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기 동문은 70년대 말에 다니던 흥농종묘사를 그만 두고, 고향인 남원에서 종묘상을 개업하려 했다.
흥농종묘사에서 고향에서는 외상이 많이 깔리게 되어 성공할 수 없으니, 흥농종묘 취약지구인 군산에서 개업하기를 권하여 결국 군산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군산에서 개업하면서 먼저 군산 일원 농민 모두에게 자필로 개업인사를 보내었고, 군산역 앞에서 새벽 3시 30분에 열리는 농산물 시장에 맞추어 오늘날 까지 명절날 이틀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 문을 열었다고 한다.
열심히 다니는 교회도 부부가 교대로 간다고 했다.
이신기 동문의 판매전략에는 나름대로 철학이 있었다.
다른 가게보다 10% 정도 비싸게 판다. 그 이유는
(1) 다른 가게 주인은 고등학교 출신인데 자기는 대학4년에 덴막에서 3년, 합계 7년을 더 공부하고 투자를 많이 했으니 더 받아야 한다.
(2) 예컨데 고추 탄저병 농약을 사러 왔을 때 다른 가게는 마진 좋은 농약을 권하지만, 자기는 가장 효과가 좋은 농약을 권한다.
(3) 예컨대 농약 희석배수를 지키고 대신 많은 양을 골고루 뿌리라는 식으로 확실한 재배법을 알려 준다.
그럴듯한 판매전략이다.
이것이 먹혀 들어가 봄 가을에는 부부가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나는 내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존경한다.
나는 첫째 게으르고, 둘째 365일 매일 지루하게 똑같은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한다.
자기 일에 소신을 가지고 충실하는 작은 거인을 보았다.
심장병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신기 동문이 마지막 까지 보람찬 인생을 살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