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호 온천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우리의 숙소는 [도야호 만세각 호텔 레이크사이드 테라스]입니다. 헥헥.. 제목이 넘 길어요.
도야호 주변의 호텔들의 시설이 노후된 편인데 비해 만세각은 리뉴얼한지가 얼마 안돼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마침 룸 선택권이 없는 플랜으로 저렴하게 나온 것이 있어 예약을 했는데
이번에도 제 운빨은 어김없이 실력을 발휘해 7층의 레이크 뷰 중앙관으로 배정을 받았습니다. ^^
룸 크기도 널찍하고... 나무 바닥이 편안하고 고급스럽습니다.
룸 안에 세면대가 있는 점이 독특하네요.
우리는 식사시간을 6시 30분으로 예약을 해놓아 시간 맞춰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식당이 상당히 넓네요. 그만큼 사람도 많고요... 단체는 대부분 중국사람들입니다.
온천 호텔답게 유카타를 입고 내려온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리비 구이가 가장 인기가 많군요.
음식 종류도 많고 다양한 요리법으로 제공됩니다만 막상 먹으려하면 딱히 손가는 게 별로 없어
가리비 구이만 원없이 가져다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입니다.
우리 방에 모여서 맥주 한잔하며 이번 여행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모두 다 좋았지만 특히 후키아게노천탕이 좋았고 숙소는 이곳 만세각이 좋답니다.
저로선 이번 숙소들은 무조건 저렴한 것보다는 금액대비 괜찮은 곳들로 선택한 곳들이었고
대부분 업그레이드가 되었기에 충분히 만족합니다. 유스호스텔도 좋았고요...
어처구니없지만 어쩌면 저는 숙소 때문에 북해도 여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스스로 살짝 들기도.... ^^;;
아무래도 현송이의 감기가 엄마에게도 옮았나 봅니다.
지인의 몸 컨디션이 안 좋은듯... 맥주 한캔으로 미무리하고 옆 방으로 건너가시네요.
아들과 저는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불꽃놀이를 보기위해 호반으로 나가보았습니다.
4월말부터 10월말까지 매일밤 이곳 도야호수에서는 불꽃놀이가 약 20분간 이루어집니다.
조그만 배에 싣고 세 곳 정도 포인트를 이동하며 발사를 합니다.
두번째 포인트가 바로 우리 호텔 앞이어서 굳이 호반가로 나올 거 없이 방에서 봐도 좋았을 것 같군요.
예전에 카페 회원님들과 다같이 와글와글 모여 흥겹게 보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역시 혼자하는 여행은 혼자라서 좋고, 몇몇이 다니는 여행은 그런대로 오붓해서 좋고, 카페여행은 여럿이 함께라서 좋고...
어떤 형태이든 여행은 즐겁습니다. ㅎㅎ
그런데 예전에는 의식하지않고 보다보니 잘 몰랐는데
폭죽 터지는 소리를 스피커로 내보내다보니 소리가 상당히 컸습니다.
일종의 효과음이겠지만 현송이가 불꽃놀이 소리를 너무나 무서워해 무척 신경쓰이더군요,
호텔로 돌아와 온천을 가기위해 방을 나서는데 옆 방에서 현송이도 온천채비를 하고 나옵니다.
"현송아 괜찮았니?" 라는 내 물음에
"예, 아줌마. 저 화장실에서 귀막고 있었더니 하나도 안들렸어요.'
해맑게 대답합니다. 휴~~ 다행.
엄마는 주무신다는 걸로 보아 역시나 몸 상태가 안좋으신듯. 걱정되네요.
어쨌든 우리는 충분히 온천을 즐기고 룸으로 돌아와 깊은 잠에 빠집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저의 무척 바람직한 습관 중 하나가 특별한 일이 있지않는 한 반드시 다섯시 이전에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선 꽤 괴로운 습관이기도 하지요.
다섯시도 안돼 일어나 하릴없이 업치락 뒤치락....
6시가 되기가 무섭게 중앙관 지하 1층에 내려가 온천을 하고...
슬슬 산책에 나섭니다.
제가 도야에 숙소를 잡는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새벽산책 하기에 좋기 때문이랍니다.
조금 걸어가다보니 지인 역시 산책을 하는 중이네요.
자전거를 타면 참 좋겠다는 말에 호텔 로비에 있던 자전거가 생각나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서 자전거를 빌려봅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대여가 안된다는 것을 대한민국 아줌마 파워로 빌렸습니다. 대당 500엔 .
요테이산이 구름 모자를 썼습니다. 재미있군요.
와~ 몇 년만에 타보는 자전거인지...
호숫가에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끝내줍니다. ㅎㅎ
기분이 좋아 괜시리 옆에 가는 사람들에게 팍팍 인사도 날리고요...^^
도야호의 아침이 참 좋습니다. 좋은 곳에서 머물러 더욱 더...
만세각에 묵으신다면 꼭 아침에 자전거 빌려 한번 타보세요.^^
호텔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고 체크 아웃을 하려는데 우리방 키 하나가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룸을 발칵 뒤집어 찾았습니다만 도대체가 나올기미가 안보여 포기하고 나서는데
문득 식당에 갈 때 아들녀석의 반바지 주머니에 넣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들 녀석은 어떻게 자기 주머니에 열쇠가 들어갔는지 의아해 했지만 시치미 뚝 떼고 젊은 녀석이 그렇게 정신이 없냐며
덤터기를 씌웠지요.ㅎㅎㅎ
그바람에 체크아웃이 예상보다 20분 정도 늦어졌습니다.
신치토세까지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루트를 잡고 달렸습니다.
시코즈코 옆으로 지날 때 시코즈코도 잠시 즐기려 했던 건데 가다보니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
볼 수가 없었네요. 전망대를 지나쳐 버린 것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렌터카 영업소에서 지정한 주유소에서 마지막으로 주유를 하고 렌터카 사무실을 찾아가는데
네비가 제대로 한 건을 해주네요.
엉뚱한 곳을 헤매느라 30분 정도를 소비한 듯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시간이 없었으면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무사히 렌터카 반납을 하고 렌터카 회사의 셔틀버스로 치토세 공항으로 이동,
가족들에게 나누어 줄 선물로 북해도산 과자류들을 사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한동안 카페 회원님들을 인솔하는 여행 만을 다니다가
모자와 모녀... 넷이서 오붓하게 떠난 북해도 자동차 여행,
제게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곳이어서 지역에 대한 설레임은 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여행이고 동행했던 지인과도 잘 맞아 부담없이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내년엔 가을에 도동쪽으로 다시 한번 렌터카 여행을 해보고 싶네요.
갈수록 기억력이 가물가물...
행복했던 시간들을 부족한 사진과 글로나마 간직하고자합니다.^^
첫댓글 잘 봤습니다.
우연히 들렀다가 ~
자세히 그려진 대로 혹카이도를 찾고 싶네요.
사철 다~.
좋은 그림, 꾸밈없는 자연스런 이야기
사소한 것 같지만 꼭 필요한 팁
고맙습니다.
제가 가고 싶었던 홋카이도를 제대로 잘봤습니다.
겨울 홋카이도만 생각하고 있다가
좀 낯설기도 했지만
사진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감사해요~^.^
일드 "북의 나라에서"를 보고나서는
후라노 비에이쪽에 가서 지내보고 싶을정도로 빠져있던차에
우먼파워님의 여행기가 더욱 부채질을 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