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2-48, 추석 일정 두 번째 의논
"엄마, 안녕하세요? 식사했어요?"
"은영이가? 엄마 지금 미용실에 파마하러 왔다. 선생님하고 같이 있나?"
"예, 여기 있어요. 선생님 옆에 있어요."
"선생님 좀 바꿔라."
"자요. 엄마!"
전화를 걸어드리고 스피커를 켜서 옆에서 들었는데, 은영 씨는 마치 자기만 들은 사람처럼 어서 전화받으라며 다그친다.
'우리 엄마야!' 하는 우쭐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선생님, 나 미용실에 왔어요. 아침에 안과 진료 갔다가 머리 파마한다고."
"어디 불편하세요? 안과는 왜요?"
"백내장 수술하고 계속 눈이 침침해서. 오늘은 병원비가 꽤 나왔네. 치료도 한참 받았고."
"그러셨어요? 아침에 은영 씨와 남상면사무소 다녀왔습니다. 국민지원금 신청해서 받았어요."
"은영이도 공돈 생겼네요. 맛있는 것 사 먹어야지."
"은영 씨와 박상재 아저씨 댁에 잠깐 들렀는데, 어머니 모시러 갈까요?"
"아니요. 이제 들어와서 한참 걸려요. 아직 머리도 못 말았어. 그냥 일 보고 들어가요."
"그럴까요? 그럼 어머니 머리 예쁘게 하시고 천천히 들어가세요. 어머니 뵙고 다시 의논드리려고 했는데, 이번 명절에 은영 씨는 언제쯤 어머니 댁에 가면 될까요?"
"글쎄요, 명절이 몇 일이지요?"
"9일부터 연휴고 10일이 추석입니다. 추석 전에 은영 씨와 장을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에도 아들이 다 해온다고 해서 별로 장 볼 게 없지 싶어요."
"8일에 은영 씨와 어머니 모시러 가겠습니다. 가족들 모이면 드실 음식이나 간식 좀 사면 어떨까요? 오후에 어머니 댁 청소도 좀 돕고요."
"그러면 되겠네요. 그럼 은영이 그날 집에 오면 되겠네. 선생님도 추석 쇠고, 은영이는 연휴 끝나고 가면 되잖아요."
"그럼 은영 씨는 8일에 가서 가족과 연휴 보내고 13일 오후에 제가 출근해서 귀가 돕겠습니다."
"그렇게 해요. 선생님도 추석 쇠셔야지요."
"어머니, 감사합니다. 그럼 8일에 은영 씨와 어머니 댁으로 가겠습니다. 그날 따님과 장 보는 것 도울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예, 알았어요."
2022년 9월 1일 목요일, 김향
추석을 평범하고 평안하게 맞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넉넉합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