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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게 전부가 아니다.. 내일 날이 새면 또 생긴다..
내가 라오스에 처음 왔을때 노점상에 있던 알리샤 라는 작은 아이의 모습에 넋을 빼앗긴 나는 결국 다섯번이나 라오스에 더 오게 만든건 사람이었다.. 같은 이유로 나는 지금 베트남에서 삼일 연속 엄청난 자연의 풍경에 넋을 빼앗기고 있다.. 미뤄 짐작컨데 내일은 아마도 이곳 달랏의 주택 풍경의 매력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어슴푸레 도착한 달랏이었지만 분명 유럽풍의 작은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는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매일매일이 새롭고 신기하고 놀라게 만드는 베트남, 바이크 여행이다..
(라오스 여행기인데 베트남 여행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태국처럼 비자런 의미로 이해 해주셨으면 합니다.. 잠시 베트남으로 비자런 하러 왔다는 정도로.. 곧 돌아가겠습니다)
바이크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않는다.. 손잡이를 당길라고 하면 옆으로 뒤로 앞으로, 사방으로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도로 양옆으로 추수가 한창이었다.. 길도 좋고 누런 벼색깔도 좋고 날씨도 선선해서 좋고 한적해서 좋고.. 뭐, 좋은것들 뿐이다..
가다가 만난 작은 농촌 마을.. 예쁘다.. 정말 예쁘다..
이 예쁜 마을에는 홈스테이라는 전통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숙소가 나란히 3곳이 있다.. 그중에 나는 호숫가와 가장 가까운 1번집에서 도미토리로 하루를 머물렀다.. 우리돈으로 5000원..
나도 내가 가는곳이 어딘지 모른다.. 그냥 달린다..
내 앞을 가로막는 소무리들..
베트남의 도로는 정말 잘 되어 있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걸 느꼈다.. 우선 그냥 달리는 법이 없다.. 진행 방향에 뭐든지 있으면 "빵빵, 경적소리" 부터 낸다.. 모든 사람들이 내다보니 도로가 엄청 시끄럽다.. 역주행도 심상치 않게 한다.. 그러면서 정방향 하는 사람에게 빵빵거린다.. 어쩌라고... 우회전 하는 오토바이는 왼쪽을 안본다.. 큰 트럭이 과속으로 오는지, 우회전 하려고 오는 바이크가 있는지 안본다.. 돌아버리겠다.. 오토바이 두대가 나란히 달리면서 대화를 한다.. 뒤에서 빵빵거려도 전혀 신경 안쓴다.. 정말 쎈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여태껏 내가 사고 안난것도 행운이라 생각한다..
어디로 가는걸까.. 이 외진 곳을..
다리 위에서 찍은.. 울창한 나무가 한없이 작게 보였다..
수상가옥.. (손가락이 아파서 많이 못하겠습니다.. 이후에는 간략하게 적을게요.. 죄송합니다)
3개에 800원 하는 도너츠.. 찹살을 넣어 만들어서 쫄깃쫄깃 했다.. 아궁이에 불을 피워 튀기는 걸 보면서 먹으니까 더 맛있었다..
내가 달려온 길을 되돌아 보았다.. 언제 다시 올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과 너무 훌륭한 경관을 보게 해준 감사함에 잠시 멍하니 지켜보았다.. 저 속에 너무나 많은 스토리가 있었다.. 일일이 나열하는게 쉽지가 않다.. 내 기억 깊숙히 저장했다가 먼훗날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싶어할 때쯤 차 한잔 하면서 꺼내고 싶다..
등산을 많이 해본 나로써는 직감으로 알수 있었다.. 함안의 기백산이나 언양의 신불산은 족히 될만한 12-300미터급 고도의 능선에 나는 당도해 있다.. 이렇게 높은 산에 길을 낸것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감탄할 일이었다.. 이 산만 그런게 아니었다.. 이날 내가 넘어갔던 산이 몇개였던가.. 가는곳 마다 덜컹거림 없이 잘 달려가다보니 피곤한것도 없었다.. 오토바이 천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라는 걸 알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구글지도와 맵스미를 검색했다..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하면서.. 화면을 넓혔다 좁혔다를 여러번 반복끝에 목적지 확정한 후 이제 가는 길을 찾는 일이 남아 있었다.. 이때 필요한 구글지도.. 우선 순위는 주변 풍경이 좋을것, 길이 아기자기할 것, 차량행렬이 많지 않을것 등이었다.. 대충 눈짐작으로 머리속에 집어 넣고 시동을 걸었다..
가끔씩 이런길도 만난다.. 지도에는 이 길이 안나와 있지만 가는 길이 엇비슷해서 내가 일부러 가로질러 가다보니 만나게 되는.. 그래도 재미있다.. 라오스 생각이 나서..
어디를 찾아가길래 이렇게 어렵게 가냐했더니 그 이유가 있었다.. "pongour waterfall" 이라는 폭포를 찾아 가는길이었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한국의 가을 분위기가 났다.. 정말 단풍이 떨어져 있었다..
일본 여자 두명이 여러 모습으로 인생샷을 찍고 있었다.. 배경이 좋으니 찡그린 모습만 아니라면 뭐든지 이쁘다오..
사진의 중간쯤에 보면 절벽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보인다.. 저긴 어떻게 올라갔을까 라는 생각은 잠시후였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저사람 되게 멋있다였다.. 나중에 나도 저기 서 봐야지 하고 가봤는데 막상 저기에 서 있으니 겁만 났지 밑에서 보는게 훨씬 좋았다..
한적한 길거리에 아빠와 딸이 두리안을 팔고 있었다.. 3킬로에 500원 깎아서 8500원 했다.. 아빠가 손질하는 틈을 타서 찰칵..
한참을 달리다가 건물 모퉁이에 잠시 정차를 하고 오토바이에 걸터 앉아서 두리안을 퍼먹었다.. 숟가락은 베트남 식당에서 하나 슬쩍한걸로..
두리안.. 이거 먹을때마다 느끼는건데 맛이 참 거시기하다..요플레 같기도 하고, 치즈 같기도 하고.. 두리안에겐 뭔가 특별한게 있는것 같다.. 참고로 숟가락과 젓가락은 라오스에서 사용되는게 훨씬 좋다..
코끼리 폭포.. 여기 가볼만 해요..
커피 농장 커피숍.. 여기도 가볼만 하지요
점심을 두리안으로 두어숟갈 퍼먹고는 오후 4시가 지났는데도 아직 먹은게 없었다.. 풍경에 취해 배가 고픈지도 모르고 달렸던것 같다.. 그래도 맛나는건 어쩔수 없다.. 먹어야지.. 고구마 튀김 한개 200원이다.. 가격 참 착하다..
전망대에서..
시장통에 들러 저녁을 해결했다.. 베트남식 섞어국밥인데 내 입맛에 딱 맛았다.. 아쉬운건 저 소스 대신 신내 폴폴 나는 깍두기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가격은 1000원, 참 착하다.. 내일 아침 또 먹으러 간다.. 두그릇 먹어야지..
지금까지 좋은곳에서 잤으니 이제 저렴한 곳에서 자볼 필요가 있다싶어 하루에 4달러 하는 도미토리에 숙소를 정했다.. 이렇게 보니 꼭 아기들 신생아실 같다..
9월 6일 저녁 6시에 라오스 비엔티엔을 출발해서 9월 7일 오후 2시경 베트남 다낭에 도착해서 9월 16일 저녁에 달랏에 도착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내가 달려온 주요 행선지를 구글지도로 표시해봤다.. 다시 느낀거지만 여행할 때 구글지도와 맵스미 지도만 있으면 지구 어디든 갈수 있다는것, 상세지도는 구글지도를 이용하고 메인지도는 맵스미를 이용하면 좋다.. 사실 난 이동할땐 두개 모두 사용하고 있다..
손가락이 저려옵니다.. 핸드폰을 잡고 있는 왼손에도.. 글을 치고 있는 검지 손가락도.. 그래서 많이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겠습니다.. 이해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노트북이라도 사야할것 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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