 더 본질적으로 21세 패러다임에 더 맞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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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임마누엘 '칸트'나 그 뒤로 발전한 독일 '관념론의 헤겔'이라든가 그리고
'헤겔'의 반동으로 일어난 소위 말해서 모든 '현대사상' 그리고 근세 '하버마스',
'미셀 푸코' 라든가 독일 불란서의 그 '현대 철학자들' 그리고 최근에는 '데리다' ,
'라캉' 뭐 여러 다양한 사상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그러한 사상들을 다 포함
해서도 중용은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후, 골치아픈 철학.
2023.9.4.MON.정리,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