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글을 올리면서 이젠 잠잠해진 우리 까페에 또다시 정치논쟁의 불씨를 일으킬지 혹은 분란을 일으킬지
심히 염려되며 지극히 조심스럽고 죄송스러우나 우리 까페의 동기의 한사람이자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종교계까지 이렇게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하오니 동기 제위 여러분께서는 제뜻을 헤아려 주시기 바라며
특정종교계에 일어난 사실에 대해 행여나 불쾌한 점이 있었다면 용서 바랍니다.
매주 성당에 나가면 주일미사때 해당 교구청에서 발행하는 <주보:主報>를 읽게 됩니다.
여기에는 주로 본당행사 안내와 신앙생활에 대한 참된 삶의 진리와 우리 자신의 몸가짐과 행동에 대한 좋은 말씀이
게재되는데 지난주 천주교 대구대교구 <주보>에 실린 글이 제 뜻과 도저히 맞지아니하여 대구대교구 홈페이지에 이를
항의 하였고 대구대교구 주보를 담당하는 편집국 신부님의 사과의 글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주보>의 내용중 일부분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 아 래 --
1.<주보> 2면 에 <비천한 노무현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올린글 <작가:윤지강 女 세례명:젬마>
비천했던 대통령 노무현
윤지강 젬마 / 소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있던 날, 저는 속초의 한 음식점에 있었습니다. 앞에 앉아 있던 지인이 갑자기 ‘노무현이 죽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개를 돌려 텔레비전을 쳐다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믿을 수 없는 자막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보리밥에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어 막 비비고 있을 때였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팠고, 살아 있다는 것이 부끄러웠고, 죄인이 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보리밥을 한 숟가락 떠서 꾸역꾸역 입속에 우겨 넣었습니다.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2002년, 대통령 선거가 있기 며칠 전의 토요일, 모임이 있어 저는 만두를 빚었습니다. 다진 김치를 양파 망에 넣어 커다란 돌로 눌러놓던 저는 실수로 돌을 떨어트렸고, 엄지발가락을 찧고 말았습니다. 그 날 저녁 만두를 내놓은 저는 간곡한 음성으로 부탁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우리 역사의 진보를 위해, 노무현 후보에게 한 표를 주시기 바랍니다.” 그 날, 돌에 짓찧어 부서진 발톱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몇 달이 걸렸지만, 저는 영광의 상처가 자랑스러웠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던 순간의 벅찬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땡볕에 갈라진 논이랑처럼 깊게 주름이 팬 그의 얼굴은, 평생을 논밭에서 살아낸 ‘대한민국 농민’의 얼굴이었지요. 그의 환하게 웃는 모습은 하회탈과 너무도 흡사했지요.
선거 바로 다음날 인사동에서 망년회가 있었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저는 자리에 앉자마자 들뜬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이 아닌가! 홍경래가 이루지 못한 혁명을 우리의 노무현이 이뤄냈다.” 흥분한 제 말에 좌중이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습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제가 들어가기 방금 전까지 노무현 반대파와 지지파가 극렬히 대립 중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은 ‘백성의 것’이라는 기치를 들고 부패한 조선 왕실에 대항한 홍경래는 당시의 민중에게 저항과 변혁의 상징이었습니다. 정주성에서 관군과 대치하던 홍경래는 끝내 비운의 죽음을 맞았지만, 조선 민중은 그가 죽지 않고 하늘을 날아 정주성을 탈출했다고 믿었습니다. 군사력과 정치력에서 한계를 드러냈지만, 홍경래는 부패할 대로 부패한 중세사회를 극복하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한 영웅이었습니다. 그 날 망년회 자리의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비천한 ×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노무현은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도 아니었고, 찢어질 듯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겨우 상고를 졸업했을 뿐입니다. 보수 우익 진영이 노무현을 그토록 혐오한 것은 그가 비천(卑賤)한 대통령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들은 자기 집에서 부리던 종놈이 어느 날 집을 나가 벼락출세해 돌아온 것처럼 눈꼴이 시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우상처럼 숭배했던 노무현을 어느 날 버렸고, 조중동의 미친 춤바람에 휩쓸려 함께 욕했습니다. 그 날 한 작가가 묵직한 음성으로 뇌까린 말은 영원히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아암. 비천하지! 비천해! 비천하고말고! 날 비(飛)! 하늘 천(天)!” 노무현, 그는 비천(卑賤)하고 비천(飛天)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는 제가 사랑했던, 단 한 명의 대한민국 대통령이었습니다.
2.제가 천주교 대구대교구 홈페이지에 올린 항의 글 입니다.
찬미예수님!
저는 이글을 올리려고 오늘 대구대교구 웹회원으로 가입한 수성구 두산동성당의 김 안드레아 라고 합니다.
글을 올리려 했으나 벌써 다른 형제,자매님께서 저와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기에 여기에 댓글을
답니다.
그동안 미사참석때 <대구주보>를 보는데 본당소식과 신부님의 말씀을 먼저 보고 다음에 작가이신
젬마 자매님의 글을 읽게 됩니다.
젬마님의 글은 우리 생활주변에서 흔히 일어날수 있는 신앙생활생활의 문제점을 쉽게 풀이하여
현실에 맞게끔 지적하여 정말 공감을 하고 한번도 뵌적이 없으나 참 고맙게 잘 읽었답니다.
그러나 어제 <주보>에 실린 <비천한 대통령>이란 글을 읽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형제,자매님 중에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수 있을진데 이렇게 한쪽의 사회적이고 정치적
성향의 글을 주님의 거룩한 제사를 모시는 미사시간에 읽어야 하나요?
저는 이 게시판에 정치적인 의견을 올리고자함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고인이 되신 그분은 일찍 세례를 받았으나 냉담생활을 하다가 자살한 분 입니다.
그분을 애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그 심정이야 이해를 합니다만 우리 카톨릭에서는
타 종교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살을 아주 금기시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제자 유다가 밀고 하고 죄책감에 목을 매어 자살 하는데 이후 더욱더 자살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고인을 조선후기 평안도 일대에서 민란을 일으킨 <홍경래>와 비유 하여 찬양을 하더군요.
홍경래등이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에서 민란을 일으킨게 1811년(순조11년)이니 지금부터 약 200년 전의 일입니다.
과거에 급제하고 上京한 홍경래는 서북지방 출신의 차별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낙향하여 김사용,김창시등과 규합하여 거병하니 조선시대 동학란 이전 최대의 민란이었습니다.. 순식간에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를 점령하고 관군들의 항복을 받고 조선시대 안동김씨<저도 안동김씨 입니다> 일가의 세도정치에 따른 부정부패 와 매관매석을 철폐하고 <이상향>을 꿈 꾸다가 이후 6개월 만에 민란은 진압되고 참수를 당하게 됩니다.
물론 그 당시 뜻이있어 민란을 일으켰지만 그는 자살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는 조선시대의 혼란기였고 더구나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당하고 순교를 하신 암울한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임대통령의 자살사건과 200년전의 <홍경래란>이 왜 같이 비유 됩니까?
그때와 같이 지금도 암울한 시대입니까?
천주교인이라고 해서 우리는 순교를 당합니까?
일요일 주일미사 참례를 남이 볼까봐 지하에서 숨기면서 미사를 보아야 합니까?
옛날같이 임금<대통령>을 비난하면 끌려가서 참수를 당합니까?
아닙니다!
다음 주보에 대구주보 편집실 담당자 께서는 이번 파문에 대한 해명의 글을 실어주십시요.
수많은 형제,자매님 들이 상처를 입었나이다!
제글이 과격하였다면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 하여 주소서!!
3.다음은 대구대교구 <주보>발행 편집국을 맡고 계시는 사목국장 신부님의 사과의 글입니다.
6월 7일자 대구주보 2면 원고에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글이 실렸습니다.
필자의 생각과 저희 교구의 공식입장과는 이견이 있음을 미리 밝히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또한 이번 일로 인해
신자 여러분들께 우려와 염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동안 계속 집필해 오셨던 분이라,
주보가 나가기 전에 면밀하게 원고의 내용들을 검토하지 못하였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대구대교구 전교구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보에 신앙적이지 못한 개인의 사견을 실어
논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의견은 사람들마다 서로 다를 수 있고
또 특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의견의 다름이 서로에게 민감하게 다가갈 수도 있음을 주지한다면
저희 편집자들의 이번 잘못은
신자 여러분들께 큰 상처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또 저희의 이 잘못으로 인해
아물어가던 상처에 더 큰 아픔을 주어
서로간의 갈등과 분열까지 일으키게 되었을까 걱정이 됩니다.
분명 그러했을 것입니다.
신자 여러분께서 어떤 질책을 하신다 하더라도
저의 잘못이 과중하기에 그 모든 질책들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이번 일로 인해 여러분들이 받으셨던 상처들이
주님의 은총과 도우심으로 빨리 치유되고
분열과 갈등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그리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무슨 말씀을 더 드릴 수 있겠습니까.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습니까.
명백한 잘못이요, 불찰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저희의 부족함과 실책들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립니다.
대구주보에 보내주시는 애정과 질책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 우리 대구주보가
중립성을 잃거나 어느 의견에 편향되지 않고
가톨릭과 대구대교구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신자 여러분들을 위해
더 분발하고, 더 신중해지고, 더 겸허해져서
발전적인 홍보물이 될 수 있도록 저희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전교구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구청 사목국장 올림
이상 제글을 올린데 대하여 행여나 우리 까페의 취지에 합당하지않고 특정종교문제를 다루었다고 질책하시는 동기분들이
계시면 제가 이글을 즉시 삭제 하겠습니다.
전임 대통령의 사망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였으며 이는 특정 종교계를 떠나 학계<교수시국선언>로 확산
되니 염려되어 올린 글이오니 양해 바랍니다.
또한 전임 대통령의 장례식때 치른 종교행사중 천주교 의식은 한국천주교의 공식 행사가 아닌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치른 행사임을 알려 드립니다.
첫댓글 오늘 저녁 뉴스시간에 '천주교 신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자막을 보았는데,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네. 신부님께서 주저함 없이 사과의 글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은데도 존경스럽고 부럽다네.
신자숫자만 늘어나면 무었하나? 한국천주교는 보수적이어서 장로님께서 다니시는 개신교 보다 적극적이지 못하지..<장기기증서약자>들의 대다수가 개신교신자들이어서 놀라웠다네..
어제밤에 올린글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삭제하려 아침에 들어와 보니 벌써 김동섭 동기께서 댓글을 달아 놓았네요. 그래서 리플단 님께 삭제하면 예의가 아닌것 같아 그냥 두고 갑니다.
제가 교구청에 올린 항의글은 많은 신자들이 올린 글들과 유사한 내용중의 하나 이며 교구청사목국장 신부께서 올린 사과문은 제 개인에게 보낸게 아니라 대구대교구<교구본당:계산동성당>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바로 잡습니다. 대구대교구는 안동교구청<교구본당:목성동 성당>을 제외한 김천에서 대구광역시,포항까지 관할구역 입니다.
올린 글 잘 보았네. 우리들이 종교계 밖에서 듣고 보는 내용은 비록 소수의 주장이 마치 전체의 의견인 냥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네...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네. 소리없는 다수의 의견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겠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은 누구나 인정을 해야 한다. 내 생각이 이렇다고 모두 나를 따르라는 식은 아니라고 본다. 기한이 친구 바른 지적을 해 주었다. 대구대교구 주보라면 안동교구을 제외한 대분분의 대구, 경북 천주교 신자들이 미사할 때 보는 것인데 교구청 사목국장이 잠시 엄청난 실수를 한 모양이다.
그들의 부족함과 실책들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리는 걸 보니 자네의 지적이 더 공감이 갔는 듯하네. 떠드는 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묵묵히 일하며 가정과 직장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잠시 굳게 닫힌 문 앞에 서있는 느낌이었네. 이곳 에서 글을 읽노라면 누가 한마디 하면 그래 그래 맞아 니말이 맞아 ....자신의 의견과 뜻이 다르다고 당장 항의를하고 사과를 받아내는 열정을 보면 개인적인 열의는 살 만한것인 줄 모르겠으나 심부름하고 엄마에게 칭찬듣기를 원하는 아이 처럼 보일까 걱정이다.각설하고 이 땅도 하느님의 뜻으로 만들어졌다면 죽어서 천국가는것도 좋겠지만 지금 우리사는 땅도 천국이어야한다게 그들의 염원일것이다.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일까 ? 강동호 프란치스코
1.자신과 뜻이 다르다고에 대해서: 대중매체는 공정하고 편중되어서는 안된다.특히 종교신문은 독자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일반매체는 우리가 선택할 수가 있다 2.죽은 사람을 애도 한다: 추호의 의심없이 옳은 말이다. 애도와추모의 행위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떠난 자는 순수했는데 남은 자들의 태도 ,원망 원성,분노.측근이나 지지자들이 그 좋은 사람을 죽인거야? 판단이 미숙한 사람들이 믿겠다.동호야 ! 적당하게 물들어라, 옳은 행위는 칭찬하고 그릇된 행위는 나무랄 수가 있어야지.너무 믿었던 주군이기에 믿고 싶지않겠지...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현실을 빠르게 인정한다.
동호의 말에 공감을 느낀다.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카페에 자기의 생각을 올렸는데 무조건적으로 비판만 한다면 무서워 글 올리겠는가...진보든, 보수든 자기 나름의 생각을 올려 공유하는 것이 동기회 게시판이 아닌가? 이 곳마저 일방적 흐름으로 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강동호! 나는 이글을 정치적인 뜻으로 올린것은 결코 아니라네.. 보통 보수파들은 잘 나서려하지 않고 침묵하는 경향이 있지.. 교수들 <시국선언>에 대해 반박하는 교수들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는가? 불교,천주교,기독교계의 시국선언이 마치 전체 종교계의 목소리로 일반 국민들은 오해 하고 있다네.. 그래서 이글을 올린 이유라네..
종교계도 이젠 침묵하는 다수의 대변인이 필요하다네..자네의 천주교 입문과 세례를 축하 하네.. 그런데 당신의 세례명이 프란치스코가 아니라 프란체스코<Francesco:13 세기 이탈리아 성인의 이름>로 정정 하니 이의 없으시기를...
저도 성당다닐때 신부님의 강론이나 주보는 빼놓지않고 읽었지만 주보에 저런 글이 실렸다면 교구청에서 엄청난 실수를 하였네여. 신자들의 항의 글은 당연한 처사라고 봅니다.
자~ 자~ 어떤 이유라도 이젠 우리 동기회 카페에서 이런 야그는 그만하자... 이런 야그는 누군가가 상처를 반드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