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손님 두 분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서울을 떠나 여기저기 두어 군데를 들렀다 오시느라 저녁 무렵에야 여기 봉화 숙소에 도착을 했는데요,
이미 사전에 제가 부탁을 했던 재료들을 사오셔서... 간단한 스페인 식으로의 저녁을 먹으며, 모처럼 회포를 풀었답니다.
그런데 그 얘기야 그렇다 쳐도,
그 손님들이 돌아간 오늘 우리에게 벌어졌던 일을 그냥 넘길 수가 없어... (매우 긴 얘깁니다만)
두서 없이 그 얘기를 늘어놓으려고 합니다.
근데요 그분들이, 오늘 돌아가는 길에도... 여기저기 몇 군데 들를 곳이 있다며, 아침에도 좀 일찍 나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손님들이 돌아가는 길에, 나도 (그 차에 타고)... '봉화 알기 되는 대로 여행'을 해야겠다.' 며, 따라 나섰는데요,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 근방의 두어 군데에 차를 세워 사진을 찍기도 했고,
'춘양'을 지나... 거기서 '영월'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전에도 제가 언급했던 대로, 그동안 제가 타고 다니던 자전거가 빵꾸가 나... 거기 '애당'이란 곳에 세워둔 상태였거든요?
제 지난 '봉화 알기' 출타 때, 그 사실을 확인하던 날(그 날도 자전거를 타려고 거기에 도착했는데, 자전거 앞 바퀴가 팍 가라앉아서)...
'이제 이 여행도 그만 둬야 하나?'(자전거가 없으니)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다면, 걸어서라도 하자!'며, 자전거를 그 자리에 묶어둔 상태로 걸어서 그 주변의 골짜기를 돌았거든요?
그러다 또 비오는 날도 한 번 더 했구요.
근데요, 사실은... 제가 자전거가 빵꾸간 난 걸 확인한 그 날, 저는 그 골짜기에서(도로에서) 한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요,
길에서 마주친 노인께 인사를 했던 것이, 그 분이 호감을 가졌던지 저와의 대화로 이어져, 그 분이,
"여기서 뭘 하기에 이렇게 다니느냐?"는 질문까지를 받다 보니,
그 얘기까지 하게 되었었는데요(자전거 빵꾸),
그 노인이 나중에는,(이런저런 복잡한 얘기를 나눴지만, 다 거론할 수는 없고)
"그러면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자전거를 버릴 수밖에 없지 않겠소?" 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그 자전거를 버립니까? 여기 교육을 주관하는 한 분이 타라고 자신의 집에 (안 타던)있던 자전거를 주었던 건데요..." 하면서,
"설사 자전거를 버린다 해도, 그 자리에 묶어놓은 채로 둘 수는 없고(애먼 마을에 쓰레기로 두어선 안 되겠다는 판단으로)... 최소한 '춘양'의 자전거포에 갖다 주던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했더니,
"그럼, 나에게 주슈!" 하시기에,
"그건 좋지요! 그러면 제가 그 자물쇠 비밀번호와... 만약의 경우를 위해 제 전화번호를 적어드리겠습니다." 하면서,
그 자전거 문제를 해결했었거든요?
(그 때 저는, '아 절묘한 순간에 이 영감님을 만나... 내 부담스러운 문제 하나가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구나!' 하는 심정이었답니다.)
근데요, 저는... 그 영감님께서, 그 날 말씀하셨던 대로... 자기 아들에게 부탁해(트럭이 있다고 했슴) 그 자전거를 춘양에 가져가서 바람만 넣어, 본인이 자기 마을 주변에서 타시겠다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그 뒤, 두어 차례 더 그 곳을 통과하면서 (버스에서)보니, 여전히 그 자전거가 거기에 묶여 있기에,
'그 영감님이... 그럴 수가 없으셨나 보다......'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면, 어떻게든... 내가 그 뒤처리를 해야만 하는데......' 하는 부담감이 가득한 상태였는데요,
이제 이 교육도 거의 끝나가는데, 그 전에... 그 일을 마무리를 지어놓아야만 할 것이었답니다.
'언제 그 귀찮은 일을 한다지?' 하는, 늘... 마음이 무겁기만 했었는데요,
오늘, 역시... 그 곳을 지나면서는, 제가,
"저기... 제 자전거가 있는데......"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물론 저는 오늘도, 그 주변에서 내려(차에서), 한 골짜기를 걸어서 돌아다닐 생각이었고)
그곳을 지나치긴 했는데,
손님 중 운전하시는 분이,
"그럼, 저 자전거를... 남궁 선생 말대로, 차에 태워 '춘양'의 자전거포에 갖다 놓을까요?" 하고 묻는 거 아니었겠습니까?
그런데도 저는,
"안 됩니다. 차에 들어가지도 않을 터라... 나중에, 제가 어떻게해서라도... 트럭을 구해(부탁을 해), 실어가야만 할 거라서요......" 하는데,
"이 차에도 들어가는데?"
"아녜요!"
하다가,
"이 차(SUV), 뒤 의자를 접으면 가능하다니까요." 해서야,
"그렇게 합시다!" 하고 다른 분도 동의를 하니,
"그래도 됩니까?" 하고, 저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고민 거리를 해결하기에 이르렀답니다.
더구나 차를 돌려 거기 보건소 담장 철재에 묶어놓았던 자전거를 확인했던 그 분이,
"이거... 자전거 튜브만 갈면, 한동안은... 너끈히 탈 것 같은데..." 하기에, 저는 또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그렇게 결국, 그 자전거를 차에 싣고, 차를 돌려... '춘양' 자전거 포에 맡기기에 이릅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는 (자전거를 오후 4시까지 찾아가기로 하고) 다시 차에 올라, 원래의 그 위치로 향하는데,
"남궁 선생, 오늘 계획이 뭐였지요?" 하고 묻기에,
"예, 아까 자전거 세워놓았던 곳을 조금 더 지나... 차에서 내려, 두 분과는 거기서 헤어진 뒤... 저는 그 산쪽의 골짜기로 걸어서 돌아다니다... 오후에 자전거를 찬으러 춘양에 돌아가면 될 겁니다." 했는데,
"그럼, 우리... 아예, '영월' '김삿갓면'에 있는, 우리가 잘 아는 어떤 노 부부의 집에 같이 가지 않겠어요?" 하고 묻는 거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그 말을 듣고 보니, 못 갈 것도 없겠드라구요.
더구나 그 골치 아팠던 자전거 문제도 해결된 뒤라, 뭔가 마음이 가볍기만 한 상태였기에...
"그럼, 그럴까요?" 하고 저도 충동적으로(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려,
애당초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자전거 문제도 그랬고) 상황에 저를 던져버렸던 겁니다.
그러니까 그 주변 어딘가에서 헤어졌어야만 했던 우리는, 이제 셋이 (한 팀이?)되어... 영월의 어떤 계곡으로 향하는, '여행객'(?)의 입장으로 바뀌었던 겁니다.
그러니 저는 룰루랄라(?)... 그 분들도 '잘 됐다'며, 가벼운 모습들이어서...
갑자기 노인 세 명이 어딘가 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확 뒤바뀐 상황이었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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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얘기가 길어지네요.
(길어지지 않을 수 없는 얘기랍니다. 그래서, 한 번에는 못하고.... 나눠서 하기로 하겠습니다. 내일 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멈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