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늦게 일어나 강원도 철원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안성고 출신 장석면 친구가 살고 있다.
저녁 6시 30분 쯤 터미널에 도착하니 석면이 제수씨가 나를 마중 나와 있었다.
석면이는 먼저 도착한 중배랑 놀고 있단다.
그래서 제수씨가 마중을 나왔단다다.
본래 차멀미를 하는 사람이 그 날은 더욱 심해서 고생을 했다.
술이고 뭐고 못 먹을 것 같았다.
제수씨 차를 타고 석면이가 미리 빌려 놓은 팬션으로 향했다.
곳곳에 분단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고장임을 느끼며 갔다.
팬션에 도착하니 중배 부부와 셋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중배 제수씨와는 그날 처음 인사를 하게 되었다.
매운탕이며 닭이며 잡곡 밥이며 푸짐하게 음식을 준비해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춘천 닭은 왜 그리 큰지.
그리고 왜 그리 질긴지.... 소 힘줄 만큼이나 질겼다.
그래도 무지 맛있게 먹었다.
아마도 닭은 내가 제일 많이 먹은 것 같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 앉은 우리는
술이 오고가며 중년의 우정을 쌓아갔다.
술이 떨어져 석면이 동생 부부가 또 사러나갔다.
우리는 그 술을 또 까며 웃음 가득한 행복으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시간이 흘러 밤 12시로 치닺고 있었다.
중배가 이제 피곤하다며 자겠단다.
내가 떠나기 전에 중배가 나에게 밤새도록 이야기하자는 쪽지를 보내 왔는데...
배신을 때린 것이었다.
나는 술 마시며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배신자 김중배~~~ ㅎㅎㅎ
그래도 착한 내가 이해하고 친구가 피곤하지 않도록 자게 하고
석면이와 제수씨 나는 팬션을 나와 석면이 사무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시 소주를 마시며 셋이 이차를 시작했다.
그런데 중배가 빠져 허전한 마음이 들어 전화를 했다.
자는지 안 받는다.
에이~~~ 마누라하고는 매일 보는데 이럴 때 잠만 잔단 말인가.
심술통이 발동했다.
일부러 깨우기 위해 조금 시간이 지나 또 전화했다.
역시 안 받는다.
포기하고 우리는 시내 노래방으로 향했다.
시골이라 시내로 향해야 했다.
몇 곡 부르고 나니 석면이가 졸고 있다.
그래서 석면이 제수씨랑 둘이 놀았다. 1시간 20분간을.....
* * *
다음날 매운탕에 잡곡밥에 ... 구수한 숭늉에.....
잡속밥의 누룽지로 된 숭늉이다보니 너무너무 구수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숭늉이었다.
아침을 먹고 철원 구경을 나섰다.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인 민통선에 들어가 철새도 보고...
논을 까맣게 물들인 청동오리도 보았다.
논에 앉아 있던 청동오리가 우수수 무리지어 나는 풍경은 과히 장관이었다.
학이 맞던가?
부부로 보이는 두 마리로 짝지어진 쌍쌍이 학들.....
그리고 가족인 듯한 세 마리로 이루어진 학들... 도 눈에 띄었다.
중배가 카메라를 켜놓고 자서 방전이 되어 사진을 찍을 수 없어 무지 아쉬웠다.
이런 장관을 못 찍으니 말이다.
저수지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어서 못 가고 먼 곳에서 보았다.
이날은 얼음이 얼어서 무지 추웠다.
참.... 이 지역은 중배가 군인 시절을 이곳에서 지냈다고 한다.
앞 전날 내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근무했던 부대에도 다녀왔단다.
이곳을 둘러보는 중배의 시선이 감회가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닮은 개천의 폭포도 보았다.
신기했다.
유명하다는 막국수 집에 가서 막국수를 먹었다.
말만 유명하지 하나도 맛이 없었다.
우리는 다시 임꺽정이 관원을 피해 있던 고석정으로 향했다.
내가 임씨라서... 나의 조상이라서 .... 감회가 새로웠다.
주변에 낙엽이 울긋불긋 있어 시 착상을 얻기에 좋은 풍경이었다.
옆에서 석면이가 자꾸 즉흥시 한 편을 요구한다.
하지만 나는 15년이 넘게 절필하다보니 감각이 죽어 아무런 시상도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에 중배가 시인이 되어 멋드러지게 즉흥시를 낭송했다.
그런 낭만을 즐기며 계단을 내려갔다.
아~ 정말 사진에 담고 싶은 풍경이었다.
나도 그곳에서 사진에 찍히고 싶었다.
중배가 카메라를 방전시켜 못 찍게 되어 너무 아쉬웠다.
(중배를 원망해야지..... ㅎㅎ)
* * *
간략하게 나마 철원으로의 외출을 적어보았다.
유년의 추억을 넘어 이제는 중년의 우정을 쌓아가는 나이가 되었다.
석면이와 중배와 나는 이제 중년이 되어 잊을 수 없는 우정을 쌓고 돌아왔다.
두 친구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특히 우리를 맞이하고 준비하느라 고생한 석면이와 처에게 감사한다.
미숙하지만 그날의 소중한 추억을 몇 자 남긴다.
우정은 계속 되리라.....
첫댓글 중배야~~ 혹시 팬션에서 먹는 사진이라도 있으면 올려라.
넘 좋았겠다~~~부러워라...
야 ! 여기다 그런말 하면 쪽 팔리잖냐 ㅋㅋ 근데 너 새벽 귀신이라 새벽이 되니까 니 눈이 더 초롱초롱 해 진다면서? 석면이는 노래방에서 졸았는데 너 혼자 신나게 놀았대면서? 아침이면 비실비실하는 니가 진정한 밤도깨비 ~ 니 아이디도 밤도깨비로 바꿔라 ~
오케이~ 밤도깨비... 그런데 나 정말 아침에는 비실비실.... 말하는 것도 귀찮아져.. 입 꾹 다물고 있고... 그 증상이 낮에 까지 가지. ㅎㅎㅎ 그날도 차멀리로 비실비실하다가 밤중이 되니까 그리고 술마시니까 기력을 찾잖아. 아마 낮이었으면 맥 못추고 누워있었을 거야.
아! 바로 그날이구나. 밤 12시 다돼서리 알딸딸한 목소리로 나한테 전화한 날이....그래 ..그런일이 있었구나. 석면이는 난 진짜루 대덕면장하구있는지 알았는데.....철원에 있구만. 그날은 자다가 전화 받아서 정신이 없었단다.형선아 석면아 미~안 그리고 잊지않고 챙겨서 전화해준 너희가 고맙구나. 꼭 한번이라두 와라.밥사주께 물론 술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