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배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고 있다.한강을 끼고 형성된 배 모양의 잠실이다.
서쪽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서 바라본 잠실은 배가 동쪽으로 가는 모양의 행주형(行舟形)이다.
기세 좋게 달려가는 배모양의 잠실은 역사 문화 관광 체육 등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유엔환경계획(UNEF)이 공인하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송파(松坡)다.
행주형(行舟形) 잠실은 마치 배가 동쪽으로 힘차게 힘차게 내닫는 처럼 움직이고 있다.
항상 뱃머리에는 돛대가 불쑥 돋아있게 마련이다.그래서 잠실은 동쪽에 높은 건물을 집중 배치하였다.
잠실 동쪽에 서울의 랜드마크' 123층의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가 높다랗게 들어섰다.마치 뱃머리의 돛대처럼.
배 뒷쪽에는 늘 아주 시끄러운 기관실을 둔다.잠실 서쪽 후미에 해당하는 서쪽에 종합운동장시설을 두었다.
옛부터 배는 온갖 금은보화와 곡식을 싣고 무역을 하였다.
행주형 명당은 상업으로 큰 부를 이룰 수 있는 땅으로 여겼다. 잠실은 조선후기 송파시장이 있었던 곳으로 도성안 시전상인들의
금난전권을 피해 형성된 상설시장으로 도가상업(都賈商業)의 근거지였다.삼남지방(경상도·전라도·충청도)은 물론 동북지방 물산의 유통이 활발해 전국 15대장의 하나로 번창했다.그만큼 부가 풍부한 지형이란 얘기다.

원래는 살곶이벌 뚝섬의 남동쪽으로 불쑥 돋아난 자양반도 끝자락 잠실이었다.그 잠실은 풍수상으로 햇살이 잘 드는 양명(陽明)한
땅이었다.강북산남(江北山南)의 땅은 양(陽) 기운을 안고 있다고 했다.양명한 살곶이벌을 천하의 화양(華陽)의 땅으로 여겼다.
화(華)는 빛나는 꽃을 상징한다.또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한양의 진산 북한산을 이 땅의 중심이 되는 화산(華山)으로 불렀다.
그 화산의 남쪽에 있는 기(氣)가 왕성하고 양명한 땅이라고 해서 화양(華陽)으로 이름을 지어 불렀다.최고의 명당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중종 15년 큰 홍수가 났다.그때 자양반도는 샛강이 나면서 강남의 섬 잠실도와 부리도(浮里島) 두 섬으로 갈라진다.
살곶이벌은 남동쪽 잠실로 불쑥 내밀고 내닫는 모양을 하고 있다.마치 해안의 곶(串) 모습을 하고 있다.힘찬 양(陽)의 기운이다.
잠실쪽의 샛강가는 오목하게 들어간 모양이다.마치 해안의 만(灣)처럼 생겼다.북쪽에서 밀고들어오는 기(氣)를 받아내는 형국이다.
마치 여자의 품처럼 양기를 받아내는 잠실이다.그래서 잠실은 음(陰)의 기운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 옛날 전성기 동잠실이다.세종 때 잠업을 국가적으로 장려하면서 살곶이벌 남동쪽에 잠실도회를 두었다.
잠실도회를 이어 한양도성 동쪽에 번성하였던 동잠실이다.거대한 뽕밭을 중심으로 잠업농가가 밀집되어있다.
1940년 대까지만 해도 수령 500년의 뽕나무가 5천여 평에 빼곡하게 들어찼다고 한다.해방 후 뽕밭이 없어졌다.
그 자리에 땅콩 조 채소 등 돈이 될만한 특용작물이 대신 들어섰다.그 주위에 거대한 백사장이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에서 안산(案山)이 있다.혈자리에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받쳐주는 책상과도 같은 안산(案山)이다.
그 안산을 실(實)하게 잘 관리 유지해야 그 도시가 불행이 없고 번창한다고 믿었다.그래서 안산을 실하게 유지 양성해야 했다.
이를 양안(兩案)이라고 했다.안산 주위에 누에가 잘 먹어대는 뽕밭을 조성했다.그 도시가 번창하고 불행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한양의 안산(案山)에 해당하는 남산(南山)이다.그 생김새가 마치 누에처럼 생겨 누에봉 잠두봉(蠶頭峰이라고 불렀다.
한양의 안산을 잘 길러내는 양안(養案)에 늘 관심을 두고 집중했다.이곳의 양안은 곧 풍수 누에를 먹이기위한 뽕나무를 심는 일이다.
뽕을 심되 동서남북 사방에 심어서 왕성하게 안산을 길러내는 양안(養案)을 해야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단지에 남겨 보존하고 있는 두 그루의 660년된 뽕나무다.옛 잠실을 상징한다.
한양 도성 밖 동서남북에 네개의 국영뽕밭과 잠실을 두었다. 동잠실은 바로 아차산 밑 한강연안이다.서잠실은 연세대가
자리잡은 연희궁 일대이다. 북잠실은 선잠단(先蝅壇)이 자리잡고 있던성북국민학교 앞 일대다.남잠실은 여의도 둑 공사 때
폭파해서 매몰시킨 밤섬에 있었다.그리고 잠원동 신반포에 이르는 한강연안에 신잠실 중간잠실을 조성하였다.
잠실(蠶實),풍수지리에서는 큰 변화를 예고하는 이름이라고 했다.특히 동잠실은 더욱 그러하다고 했다.
누에의 먹이감,뽕잎이다.뽕밭의 잠실이다.누에는 속성상 뽕잎을 마구 먹어댄다.
누에봉 주위에 먹잇감으로 조성한 뽕밭이다.뽕잎을 마음껏 먹고 누에가 실하게 자라라는 염원을 담고 있는 잠실이기에 그렇다.
동잠실의 변화는 그저 상전백해(桑田碧海) 정도가 아니다.천지개벽의 놀라운 변화를 단기간에 보여주고 있다.
송파를 이루고 있는 각 지역들을 살펴보면 이미 풍수나 역사적인 유래가 매우 깊은 곳임을 알 수 있다.
임경업장군이 말을 얻어 물을 먹였다는
마천동, '가히 넉넉하게 살만한 땅'인 가락동. 산으로 둘러싸여 삼태기처럼 생겨
아늑하고 평온한 곳으로 마을 사람들이 군사를
조직해 오랑캐를 물리쳤다는 방이동, 세종이 누에고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길렀다는 잠실동, 나루에 흙이 밀려와 밭을
이뤘다는 삼전동, 문씨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물맛이 좋다는
문정동 등 등......이처럼 '500년 도읍지'로서의 송파는 마을마다
유서가 깊고 설화와 내력이 풍부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