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한평생 사명은 먼저 그리스도의 어머니
그 다음으로는 인류의 어머니가 되시는 것이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St. Augustine)의 말처럼 성삼위께서는
영원으로부터 깊이 생각하신 끝에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쓰시려고
성모님을 준비하시고 창조하신 것이다.
그리하여 성모님은 주님을 잉태하게 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날부터 놀라운 일에 발을 들어놓으셨고
그 후로 줄곧 집안 살림을 맡아 돌보는 바쁜 어머니가 되셨다.
성모님이 맡으신 이 일은 처음 얼마 동안은 나자렛 마을에 국한되었으나
이 작은 집은 곧 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당신의 아드님은 인류안에 퍼져 나갔다.
그리하여 집안 살림을 돌보는 성모님의 일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나자렛으로부터 크게 번창한 구속 사업은 성모님 없이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가 주님의 몸을 돌보다 드린다는 것은
단지 성모님이 하시는 일을 도와 드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도직은 바로 이러한 성모님의 어머니 역할을 거들어 드리는 것이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성모님은
'나는 원죄 없는 잉태로다' 하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의미로
'나는 사도직이로다' 하고 선언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영혼들을 돌보는 어머니 역할은 성모님의 본질적 임무이고
성모님의 삶 자체이므로 우리가 성모님의 어머니 역할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성모님과 참으로 일치했다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다시 한 번 밝히고자 하는 것은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에는
영혼들을 위한 봉사가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어머니 역할을 하지 않는 성모님'과 '사도직 활동을 하지 않는 신자'는 일맥상통한다.
이 두 경우는 모두 불완전하고 비현실적이며 하느님이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레지오는 어떤 일들을 생각하는 것처럼
성모님과 사도직이라는 두 원리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성모님이라는 단일 원리 위에 세워져 있으며
이 원리 안에 신자 생활의 모든 본질이 전체적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