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초등학교때는 우리집 무지 잘나갔다..
할아버지랑 아빠, 다들 육성회장 하고 교장한테 돈을 많이 퍼부었는지..
딴애들 교실에서 팔팔 올림픽 볼때, 나는 교장실에서 다과 들면서 교장이랑 팔팔 올림픽 봤다..
주말마다 백화점 가면 점원들이 나와서 꾸벅인사하고, 주차가지 해줬다..
기사아저씨에다, 일하는 아줌마 둘에, 공주처럼 자랐다..
그런데..
중학교때 울 집 쫄딱 망하고, 울 아빠가 할아버지 재산까지 다 말아먹고 아빠 형제들은 원수지간처럼 됬다.. 그 후 난 내 살길은 내가 잘나야 한다는걸 일찌감치 눈치채고 공부했다..
전교일등을 내리 놓치지 않았는데..
신장염에 걸렸다.. 재발하기를 5번째.. 고등학교 내도록 학교 다닌 날보다 안다닌 날이 더 많았따.. 울엄마가 대리출석해서 출석일수 부족은 겨우 면할 수 있었다..
한번만 더 재발하면 신장이식해야하고, 신장이식 할때까지는 혈액투석해야 한다고 햇다..
정말 암담했따..
교회를 열심히 나갔는데 기적같이 병은 더이상 재발하지 않앗다.. 열심히 공부해 들어가기 어렵다는 K대 들어갈수 잇었따.. 꿈만같았다..
대학내도록 미치도록 힘들었다.. 등록금을 한번도 집에서 받은적이 없다.. 학기중에 과외 5탕씩 뛰고 장학금 받으려면 코피 쏟아야 했다.. 그렇게 모은 등록금, 울 아빠가 노름한다고 가지고 튀었다.. 학교 휴학까지 하면서 모은 등록금 이었건만..
겨우 대학졸업하고 대학원 가기로 결심했다.. 전공이 전문적인 것이라, 대학원을 가는게 유리했다.. 밤일, 낮일 가리지 않고 등록금 모아서 대학원 합격하고 등록했다.. 울 엄마 아빠 서로 바람피고 아빠는 엄마 죽어라 때리더니 결국 엄마 집나갔다..
대학원 다니면서 동생 둘 먹여살리며 살림해야햇다..
덕분에 좋은 성과 낼 수 잇었다.. 내가 연구한 것으로 특허를 여러개 따냈고, 해외 저널에도 냈다.. 연구비도 꽤 땄다..
하루종일 실험하면서 밤에 과외하니까 수시로 코피를 달고 살았다..
울아빠 맨날 전화해서 몇십만원씩 달라고 그런다.. 지금 관리비 내러 간다고 하면서, 집전화 끊어진다면서 지금 은행이라고 공과금 낸다고 그런다.. 그래서 돈부쳐주면 다 거짓말이다..
집전화는 여전히 끊겨있고, 관리비 안내서 수도물도 단수됬다..
울 예비신랑 만났다.. 좋은학교에 박사학위 받고, 외국에서 초청되서 연구원으로 나와 함께 년말에 나간다.. 나만 사랑해주는 따뜻한 사람이다..
결혼날자 잡고 잠시나마 행복할까 했다..
울 아빠 예비신랑한테 전화해서 거짓말쳐서 천만원 빌렸다.. 당장 집에서 쫒겨나게 생겼다고 월세를 빌려달라고 햇단다..
시골이 고향인 울 오빠, 자취집 전세를 월세로 돌려서 천만원 나모르게 해줫다.. 울 아빠 그 돈으로 노름으로 해먹었다는 것 알고, 나 이 남자랑 헤어질 결심했다..
이 남자, 그냥 살면서 갚아나가자고 한다.. 시골계신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고..
집에서 나 결혼자금 일원도 못대준다.. 그걸 아시는 시부모님, 예단같은거 암것두 하지 말라고 하신다.. 300만원 내 통장에 몰래 넣어주시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라고 하신다..
그 돈 울아빠 가져갈까봐 노심초사 한다..
결혼 삼개월 앞두고 아빠가 행방불명됬다.. 술먹고 택시기사 때려서 전치 13주 나왔단다.. 나보고 합의금 삼천만원 만들어가지고 오란다.. 예비신랑한테도 전화해서 난리났다..
나, 죄송하지만 그냥 형을 사시라고 했다.. 울 시부모님, 결혼식때 나 친정아빠 손 못붙들고 입장하는거 불쌍하다고 우시면서 위로해주신다.. 울아빠랑 정말 비교된다..
울 엄마 아빠 교도소 간거 알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나 결혼한다고 주변한테 얘기해서 친척들 한테 몇백 받았다.. 아무 소식 없다.. 내가 폐백비 20만원만 달라고 하니까, 돈없다고 니 돈으로 하랜다.. 나 울고 불고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돈 없다는데 할 말이 없다..
나 담주 일욜날 결혼한다... 남들은 몇천가지고 준비 하지만, 나는 돈백만원도 안들엇다..
상견례부터, 한복, 예물, 신혼여행, 예단, 식장비용, 식사비까지 모두 울 시부모님이 부담하셨따..
친정이랑 연 끊고 싶다..
엄마 아빠한테 돈 대준것만 사천만원이 넘는다.. 이제 칠백 남았다..
이번학기가 졸업인데, 마지막 등록금을 예비신랑이 내주겠다고 한다.. 나 졸업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부끄러워서 숨고싶다..
첫댓글언제나 누구에게나 친정은 좋고 시댁은 나쁜 것은 아니지요. 님의 인생의 행복은 결혼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사셨네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힘 내시고, 좋은 분, 좋은 시부모님 만나셨으니 앞으로 행복하게 즐겁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첫댓글 언제나 누구에게나 친정은 좋고 시댁은 나쁜 것은 아니지요. 님의 인생의 행복은 결혼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사셨네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힘 내시고, 좋은 분, 좋은 시부모님 만나셨으니 앞으로 행복하게 즐겁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님 대단하십니다...마니 힘드셨을텐데...신랑만나셨으니 이제 행복할일만 남았을겁니다.. 님은 이제부터 행복시작일겁니다..시댁에 잘하시구요..결혼 추카드리고 행복하세요~~
진심으로 결혼 축하드려요....좋으신분 만나신거 같은데 아무쪼록 행복하게 시부모님 잘 섬기고 잘 사세요..
이제부터 행복이시네요..^^ 좋은 분 만나셨으니 앞으로 행복하실 일만 남으셨네요.. 결혼 정말 축하드리고요,, 그 동안 힘드셨던거 다 잊으시고 시부모님사랑,남편사랑 듬뿍 받으시면서 행복하게 잘 사시길 바랍니다..^^ 추카추카~!!
앞날은 존 일만 있길 바래요^^
좋은 시부모님 신랑 만나신게 님의 행복이시네요. 앞으로 행복하시길 빌어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