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보일러 고장 났다고 서비스 센타에 전화했더니
직원이라고 와서는 보일러 분배기를 파이프로
탕탕 치면서 분배가 안되서 그렇다고, 방마다
분배가 안되서 그러는 거라고 불만을 터뜨리더니
그냥 가고. 보일러가 고장인데 왜 기사가 분배기를
두드리며 불만이었을까?
어떤 이는 눈을 돌려 책상 밑까지 샅샅이 훓고
가고
또 어떤 이는 은근슬쩍 사진을 찍어 가고
어떤 이는 컴퓨터 운영프로그램 다시 깔아야
하길래 불렀더니 미러 바이러스 깔아놓고 가고
그날 바로 작동이 되지 않아 다시 연락했더니
전화 불통
어떤 이는 불필요한 보일러 연통 설치하고 가서는
대포 소리 들려 잠 못 잔다고 연락했더니
서로 나 몰라라
어떤 이는 고장 난 계량기 숫자도 알려주지 않고
가져가더니 며칠 뒤 검침하러 온 여자가 새로 단 계량기라 해도
숫자가 작은 게 수상하다며 벌금 물리겠다고 협박하고
도시가스 직원들끼리 소통 불가라 자신들은
관계없다나 뭐라나 하면서 끝까지 자신이 들어오겠다며
협박하더니 결국 들어와서야 숫자 적고 나가고
어떤 이는 보일러 설치한다며 기사와 함께 와서
안방에 7권 올려둔 책을 보면서 기사에게 불만을 토하더라
쓸데없이 책만 사서 돈을 다 쓰고 있다나
어떤 이는 어떻게든 내 집에 들어오겠다며
온갖 핑곗거리를 만들더니
어떤 여자는 명부에 내가 사인하지 않자
자신이 대신 이름 쓰고는 나더러 사인하라길래
하지 않았지만 됐다는 듯 환하게 웃으면서
그 이름 지우지 않고 알았다며 가더라.
그 이름을 어떻게 사용했고 사인은 누구 사인을 했는지
모르지만 뒤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 없으니
그 후에 벌어진 일이 어떤 것인지 결과도 모를 수밖에.
어떤 이는 내 집만 식구 변동이 있어서 조사를 해야 한다며
수시로 호구 조사 서류 내밀어 사인을 받아 가고
무슨 식구 변동이 있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몇 번 사람을 바꿔 오면서 그러더라.
다른 집은 할 필요 없다고 하면서.
나에게 불만을 품은 자들이 왜 그렇게 많은 것인지.
내가 그들 하나 하나에게 욕이라도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