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투
우리의 화투와 일본의 화투(花札)는 별 차이는 없으나, 일본에서 통용되는 화투에는 '광(光)'이라든지 또는 '청단' 이나 '홍단'이란 글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아무나 배우기 쉽고 구별하기 쉽도록 친절하게도 光(광)자 표시, 그리고 청단과 홍단을 한글로 적어 넣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비(雨)패가 11월로 사용되고, 오동(梧桐)패가 12월로 사용이 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오동나무 잎이 더 빨리지는 계절적인 특성을 들어 서로 바꾸어 사용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화투패의 그림에 나오는 오동나무는 일본어로 ‘키리(桐:きり)’라고 하고, 앞에서도 설명을 한바와 같이 키리(きり)는 십자가를 의미하는 ‘cruz’에서 온 말이며, ‘꼴찌’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기에 제일 마지막에 배치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화투를 시작하기 전 떼어 놓는 작업인 일명 ‘키리(きり、切り)’도 제일 마지막 선수가 하게 된 것이라고 하는군요.
<일본에서 사용되는 화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월별 화투>
2. 화투의 구성
그러면 화투의 구성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화투에는 광(光)이란 글자가 써있지는 않지만, ‘광’은 5매, ‘십점’짜리 8매, ‘오점(띠)’10매, ‘피’26매 등, 총 48매로 구분됩니다.
이것은 옛 일본인 ‘에도(えど, 江戸)’시대의 신분계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먼저 다섯 개의 광(光)은 당시 각 봉(封)의 영주를 나타냈고, 다음 ‘열’짜리는 무사(さむらい, 侍)계급을 나타내는데, 이 열짜리는 11월인 비(雨)를 제외하고는 모두 광이 없는 달에 배치를 했습니다.
아마 영주가 없는 지역에는 직접 무사를 통해 통치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띠’는 관리를 의미하고, 그리고 나머지인 일명 ‘피’는 평민을 나타낸 것으로, 무사를 관리보다 위에 배치를 한 것을 보면, 당시 일본은 일반 관리보다도 무사들의 지위가 더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다섯 개의 ‘광(光)’은 1월, 3월, 8월, 11월, 12월에 배치를 했는데, 이는 모두 일본의 대표적인 명절이 들어있는 달에 배치를 했습니다.
<화투장의 5광>
우선 1월은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오쇼-가츠(おしょうがつ,お正月)'가 있는 달이며, 3월은 일본의 모든 국민이 즐기는 꽃 축제인 '오하나미(おはなみ,小花見)'의 달이고, 또한 8월은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おぼん,お盆)'이 있는 달이며, 11월은 어린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명절인 '시치고상(しちごさん,七五三)', 그리고 마지막으로 12월은 '오세이보(おせいぼ,お歲暮)'라 하여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세시풍속이 들어 있는 달입니다.
그리고 8월과 11월(일본에서는 12월)을 빼고는 모두 띠가 그려져 있는데, 이 띠의 근원은 '하이쿠(はいく,俳句)'라는 시의 '시어(詩語)를 적는 일명 '탄사쿠(たんさく,短冊)'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좁고 긴 종이로 시어를 적었던 띠이며, 화투에도 시를 즐기는 그들의 풍류를 나타내기 위하여 그려 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8월과 12월(한국에서는 11월)에만 이 '탄사쿠(たんさく,短冊)'를 그리지 않은 것은 8월은 추수감사의 행사가 있는 바쁜 달이며, 12월 역시 세모라는 세시풍속이 있는 바쁜 달로, 한가로이 시를 즐길만한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일본어에서는 파란 띠, 즉 '청단'을 '아오탕(あおたん,靑短)' 그리고 붉은 띠인 '홍단'을 '아카탕(あかたん,赤短)'이라 발음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중 뒷글자인 '탕(たん,短)'을 세게 발음하다보니, 두장의 화투패가 같을 때를 말하는 '땡'으로 변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껍데기라고도 하고 피(皮)라고도 하는 여러 장의 화투를 일본에서는 ‘찌꺼기’란 의미로 ‘카스(かす,滓)’라고 하는데, 이것도 찌꺼기란 의미가 변하여 피(皮), 또는 껍데기란 말로 바꾸어 쓰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화투놀이에서 '약'이라는 말도 흔히 자주 듣게 되는데, 이는 한자의 ‘약(藥)’으로 잘못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아픈 병을 났게 하는 ‘약(藥)’이 아니라, 일본에서는 한자를 '역(役)'으로 쓰며, 일본어 발음은 '야쿠(やく,役)'입니다. 이 단어는 '부역' 또는 '역할' 이라는 의미의 단어이나 '야쿠(やく)'라는 발음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져 ‘약(藥)’처럼 쓰이는 것은 아닐까요.
생각난 김에 '고리'란 말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죠! 고리는 원래 '고우리키(ごうりき,合力)'라 하여 '서로 협력하여 도와주다'라는 의미의 일본어이며, '카리(かり,借り)'도 갚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빌리다'라는 단어의 명사형입니다. 그러니까 언젠가 갚을 테니 빌린 것으로 치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토리(とり,取り)'란 말도 일본어에서는 '얻다, 잡다, 거둬들이다'라는 의미로 쓰여 지는데, 그 역시 의미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져 지금도 그렇게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일광'에 그려져 있는 1/4쪽 짜리 태양도 일본의 일장기를 표현한 것이고, 또 '팔월의 광(光)'에 그려져 있는 둥근 달 역시 옛날의 일장기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정확한 근거는 전혀 찾을 수가 없군요.
다만 좋지 않은 외래문화이니 절제하자는 말로 이해를 하면서 월별 그림 설명은 다음 장에서 상세하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다섯 개의 ‘광(光)’은 1월, 3월, 8월, 11월, 12월에 배치를 했는데, 이는 모두 일본의 대표적인 명절이 들어있는 달에 배치를 했습니다
<자료출처 http://blog.daum.net/bkseok/8699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