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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중 문견록(賊中聞見錄)
제왕((帝王) 천자(天子)
왜국 팔도 육십육주도(倭國八道六十六州圖)
용명천황(用明天皇) 시대에 오기(五畿)와 칠도(七道)를 정했고, 문무천황(文武天皇)이 육십육국(國)으로 나누었음. 왜승(倭僧)의 기록이 간혹 문리(文理)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가 있으나, 본문에 의하지 아니하면 그 실상을 잃을까 염려되기 때문에 모두 구본(舊本)에 의해 등초하고, 제주(諸州)의 말미에 다시 새로 듣고 본 것을 부록하여 참고에 편리하게 하였음.
기내 5국(畿內五國)
산성(山城) 옹성(甕城), 심주(尋州)상(上)이다. 관할이 8개 군(郡) 을훈부(乙訓府)ㆍ갈야(葛野)ㆍ애탕(愛宕)ㆍ기이(紀伊)ㆍ우치(宇治)ㆍ구세(久世)ㆍ철희(綴喜)ㆍ습락(拾樂 습(拾)은 상(相)이라고도 한다)이다. 거리는 남북이 백여 리이다. 짐적(朕跡)에는 약방(藥房)이 많다. 심으면 백 배나 나며 맛이 달다. 크고, 상상(上上)에 드는 나라이다. 상관(上管)의 상(上)은 토품(土品)의 상을 이른 것이요, 대상(大上)의 대(大)는 지방(地方)이 큼을 이르고, 상상국(上上國)의 상은 역시 토품을 말한 것이다. 아래도 모두 이와 같음. ○ 왕경(王京) 및 적괴가 쌓은 복견(伏見)의 신경(新京)이 있음.
태화(太和) 화주(和州)대(大)이다. 관할이 15개 군 첨상(添上)ㆍ첨하(添下)ㆍ평부(平部)ㆍ광뢰(廣賴)ㆍ갈상(葛上)ㆍ갈하(葛下)ㆍ인해(忍海)ㆍ우지(宇智)ㆍ길야(吉野)ㆍ우타(宇陀)ㆍ성상(城上)ㆍ성하(城下)ㆍ고시(高市)ㆍ십시부(十市府)ㆍ산변(山邊)이다. 남북이 2백여 리이다. 산이 둘러섰으며, 토산(土産)이 다른 나라보다 10배가 되고, 명승지와 고적이 많다. 크고, 상상(上上)에 드는 나라이다. 왜의 남도(南都)이다. 왜왕(倭王)이 예전에 이곳에 도읍하고 이름을 화국(和國)이라 했다. 또한 야마대(野馬臺)라고도 하는데, 야마대란 양 무제(梁武帝)가 명명(命名)한 것이다. 왜인들의 행위가 경박하여 야마(野馬)와 같기 때문에 그 도읍을 이름한 것인데, 왜인들이 지금도 태화를 야마대라고 칭한다. 4백 80개의 사찰(寺刹)이 있는데, 매우 화려하다.증전위문정(增田衛門正)이란 자가 봉행(奉行)으로서 30만 석을 받아 먹고, 신장준하수(新庄駿河守)가 3만 석을 받아 먹고, 지전 손사랑(池田孫四郞)이 2만 석을 받아 먹는데, 토지가 기름지고 도미(稻米)가 대단히 희다.
하내(河內) 하주(河州)대(大)이다. 관할이 15개 군 금군(錦郡)ㆍ석천(石川)ㆍ고시(古市)ㆍ안복부(安福府)ㆍ대현(大縣)ㆍ고안(高安)ㆍ하내(河內)ㆍ찬량(讚良)ㆍ자전(茨田)ㆍ교야(交埜)ㆍ약강(若江)ㆍ삽하(澁河)ㆍ지기(志紀)ㆍ단북부(丹北府)ㆍ단남(丹南)이다. 사방이 이틀 길 남짓하다. 제방ㆍ소(沼)ㆍ못ㆍ우물이 많으며, 심으면 5배(倍)가 난다. 시전(市廛)이 허다하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 영귀(靈龜) 2년(716, 신라 성덕왕 15년)에 하내(河內) 대조군(大鳥郡)을 떼어내고, 신호(神護) 경운(慶雲) 4년(707, 신라 성덕왕 6)에 해내의 도국(島國)을 정지시켰다.수길의 여러 소장(小將)들이 갈라서 받아 먹는다.
화천(和泉) 천주(泉州)하(下)이다. 관할이 3개 군 대조(大鳥)ㆍ화천(和泉)ㆍ일근(日根)이다. 남북이 백여 리이다. 산을 지고 바다를 안고 있기 때문에 오곡(五穀)이 냉삽(冷澁)한 기운을 띠어 맛이 없다. 나라가 넓다. 장해(醬醢)ㆍ어별(魚鼈)이 많다. 크고, 하(下)에 드는 나라다.소출파마수(小出播摩守)와 석전목공두(石田木工頭)가 받아 먹는다.
섭진(攝津) 섭주(攝州)상(上)이다. 관할이 13개 군 주길(住吉)ㆍ백제(百濟)ㆍ동성(東城)ㆍ서성부(西成府)ㆍ팔부(八部)ㆍ도하(島下)ㆍ도상(島上)ㆍ풍도(豐島)ㆍ하변(河邊)ㆍ무고(武庫)ㆍ토원(兎原)ㆍ유마(有馬)ㆍ능세(能勢)이다. 이틀 반 길이다. 황성(皇城)을 끼고 서해(西海)를 안고 있다. 남쪽은 따스하고 북쪽은 차기 때문에 오곡(五穀)이 빨리 익고, 어염(魚鹽)이 풍부하다.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왜의 서경(西京)인 대판(大坂)이 있는데다, 삼하(三河)를 띠고 큰 바다를 내려다 보아 형승(形勝)이 복견(伏見)보다 낫다. 토지는 모두 관백(關白)에게 속해 있다.
동해도 15국(東海道十五國)
이하(伊賀) 이주(伊州)하(下)이다. 관할이 4개 군 하배부(下拜府)ㆍ산전(山田)ㆍ이하(伊賀)ㆍ명장(名張)이다. 사방이 하룻길이다. 동남은 바다고 북에는 산이 많으므로 온화한 기운을 의지하고 생겨나 초목(草木)과 죽탕(竹蕩)이 많다. 작으나,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통정(筒井)씨가 받아 먹는데, 대화(大和)의 대성(大姓)이다. 순경(順慶)이란 자가 매우 용맹스러웠는데, 수길이 독살하였다. 그 아들이 이하(伊賀)로 이식(移食)하여 장속대장(長束大藏)의 아우 이하수(伊賀守)와 분식(分食)한다.
이세(伊勢) 세주(勢州)대(大)이다. 관할이 16개 군 상명(桑名)ㆍ조명(朝明)ㆍ영록(鈴鹿)ㆍ하곡(河曲)ㆍ일지(壹志)ㆍ암예(菴藝)ㆍ다도(多度)ㆍ금도(錦島)ㆍ어좌도(御坐島)ㆍ원변(員辨)ㆍ삼중(三重)ㆍ안농(安濃)ㆍ반고(飯高)ㆍ반야(飯野)ㆍ도회(渡會)ㆍ다기(多氣)이다. 남북이 사흘 길 남짓하다. 산과 바다가 반반씩으로 다른 고을보다 나으므로 국친(國親)의 것이 되어 원공(原貢)이 많다. 심으면 백 배의 수확을 한다. 매우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경극(京極)이 받아 먹는다. 그 땅에 이세대명신궁(伊勢大明神宮)이 있는데, 토인(土人)들이 부모처럼 섬긴다. 토산은 백금(白金)이다.
지마(志摩) 지주(志州)하(下)이다. 관할이 3개 군 답영(答英)ㆍ지우부(志虞府)ㆍ옹도(甕島)이다. 이 안의 1군(郡)은 이세(伊勢)에 속한다. 사방이 반 나절 길이다. 1군은 지주(志州)를 합쳐 일 국(國)이다. 해조(海藻)가 많이 난다. 하하(下下)에 드는 나라다.구귀대우수(九鬼大隅守) 부자(父子)가 받아 먹는다.
미장(尾張) 미주(尾州)하(下)이다. 관할이 9개 군 해부부(海部府)ㆍ중도(中島)ㆍ우율(羽栗)ㆍ단우(丹羽)ㆍ춘일부(春日府)ㆍ산전(山田)ㆍ애지(愛智)ㆍ지다(智多)ㆍ당자도(當資島)이다. 남북이 사흘 길이다. 토지가 비옥하여 심으면 천배가 나고, 마을에는 좋은 경치가 많아 일본국에서도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 복도 대부(福島大夫)가 받아 먹고, 군소 장수들이 역시 나누어 받아 먹는다.
참하(參河) 참주(參州)하(下)이다. 관할이 8개 군 벽해(碧海)ㆍ하무(賀茂)ㆍ액전(額田)ㆍ번두(旛頭)ㆍ보반부(寶飯府)ㆍ팔명(八名)ㆍ설악(設樂)ㆍ악미(渥美)이다. 동서가 반 나절 길이다. 산하(山河)가 많은데 한 자[尺] 가량 얕다. 그렇기 때문에 오곡(五穀)이 익지 아니한다. 나라로서는 하하(下下)에 드는 작은 나라다.생전삼좌위문(生田三左衛門)과 전중병부(田中兵部)가 받아 먹는다.
원강(遠江) 원주(遠州)상(上)이다. 관할이 13개 군 빈명(濱名)ㆍ부지(敷智)ㆍ인좌(引左)ㆍ추옥(麤玉)ㆍ장상(長上)ㆍ장하(長下)ㆍ반전부(盤田府)ㆍ주지(周知)ㆍ산명(山名)ㆍ좌야(左野)ㆍ성사(城飼)ㆍ진원(蓁原)ㆍ산향(山香)이다. 산하(山河)와 향리(鄕里)가 서로 어울린다. 땅이 칠척(七尺)이나 깊어, 심으면 천 배, 또는 만만 배나 난다. 크고 상상(上上)에 드는 나라다.굴미 대협(掘尾帶脇)이 받아 먹는다.
준하(駿河) 준심(駿尋)상(上)이다. 관할이 7개 군 지대(志大)ㆍ익두(益頭)ㆍ유도(有度)ㆍ안배부(安倍府)ㆍ노원(盧原)ㆍ부사(富士)ㆍ준하(駿河)이다. 상하(上下)는 인접국과 동등하다. 동서가 이틀 반 길이다. 산ㆍ원ㆍ야ㆍ리(山原野里)가 균등하며 바다를 안고 산을 띠어, 살찐 산물이 많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이다.중촌식부소보(中村式部少輔)가 받아 먹는다.이 땅에 부사산(富士山)이 있는데, 형상이 부부(覆瓿)와 같고 마루턱에 큰 구멍이 있어 그 깊이가 바닥이 없다. 따뜻한 기운이 아래로부터 곧장 올라와 운무(雲霧)와도 같으며, 6월에도 항상 눈이 있다. 명(明) 나라 태사(太史) 송경렴(宋景濂)의 시(詩)에 이르기를,
만 송이 연꽃인 양 저 부사산이 / 萬朶蓮花富士山
얽힌 뿌리 땅을 눌러 삼주 사이에 벋었네 / 蟠根壓地三州間
6월에도 눈꽃이 새털처럼 휘날리니 / 六月雪花飄素竁
어디메 깊은 숲에서 백한을 찾아볼꼬 / 何處深林求白鷴
라는 것이 바로 이를 이른 것이다. 왜놈 중에 복건(福建)ㆍ남만(南蠻) 여러 나라에서 무판(貿販)하는 자들이 바다 가운데서 부사산의 절정(絶頂)을 바라본 연후에야 마침내 돛을 올린다. 왜승(倭僧)이 항상 이세(伊勢)의 열전(熱田)과 기이(紀伊)의 웅야(熊野)와 부사를 삼신산(三神山)이라 했다. 혹자는, 근강주(近江州)의 태호(太湖)가 하루만에 생겼고, 준하주의 부사산이 하루만에 저절로 호수의 모래흙에서 솟아올라 산이 되었다. 그러므로 사방의 구경꾼들이 부사산에 갈 적에는 반드시 미리 열흘 동안을 재계해야 마침내 재앙이 없으며, 근강(近江) 사람은 비록 하루 동안만 재계를 해도 절대로 발이 미끄러져 떨어져 죽을 염려가 없다 했다. 왜놈들의 괴이한 말을 좋아하는 것이 이와 같다.
이두(伊豆) 두주(豆州)하(下)이다. 관할이 3개 군 전방(田方)ㆍ나하(那賀)ㆍ하무(賀茂)이다. 이 밖에 대도(大島)ㆍ질도(蛭島)가 있다. 동서가 하루 남짓한 길이다. 산전(山田)이 많고 수전(水田)은 적으며 산이 높고 바다가 크다. 소금ㆍ생선의 유가 많아 판공(辨貢)이 많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이다. 내부 가강(內府家康)과 그 아들 강호 중납언(江戶中納言)이 받아 먹는다.
갑비(甲斐) 갑주(甲州)상(上)이다. 관할이 4개 군 산리(山梨)ㆍ산대부(山代府)ㆍ팔대성(八代城)ㆍ거마(巨麻)이다. 남북이 이틀 남짓한 길이다. 수전은 얕고 산전은 깊다. 사방이 차고 양기(陽氣)가 없다. 초목이 번식하고 우마(牛馬)가 많다. 중간 크기이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천야탄정(淺野彈正) 및 그 아들 좌경 대부(左京大夫)가 받아 먹는다.
상모(相模) 상주(相州)상(上)이다. 관할이 9개 군 족병상(足柄上)ㆍ족병하(足柄下)ㆍ대주(大柱)ㆍ도릉(淘綾)ㆍ애갑(愛甲)ㆍ고좌(高座)ㆍ겸창(鎌倉 왜 나라 중의 명부(名府))이다. 이 지역에 명검(名劍)을 만드는 사람이 많다)ㆍ삼포(三浦)ㆍ강도(江島)이다.사방이 사흘 길이다. 땅의 두께가 1길이나 되어 생산이 많고, 결(缺)산이 얕아 목재가 없으며, 단지 해조(海藻)와 어별(魚鱉)이 많다. 중간 크기이고, 하(下)에 드는 나라다. 내부 가강(內府家康)이 받아먹는다.
무장(武藏) 무주(武州)대(大)이다. 관할이 21개 군 구량기(久良岐)ㆍ도축(都築)ㆍ다마부(多麻府)ㆍ귤수(橘樹)ㆍ신창(新倉)ㆍ입간(入間)ㆍ고려(高麗)ㆍ비금(比金)ㆍ횡견(橫見)ㆍ기옥(崎玉)ㆍ아옥(兒玉)ㆍ남금(男衾)ㆍ번라(旛羅)ㆍ진택(榛澤)ㆍ나하(那賀)ㆍ하미(賀美)ㆍ족립(足立)ㆍ질부(秩父)ㆍ임원(荏原)ㆍ풍도(豐島)ㆍ대리(大里)이다. 사방으로 닷새 반 길이다. 들은 큰데 산이 없어서 좋은 목재가 부족하다. 전답은 풍부하여 야채(野菜)의 유가 많다. 크고, 상상(上上)에 드는 나라이다. 내부가강(內府家康)이 받아 먹는다.
안방(安房) 방주(房州)중(中)이다. 관할이 4개 군 주군부(周郡府)ㆍ안방(安房)ㆍ조이(朝夷)ㆍ장협(長俠)이다. 남북이 하루 반 길이다. 산하(山河)와 원야(原野)와 전리(田里)가 균평(均平)하다. 어패(魚貝)가 많기 때문에 논의 비료로 사용한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 내부 가강과 이견(里見)씨가 받아 먹는다.
상총(上總) 총주(總州)대(大)이다. 관할이 11개 군 주집(周集)ㆍ천우(天羽)ㆍ시원(市原)ㆍ해상부(海上府)ㆍ반산(畔蒜)ㆍ망타(望陁)ㆍ이우(夷隅)ㆍ식생(埴生)ㆍ장병(長柄)ㆍ산변(山邊)ㆍ무사(武射)이다. 남북이 사흘 길이다. 해안(海岸)이 넓고 벽조(碧藻)가 많으며, 견포(絹布)ㆍ등초(鐙鍬) 등이 유명하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이다. 내부 가강이 받아 먹는다.
하총(下總) 총주(總州)대(大)이다. 관할이 12개 군 갈식부(葛飾府)ㆍ천엽(千葉)ㆍ인번(印旛)ㆍ상마(相馬)ㆍ원도(猿島 원(猿)은 또한 협(狹)으로도 쓴다)ㆍ결성(結城)ㆍ풍전(豐田)ㆍ갑차(匣瑳)ㆍ해상(海上)ㆍ향취(香取)ㆍ식생(埴生)ㆍ강전(岡田)이다. 남북이 사흘 길이다. 산과 바다가 똑같이 많아 금수(禽獸)가 가득 찼지만, 그러나 먹을 만한 맛이 없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이다. 내부 가강이 받아 먹는다
상륙(常陸) 상심(常尋)대(大)이다. 관할이 11개 군 신치(新治)ㆍ진벽(眞壁)ㆍ축파(筑波)ㆍ하내(河內)ㆍ신태(信太)ㆍ자성부(茨城府)ㆍ행방(行房)ㆍ녹도(鹿島)ㆍ나가(那珂)ㆍ구하(久河)ㆍ다하(多河)이다. 우(右)는 먼 나라이다. 사방이 나흘 길이다. 전택(田宅)과 시전(市廛)이 날로 번성하고, 우마(牛馬)가 목장(牧場)에 가득하며 누에도 많이 치고 면화(綿花)도 풍요하다. 매우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좌죽(佐竹)이 받아 먹는다.
동산도 8국(東山道八國)
근강(近江) 강주(江州)대(大)이다. 관할이 13개 군 하자(賀滋 자(滋)는 지(志)로도 쓴다)ㆍ율본(栗本)ㆍ야주(野洲)ㆍ포생(蒲生)ㆍ신기(神崎)ㆍ견상(犬上)ㆍ판전(坂田)ㆍ수지상하(受智上下)ㆍ천정(淺井)ㆍ이향(伊香 향(香)은 갑(甲)으로도 쓴다)ㆍ고도(高島)ㆍ갑하(甲賀)ㆍ선적상하(善積上下)이다. 사방이 사흘 반 길이다. 산하(山河)와 전답이 보강(保疆)하고 윤택하여 심으면 천 배가 난다. 서울과 이웃이며 봄기운이 일찍 온다. 일본의 넷째번 가는 나라이다. 사번(四番)은 상사등(上四等) 안에 드는 것을 이른다. 경극 시종(京極侍從), 석전 치랑소보(石田治郞少輔), 장속대장두(長束大藏頭)가 나누어 받아 먹는다.
미농(美濃) 농주(濃州)상(上)이다. 관할이 18개 군 석진(石津)ㆍ불파부(不破府)ㆍ안팔(安八)ㆍ지전(池田)ㆍ대야(大野)ㆍ본소(本巢)ㆍ석전(席田)ㆍ방현(方縣)ㆍ후견(厚見)ㆍ각무(各務)ㆍ산현(山縣)ㆍ무의(武義)ㆍ군상(群上)ㆍ하무(賀茂)ㆍ가아(可兒)ㆍ토기(土岐)ㆍ혜내(惠奈)ㆍ다세(多勢)이다. 우(右)는 가까운 나라이다. 남북이 사흘 길이다. 산원(山原)과 전포(田圃)가 많으며 면화가 풍족하고 오곡(五穀)이 만 배가 난다.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기부중납언(岐阜中納言) 및 군소 장수들이 받아 먹는다. 토산물은 상품지(上品紙)이다.
비탄(飛彈) 비주(飛州)하(下)이다. 관할이 4개 군 대후(大厚)ㆍ익전(益田)ㆍ천야(天野 천(天)은 대(大)로도 쓴다)ㆍ황성(荒城)이다. 남북이 이틀 길이다. 산이 깊어 목재가 많으므로 공상(貢上)이 시신(柴薪)이 많다. 소금이 맛이 적고, 5곡이 잘 익지 아니한다. 나라로는 하하(下下)에 드는 나라다.금삼법인(金森法印)과 그 양자 출운수(出雲守)가 받아 먹는다. 법인이란 것은 승려의 관명(官名)이다. 토산물은 황금(黃金)이다.
신농(信濃) 신주(信州)상(上)이다. 관할이 10개 군 수내(水內)ㆍ고정(高井)ㆍ식과(埴科)ㆍ소현(小縣)ㆍ좌구(佐久)ㆍ이나(伊那)ㆍ취방(諏訪)ㆍ축마부(筑麻府)ㆍ안중(安重 일운(日雲)이라고도 한다)ㆍ경급(更級)이다. 우(右)는 중간에 있는 나라다. 남북이 닷새 길이다. 음기가 많아 풀이 자라지 않으며, 바다가 막고 있는데 염미(鹽味)가 적다. 땅 깊이가 1길이나 되어 상마(桑麻)가 잘 되고 백면(帛綿)이 많다. 매우 크고 하(下)에 드는 나라다.진전(眞田)씨가 받아 먹는다. 천각월전수(千刻越前守)가 그 이름이다. 토산은 명마(名馬)다.
상야(上野) 야주(野州)대(大)이다. 관할이 14개 군 대빙(碓氷)ㆍ오처(吾妻)ㆍ이근(利根)ㆍ세전(勢田 ‘勢多’로도 쓴다)ㆍ좌위(佐位)ㆍ신전(新田)ㆍ편강(片岡)ㆍ읍락(邑樂)ㆍ군마부(郡馬府)ㆍ감라(甘羅 ‘甘樂’으로도 쓴다)ㆍ다호(多胡)ㆍ녹야(綠野)ㆍ나파(那波)ㆍ산전(山田)이다. 동서가 나흘 길이다. 온기가 족하여 뽕나무가 많고 견ㆍ면(絹綿)이 풍부하다. 황()을 상공(上貢)한다. 매우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내부 가강(內府家康)과 좌야수리대부(佐野修理大夫)가 받아 먹는다.
하야(下野) 야주(野州)상(上)이다. 관할이 9개 군 족리(足利)ㆍ양전(梁田)ㆍ안소(安蘇)ㆍ도하부(都賀府)ㆍ방하(芳賀)ㆍ한천(寒川)ㆍ염옥(鹽屋)ㆍ나수(那須)ㆍ직벽(直壁)이다. 동서가 사흘 반의 길이다. 산이 적고 들이 깊으며, 땅이 두텁고 초목(草木)이 많다. 심으면 백 배가 난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내부 가강이 받아 먹는다.
육오(陸奧) 오주(奧州)대(大)이다. 관할이 49개 군 백천(白川 백하관(白河關)이 있는 곳인데, 관동(關東)이란 것은 백하의 동쪽이다)ㆍ흑하(黑河)ㆍ반뢰(盤瀨)ㆍ궁성부(宮城府)ㆍ회진(會津)ㆍ나마(那麻)ㆍ소전(小田)ㆍ안적(安積)ㆍ안달(安達)ㆍ시전(柴田)ㆍ애전(刈田)ㆍ원전(遠田)ㆍ명취(名取)ㆍ신부(信夫)ㆍ국다(菊多 ‘菊田’이라고도 쓴다)ㆍ표엽(標葉)ㆍ하회(河會)ㆍ행방(行方)ㆍ반수(磐手)ㆍ화하(和賀)ㆍ하내(河內)ㆍ패계(稗繼)ㆍ고야(高野)ㆍ일리(日理 ‘日利’라고도 쓴다)ㆍ강차(江差)ㆍ첨택(瞻澤)ㆍ장강(長岡)ㆍ등미(登米)ㆍ도생(桃生)ㆍ모록(牡鹿)ㆍ군재(郡載)ㆍ녹각(鹿角)ㆍ계상(階上)ㆍ진경(津輕)ㆍ우다(宇多)ㆍ이구(伊具)ㆍ본길(本吉)ㆍ석천(石川)ㆍ대치(大治)ㆍ색마(色摩)ㆍ도아(稻我)ㆍ사파(斯波)ㆍ반전(磐前)ㆍ금원(金原)ㆍ갈전(葛田 갈(葛)은 신(新)으로도 쓴다)ㆍ이달(伊達)ㆍ두록(杜鹿)ㆍ폐이(閉伊)ㆍ기선(氣仙)이다. 동서가 60일 길이다. 옛날에는 출우(出羽)의 한 나라로서 시성(市城)과 궁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었고, 선굴(仙窟)도 이미 마련되었으며, 새ㆍ짐승이 충족하다. 칠(漆)을 공상(貢上)한다. 매우 크고, 상상(上上)에 드는 나라다. 중장 정종(中將政宗)과 월후납언 경승(越後納言景勝)과 남부 송간(南部松間)이 받아 먹는다.바다 가운데 금산(金山)이 있어서, 지키는 장수가 목욕 재계하고 그 캐낼 숫자를 청한 연후에 배를 타고 가서 캐어 오는데, 만약 조금이라도 그 청한 숫자를 초과할 경우에는 그 배가 돌아오다 반드시 부서지게 된다고 한다. 땅이 하이(蝦蛦)와 연접하였는데, 한없이 광막하여 왜국을 다 쳐도 이 한 주의 장광(長廣)만 못하다. 그 도로가 통행된 곳이 54군이나 되는데, 산융(山戎)들이 스스로 부락을 이루어 호령하고 절제하는 사람이 없으며, 지방이 또 54군보다 넓다. 사람들은 장대하고 몸에 털이 있는데, 왜인들이 하이(蝦跠)라 칭한다. 오주(奧州)의 평화천(平和泉)에서 이해(夷海)까지가 겨우 30리다. 왜의 이수(里數)임혹자는 말하기를,
북륙도 7국(北陸道七國)
이 땅은 심히 추워 매년 겨울이면 눈이 여러 길이나 쌓인다.
약협(若狹) 약주(若州)중(中)이다. 관할이 3개 군 원부(遠敷)ㆍ대반(大飯)ㆍ삼방(三方)이다. 남북이 하루 반 길이다. 바다가 가까워 습기가 있고, 어별(魚鱉)과 이철(利鐵)이 많다. 칠(漆)을 공상(貢上)한다. 작으나, 상(上)에 드는 나라다. 소장 승준(小將勝俊)과 그 아우 궁내 소보(宮內少輔)가 받아 먹는데, 축전 중납언 금오(築前中納言金吾)의 형이요, 적괴(賊魁) 수길(秀吉)의 본처의 조카이다.
가하(加賀) 하주(賀州)중(中)이다. 관할이 4개 군 결(缺)남북이 이틀 반 길이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 축전 대납언(筑前大納言)이 받아 먹는데, 무술년 섣달에 죽고 그 아들 재상 비전수(宰相肥前守)와 작은아들 손사랑(孫四郞)이 받아 먹는다.
월전(越前) 월주(越州)대(大)이다. 관할이 12개 군 돈하(敦賀)ㆍ단생부(丹生府)ㆍ금립(今立)ㆍ족우(足羽)ㆍ대야(大野)ㆍ판정(坂井)ㆍ흑전(黑田)ㆍ지상(池上)ㆍ신전(榊田)ㆍ길전(吉田)ㆍ판북(坂北)ㆍ남조(南條)이다. 남북이 사흘 반 길이다. 산이 남쪽에 있고 북해를 띠고 있으므로 오곡이 잘 익지 않는다. 상마(桑痲)가 많다. 어느 본(本)에는 오곡이 만 배라 하였음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전 관백(前關白) 신장(信長)의 아들 신웅(信雄)과 대곡형부소보(大谷刑部少輔)가 받아 먹는다.
월중(越中) 월주(越州)상(上)이다. 관할이 4개 군 여파(礪波)ㆍ사수(射水)ㆍ부부(婦負)ㆍ신천(新川)이다. 우는 중앙에 있는 나라다. 사방이 사흘 길이다. 염(鹽)ㆍ조(藻)ㆍ어별(魚鱉)이 많으며, 곡물과 기계(器械)가 많이 난다. 칠(漆)을 공상(貢上)한다. 매우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전전비전수(前田肥前守)와 그 아우 손사랑(孫四郞)이 받아 먹는다.
월후(越後) 월주(越州)상(上)이다. 관할이 7개 군 경성(頸城 이보야(伊保野)라고도 한다)ㆍ고지(古志)ㆍ삼도(三島)ㆍ어치(魚治 소(沼)로도 쓴다)ㆍ포원(蒲原)ㆍ치수(治垂)ㆍ반선(磐船)이다. 사방이 엿새 길이다. 산이 남쪽에 있고 북해를 띠고 있으므로 오곡이 잘 익지 않는다. 상마(桑麻)가 많다. 매우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굴리씨 구태랑(掘里氏久太郞)이 받아 먹는다. ○ 토산은 백세포(白細布)인데 항상 눈 속에서 표백하고 말린다.
능등(能登) 능주(能州)중(中)이다. 관할이 4개 군 우색(羽咋)ㆍ능등부(能登府)ㆍ봉지(鳳至)ㆍ주주(珠洲)이다. 동서가 이틀 반 길이다. 토질이 냉하여 오곡의 발육이 더디다. 이철(利鐵)이 많아 큰 그릇을 주조한다. 뽕나무가 많아 옷이 풍족하다. 작으나, 상(上)에 드는 나라다.전전비전수(前田肥前守)가 받아 먹는다.
좌도(佐渡) 좌주(佐州)중(中)이다. 관할이 3개 군 우무(羽茂)ㆍ잡태부(雜太府)ㆍ하무(賀茂)이다. 또 견부도(見付島)와 상상도(上上島)가 있다. 우(右)는 먼 나라이다. 사방이 사흘 반 길이다. 초목(草木)의 승지(勝地)로서 우마(牛馬)가 귀한 줄을 모르며, 어별과 오곡이 많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월후 납언 경승(越後納言景勝)이 받아 먹는다.
산음도 8국(山陰道八國)
단파(丹波) 단심(丹尋)상(上)이다. 관할이 6개 군 상전부(桑田府)ㆍ선정(船井)ㆍ다기(多紀)ㆍ천전(天田)ㆍ빙상(氷上)ㆍ하록(何鹿)이다. 사방이 이틀 길이다. 왕성(王城)의 부용(附庸)의 나라다. 곡미(穀米)ㆍ시신(柴薪)이 많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덕선원현이(德善院玄以) 부자(父子)가 받아 먹는다.
단후(丹後) 단주(丹州)중(中)이다. 관할이 5개 군 가좌(伽佐)ㆍ여사(與謝)ㆍ단후(丹後)ㆍ편야(片野 편(片)은 죽(竹)으로도 쓴다)ㆍ웅야(熊野)이다. 남북이 하루 반 길이다. 어별(魚鱉)과 상마(桑麻)가 풍족한데, 정하고 좋은 것을 국산(國産)으로 삼는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유재 등효(幽齋藤孝)와 그 아들 장강월중수(長岡越中守)가 받아 먹는다. 토산은 후면주(厚綿紬)인데 대단히 딱딱하고 질겨 능히 10여 년을 지낸다고 함.
단마(但馬) 단주(但州)상(上)이다. 관할이 8개 군 조래(朝來)ㆍ양부(養父)ㆍ출석(出石)ㆍ기다부(氣多府)ㆍ성기(城崎)ㆍ이방(二方)ㆍ칠미(七美)ㆍ미함(美含 함(含)은 념(念)으로도 쓴다)이다. 동서가 이틀 길이다. 전(田)은 두텁고 크며, 속(粟)ㆍ피[稗]가 번성하고 시목(柴木)이 풍족하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소출태화수(小出太和守)와 신촌좌병위(新村左兵衛)와 별소풍후수(別所豐後守)가 받아 먹는다. 토산(土産)은 백금(白金)임.
인번(因幡) 인주(因州)상(上)이다. 관할이 7개 군 법미(法美)ㆍ팔상(八上)ㆍ지두(智頭)ㆍ읍미(邑美)ㆍ고초(高草)ㆍ기다(氣多)ㆍ거농(巨濃)이다. 남북이 이틀 반 길이다. 북으로는 바다가 많고 산이 깊고, 해조(海藻)와 견포(絹布)가 많다. 중간 크기이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 궁부 병부(宮部兵部)가 받아 먹는다. 시로성(始路城)은 우위대부(右衛大夫)가 받아 먹으니, 금오(金五)의 형임.
백기(伯耆) 백주(伯州)상(上)이다. 관할이 6개 군 하촌(河村)ㆍ구미(久米)ㆍ팔번(八幡)ㆍ한입(汗入)ㆍ회견(會見 미(美)라고도 쓴다)ㆍ일야(日野)이다. 남북이 이틀 길이다. 산이 깊고 땅이 두터우며, 오곡과 의백(衣帛)이 두 바퀴가 돈다. 중간 크기이고, 중(中)에 드는 나라이다. 안예 중납언 휘원(安藝中納言輝元)이 받아 먹는다.
출운(出雲) 운주(雲州)상(上)이다. 관할이 5개 군 의우부(意宇府)ㆍ능미(能美)ㆍ도근(島根)ㆍ추록(秋鹿)ㆍ순(楯)이다. 동서가 이틀 반 길이다. 수목(樹木)에 과가(瓜蓏)가 서로 얽혀 있다. 야채(野菜)가 토산이며, 철로 만든 농기구와 견포(絹布)가 많다.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 안예 중납언 휘원(安藝中納言輝元)이 받아 먹는다.
석견(石見) 석주(石州)중(中)이다. 관할이 6개 군 안농(安濃)ㆍ근마(近摩)ㆍ나하(那賀)ㆍ읍지(邑智)ㆍ미농(美濃)ㆍ녹족(鹿足)이다. 남북이 이틀 길이다. 조(藻)ㆍ포(布)ㆍ소금의 이익이 많아 세공(稅貢)이 다른 나라보다 배나 된다. 중간 크기이고, 하(下)에 드는 나라이다. 안예 중납언 휘원이 받아 먹는다.
은기(隱岐) 은주(隱州)하(下)이다. 관할이 4개 군 지천(知天)ㆍ해부(海部)ㆍ주길(周吉)ㆍ온지(穩地)이다. 사방이 이틀 길이다. 오곡이 부족하나 조(藻)ㆍ밀(蜜)이 많다. 포(鮑)로 유명하다. 작고, 하(下)에 드는 나라이다. 안예 중납언 휘원이 받아 먹는다. 석견(石見)ㆍ은기(隱岐) 등 일대가 우리나라 관동(關東)의 영동(嶺東) 등의 지방과 가깝다고 한다.
산양도 8도(山陽道八道)
우리나라로부터 출입하는 바다 길임.
파마(播摩) 파주(播州)대(大)이다. 관할이 14개 군 명석(明石)ㆍ하고동서(賀古東西)ㆍ하무(賀茂)ㆍ인남(印南)ㆍ식마(飾磨)ㆍ읍보동서(揖保東西)ㆍ적수(赤穗)ㆍ좌용(佐用)ㆍ완속(完粟)ㆍ신기동서(神崎東西)ㆍ다하(多河)ㆍ미호(美壺)ㆍ읍동(揖東)ㆍ읍서(揖西)이다. 사방이 사흘 반 길이다. 지대가 따뜻해 우박ㆍ눈을 보지 못한다. 견포(絹布)ㆍ종이ㆍ비단이 많이 생산되어 의식이 풍족하다.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 적괴의 군소 장수들이 나누어 받아 먹는다.
미작(美作) 작주(作州)상(上)이다. 관할이 7개 군 영전(英田)ㆍ승전(勝田)ㆍ점서(苫西)ㆍ점동부(苫東府)ㆍ구미(久米)ㆍ대정(大庭)ㆍ진도(眞島)이다. 동서가 사흘 남짓의 길이다. 사방이 에워싸여 찬 겨울에도 바람이 없다. 초목과 의식(衣食)이 번성하여 풍족하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 안예 중납언 휘원, 비전 중납언 수가(備前中納言秀家)가 나누어 받아 먹는다.
비전(備前) 비주(備州)상(上)이다. 관할이 11개 군 소도(小島)ㆍ화기(和氣)ㆍ반리(磐梨)ㆍ읍구(邑久)ㆍ적판(赤坂)ㆍ상도(上道)ㆍ어야(御野)ㆍ아도(兒島)ㆍ소족(小足)ㆍ진고(津高)ㆍ부도(釜島)이다. 사방이 사흘 남짓한 길이다. 남해의 따스한 기운을 띠고 있어, 초목ㆍ오곡이 일찍 익으므로 공상(貢上)도 이르다. 이도(利刀)ㆍ총극(銃戟)과 비단이 많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 비전 중납언 수가(秀家)가 받아 먹는데, 적괴의 수양딸 사위로서 한산도(閑山島)에서 싸움을 독려하던 자임.
비중(備中) 비주(備州)상(上)이다. 관할이 11개 군 도우(都宇)ㆍ와옥(窪屋)ㆍ하옥부(賀屋府)ㆍ하도(下道)ㆍ천구(淺口)ㆍ소전동서(小田東西)ㆍ후일(後日)ㆍ철다(喆多)ㆍ영하상하(英賀上下)ㆍ삼랑도(三郞島)ㆍ기도(寄島)이다. 동서가 사흘 반 길이다. 이도(利刀)ㆍ운리(耘犁)가 많고, 오곡ㆍ조(藻)ㆍ포(布)가 가득하여 날마다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다. 크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수가(秀家)와 휘원(輝元)이 나누어 먹는다.
비후(備後) 비주(備州)상(上)이다. 관할이 14개 군 안부(安部)ㆍ심진(深津)ㆍ신석(神石)ㆍ노가(奴可)ㆍ소우(沼隅 외(隈)라고도 쓴다)ㆍ품치(品治)ㆍ위전부(葦田府)ㆍ갑노(甲奴)ㆍ삼상(三上)ㆍ상계(上谿 상(上)은 삼(三)으로도 쓴다)ㆍ어조(御調)ㆍ혜소(惠蘇)ㆍ세라(世羅)ㆍ삼원(三原 자(茨)로도 쓴다)이다. 우(右)는 중앙에 있는 나라다. 동서가 이틀 남짓한 길이다. 밭두렁이 길고, 천맥(阡陌)이 얽혀 있다. 오곡이 일찍 익고, 주해(酒醯)가 오래된 것이 있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휘원의 아들 예주 재상 수원(藝州宰相秀元)이 받아 먹는데, 적괴의 수양딸 사위이다.
안예(安藝) 예주(藝州)상(上)이다. 관할이 8개 군 소전(沼田)ㆍ고전(高田)ㆍ풍전(豐田)ㆍ사전(沙田)ㆍ하무(賀茂)ㆍ좌백(佐伯)ㆍ안예부(安藝府)ㆍ고궁(高宮)이고, 엄도(嚴島)는 군 밖이다. 남북이 이틀 반 길이다. 산이 깊어 목재가 많으며, 바다가 가까워 소금ㆍ해태(海苔)가 풍족하다. 오곡이 패지 않는다. 크고, 하(下)에 드는 나라이다.휘원이 받아 먹는다. 지금의 광도(廣島)가 안예의 안에 있다.
주방(周防) 방주(防州)상(上)이다. 관할이 6개 군 대도(大島)ㆍ구하(玖賀)ㆍ웅수(熊手 모(毛)라고도 쓴다)ㆍ도농(都濃)ㆍ좌파부(佐波府)ㆍ길부(吉敷)이다. 동서가 사흘 길이다. 초밀(草藌)ㆍ인갑(鱗甲)의 유가 많다. 토산이 다른 나라보다 십 배나 된다. 청(鯖)으로 유명하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이다.휘원이 받아 먹는다.
장문(長門) 장주(長州)중(中)이다. 관할이 6개 군 후협(厚狹)ㆍ풍포부(豐浦府)ㆍ미칭(美稱)ㆍ대진(大津)ㆍ하무(河武)ㆍ견도(見島)이다. 동서가 이틀 반의 길이다. 남쪽은 바다에다 북쪽은 산인지라, 어별(魚鱉)이 충족하고 직곡(稷穀)이 다른 나라보다 배나 된다. 중간 크기이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휘원이 받아 먹는다.
남해도 6국(南海道六國)
기이(紀伊) 기주(紀州)상(上)이다. 관할은 7개 군 이도(伊都)ㆍ나하(那賀)ㆍ명초부(名草府)ㆍ해부(海部)ㆍ재전(在田)ㆍ일고(日高)ㆍ연루(年樓 ‘年婁’로도 쓴다)이다. 남북이 나흘 반의 길이다. 삼방(三方)이 바다이고 평지가 적다. 오곡이 잘 익지 않는다. 작고, 하(下)에 드는 나라다. 적괴(賊魁)의 군소 장수가 받아 먹는다.
담로(淡路) 담주(淡州)하(下)이다. 관할은 4개 군 진명(津名)ㆍ삼원(三原)ㆍ육도(六島)ㆍ회도(繪島)이다. 사방이 하룻길이다. 나라의 어미이니, 왜속(倭俗)에 유전하는 말이, 왜의 시조가 이 섬에 내려왔다 한다. 그러므로 나라의 어미라 한다.호칭이 이주의(二柱衣)다. 소금이나 생선이 부족하지 않고 좋은 목재가 또한 많다. 작으나, 상(上)에 드는 나라다.협판 중칙(脇坂中勅)이 받아 먹는다.
아파(阿波) 파주(波州)상(上)이다. 관할은 9개 군 삼호(三好)ㆍ마식(麻植)ㆍ명동(名東)ㆍ명서(名西)ㆍ승포(勝浦)ㆍ나하(那賀)ㆍ판야(板野)ㆍ아파(阿波)ㆍ미마(美馬)이다. 사방이 이틀 길이다. 토질이 후하여 직도(稷稻)가 풍성하게 여문다. 산이 깊어 어린(魚鱗)ㆍ금수(禽獸)의 유가 많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봉수하아파수 가정(蜂須賀阿波守家政)이 받아 먹는다.
찬기(讚岐) 찬주(讚州)상(上)이다. 관할은 11개 군 대내(大內)ㆍ한천(寒川)ㆍ삼목(三木)ㆍ삼야(三野)ㆍ산전(山田)ㆍ신전(神田 신(神)은 예(刈)로도 쓴다)ㆍ아야부(阿野府)ㆍ제족(鵜足)ㆍ나하(那賀)ㆍ다도(多度)ㆍ향아(香阿)이다. 동서가 사흘 길이다. 산과 내와 밭이 균등하다. 오곡이 풍성하고 어패(魚貝)의 유가 많다. 유명한 사람이 이 땅에서 많이 난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생구아악(生駒雅樂)과 그 아들 찬기수 일정(讚岐守一正)이 나누어 받아 먹는다.
이예(伊豫) 예주(豫州)상(上)이다. 관할은 14개 군 신거(新居)ㆍ주부(周敷)ㆍ상촌(桑村)ㆍ월지(越智)ㆍ풍한(風旱)ㆍ야간(野間)ㆍ지기(智器)ㆍ온천(溫泉)ㆍ구미(久米)ㆍ부혈(浮穴)ㆍ이예(伊豫)ㆍ희다(喜多)ㆍ우화(宇和)ㆍ우마(宇麻)이다. 사방이 이틀 길이다. 원야(原野)와 화전[畑田]이 많다. 화속전(火粟田)이 전(畑)이다.뽕나무, 삼[麻], 소금과 풀이 풍성하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등당좌도수(藤堂佐渡守)와 가등좌마조(加藤左馬助)와 소천좌마조(小川左馬助)가 받아 먹는다. 이예수 수웅(伊豫守秀雄)이 죽자 소천(小川)이 대신하였다.
토좌(土佐) 토주(土州)중(中)이다. 관할은 7개 군 토좌(土佐)ㆍ오천(吾川 오(吾)는 오(五)로도 쓴다)ㆍ고강(高岡)ㆍ번다(旛多)ㆍ장강(長岡)ㆍ전도(畑島)ㆍ향미(香美)이다. 동서가 이틀 길이다. 토질이 비옥하여 오곡이 잘 익으며 좋은 목재도 많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장증아부토좌수 성친(長曾我部土佐守盛親)이 받아 먹는다. 기해년 봄에 죽자 그 아들이 대신했다.
서해도 9국(西海道九國)
축전(筑前) 축주(筑州)상(上)이다. 관할이 20개 군 지마(志摩)ㆍ가마(嘉麻)ㆍ야수상하(夜須上下)ㆍ지하도(志賀島)ㆍ어립(御笠)ㆍ종상(宗像)ㆍ원하(遠賀)ㆍ석전(席田)ㆍ수파(穗波)ㆍ조량(早良)ㆍ나가(那珂)ㆍ석가(釋迦)ㆍ모도(牟島)ㆍ조옥(糟屋)ㆍ이토(怡土)ㆍ석내(席內)ㆍ안수(鞍手)ㆍ잔도(殘島)ㆍ하좌부(下座府)ㆍ상좌부(上座府 대재(大宰)와 합병했다)남북이 나흘 길이다. 쌀ㆍ조ㆍ진보(珍寶)ㆍ기기(器機)가 풍비하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 축전 중납언 목하금오(筑前中納言木下金吾)가 받아 먹는다. 적괴의 본처의 조카다. 지하도(志賀島)는 중천수리대부 수성(中川修理大夫秀成)이 받아 먹는다.
축후(筑後) 축주(筑州)상(上)이다. 관할이 10개 군 어원(御原)ㆍ어정부(御井府)ㆍ생상(生桑 엽(葉)으로도 쓴다)ㆍ삼저(三猪)ㆍ삼모(三毛)ㆍ상처(上妻)ㆍ하처(下妻)ㆍ산문(山門)ㆍ산하(山下)ㆍ죽야(竹野)이다. 남북이 닷새 길이다. 곡식과 어별(魚鱉)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진보(珍寶)와 기기(器機)도 많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금오(金吾)가 받아 먹는다.
풍전(豐前) 풍주(豐州)상(上)이다. 관할이 8개 군 전하(田河)ㆍ금구(金救)ㆍ경도부(京都府)ㆍ중진(仲津)ㆍ축성(筑城)ㆍ상모(上毛)ㆍ하모(下毛)ㆍ우좌(宇佐)이다. 남북이 나흘 길이다. 중국을 이웃하여 약종(藥種)과 기구(器具)가 충족하다. 금백(金帛)을 공(貢)으로 바친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흑전갑비수(黑田甲斐守)와 모리일기수(毛利壹岐守)가 받아 먹는다.
풍후(豐後) 풍주(豐州)상(上)이다. 관할이 8개 군 일전(日田)ㆍ구주(球珠)ㆍ직입(直入)ㆍ대야(大野)ㆍ해부(海部)ㆍ대방(大方)ㆍ속견(速見)ㆍ국기(國崎)이다. 사방이 사흘 길이다. 뽕나무와 삼이 많아 의복이 충족하다. 오곡과 중국 물건이 많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복원우마조(福原右馬助)ㆍ대전비탄수(大田飛彈守)ㆍ모리민부대보(毛利民部大輔)ㆍ중천수리대부 수성(中川修理大夫秀成)ㆍ조천주마두 장정(早川主馬頭長政)ㆍ죽중원개(竹中源介) 등이 받아 먹는다. 우마조(右馬助)는 뒤에 중이 되어 토지를 삭제했다.
비전(肥前) 비주(肥州)상(上)이다. 관할이 12개 군 기휘(基諱)ㆍ양부(養父)ㆍ삼근(三根)ㆍ소성부(小城府)ㆍ신기(神崎)ㆍ좌하(佐賀)ㆍ송포(松浦)ㆍ저도(杵島)ㆍ등진(藤津)ㆍ파저(波杵)ㆍ갈목(葛木)ㆍ고래(高來)이다. 남북이 닷새 길이다. 토질이 후하여 심으면 백 배가 난다. 상자(桑柘)ㆍ농산ㆍ의복이 풍성하고, 어조(魚鳥)를 갖추어 먹을 수 있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용장사(龍藏寺)가 대성(大姓)이 되어 그 토지를 받아 먹는다. 중국 배와 유구(琉球)ㆍ남만(南蠻)ㆍ여송(呂宋) 등의 상선(商船) 내왕이 끊어지지 않는다. 당진(唐津)ㆍ명호옥(名濩屋) 등지는 사택지마수 정성(寺澤志摩守政成)이 차지하고, 인하여 수로 봉행(水路奉行)이 되어 우리나라 사람의 왕래와 접대 등의 일을 주관한다. 평호도(平戶島)는 송포법인(松浦法印)이 받아 먹는다. 양천 입귤좌근(楊川立橘左根)이란 사람이 또한 비전의 한 모퉁이를 차지했는데, 땅은 작아도 군사는 강하다고 한다.
비후(肥後) 비주(肥州)대(大)이다. 관할이 14개 군 옥명(玉名)ㆍ산록(山鹿)ㆍ산본(山本)ㆍ국지(菊池)ㆍ아소(阿蘇)ㆍ합지(合志)ㆍ탁마(託摩)ㆍ구마(球磨)ㆍ포전부(鮑田府)ㆍ익성(益城)ㆍ우토(宇土)ㆍ팔대(八代)ㆍ천초(天草)ㆍ위북(葦北)이다. 사방이 닷새 길이다. 목재ㆍ시신(柴薪)이 풍족하고, 오곡ㆍ어별ㆍ종이ㆍ면화가 많다. 크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가등주계 청정(加藤主計淸正) 및 소서섭진수 행장(小西攝津守行長)이 나누어 받아 먹는다.
일향(日向) 향주(向州)중(中)이다. 관할이 5개 군 구저(臼杵)ㆍ아탕부(兒湯府)ㆍ나가(那珂)ㆍ궁기(宮琦)ㆍ제현(諸縣)이다. 사방이 사흘 길이다. 상마(桑麻)ㆍ오곡이 평균하여 기한(飢寒)을 모른다. 중간 크기이고, 중(中)에 드는 나라다.도진병고 의홍(島津兵庫義弘)이 받아 먹는다.
대우(大隅) 우주(隅州)중(中)이다. 관할이 8개 군 대우(大隅)ㆍ능예(菱刈)ㆍ상원(桑原)ㆍ증어부(贈於府)ㆍ시라(始羅 시(始)는 고(姑)라고도 쓴다)ㆍ간속(肝屬 속은 부(附)로도 됨)ㆍ구로(駒路)ㆍ웅미(熊尾)ㆍ다미도(多彌島 군(郡)의 바깥으로 바다 가운데 있다)이다. 동서가 이틀 길이다. 비록 소국이지만 식류(食類)가 풍성하고 어별이 많으며, 종이ㆍ비단이 특히 풍족하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의홍(義弘)이 받아 먹는다.
살마(薩摩) 살주(薩州)중(中)이다. 관할이 14개 군 출수(出水)ㆍ고성(高城)ㆍ살마(薩摩)ㆍ일치(日置)ㆍ이좌(伊佐)ㆍ아다(阿多)ㆍ아변(阿邊)ㆍ관와(款娃)ㆍ지숙(指宿)ㆍ결려(結黎)ㆍ계산(溪山)ㆍ흥소도(興小島)ㆍ녹아도(鹿兒島)ㆍ증도(甑島)이다. 사방이 이틀길이다. 비록 작은 나라이나, 중국과 이웃했기 때문에 기구(器具)를 갖추어 사용한다. 그러나 상마(桑麻)의 의복(衣服)은 없다. 중간 크기이고, 상(上)에 드는 나라다.의홍이 받아 먹는다. ○ 시사(市肆)는 태반이 중국 사람이다. 중국 배와 남만 배가 왕래하여 정박하지 않는 날이 없다.
일기(壹岐) 일주(壹州)하(下)이다. 관할이 2개 군 일기(壹岐)ㆍ석전(石田)이다. 사방이 하룻길이다. 이 주(州)와 대마도를 2도(島)라 이른다. 서융(西戎)이 와서 침범하므로 청수좌(淸守佐)를 권하여 공(貢)을 갖추게 하는데, 모두 기이한 보배다.송포법인(松浦法印)이 받아 먹는데, 아울러 비전(肥前)의 평호도(平戶島)까지 받아 먹는다.
대마(對馬) 대주(對州)하(下)이다. 관할이 2개 군 상현(上縣)ㆍ하현(下縣)이다. 사방이 하룻길이다. 일본의 땅과 격리되었으므로 도(島)라 부르며, 진기한 보배의 유가 있다. 청신(淸神)을 권유하여 중국에 따르게 했다. 그러므로 ‘탐제(探題)’라는 관직을 두게 된 것이다. 작고, 하(下)에 드는 나라다.우시대마수 의지(羽柴對馬守義智)가 받아 먹는다.
우시(羽柴)라는 것은 수길(秀吉)의 본성(本姓)이다. 수길이 의지(義智)로 우리나라를 침략하는 향도(鄕導)를 삼았기 때문에 자기 성을 주어 그 공을 상준 것이다. 평조신(平調信)은 의지의 가로(家老)로서 왜인들이 양천하야수(陽川下野守)라 칭하는데, 온 도(島)를 차지하여 지키는 일을 주관한다. 현소(玄蘇)란 사람은 의지의 모사(謀士)인 중[僧]으로서 왜인들이 안국사 서당(安國寺西堂) 중의 관명(官名)임.이라 칭하는데, 우리나라와의 서계(書啓) 등의 일을 주관하고 있다. 그 읍(邑)을 방진(芳津)이라 칭하는데, 지세가 비록 좋기는 하지만 왜의 성곽(城郭)과는 아주 다르다. 큰 산의 아래 큰 바다의 어구에 있어, 방어하고 수비할 만한 높은 성이나 깊은 못이 없고, 사면이 모두 울창한 산 언덕이라, 급한 일이 있을 적에는 단지 도망가 숨기에 족할 따름이다.
동쪽으로 일기도(壹岐島)와는 반드시 하루 종일 부는 바람을 만나야만 건널 수 있으며, 남쪽으로 평호도(平戶島)와는 일기도보다 약간 가까우나 풍랑이 더욱 사납고, 서쪽으로 풍기(豐崎)와는 육지로 가자면 이틀이 걸리고 배로 가면 순풍(順風)에는 하루가 걸리고 노질해 가면 이틀이 걸리며, 풍기에서 서쪽으로 우리나라 해면까지는 단지 한나절의 순풍이면 된다. 그 산세는 동서는 길고 남북은 짧으며, 그 토질은 척박하여 수전(水田)이라곤 한 이랑도 없으며, 소채(蔬菜)ㆍ모맥(牟麥)을 모두 다 사석(沙石) 위에 심으므로 길이가 두어 치에 지나지 못한다.
그러므로 평시에 있어서는 오직 우리나라의 관시(關市)를 통해서 생계를 유지한다. 흑각(黑角)ㆍ후추[胡椒] 등의 물건은 남만(南蠻)에서 나오고, 달피(獺皮)ㆍ호피(狐皮) 등의 물건은 왜국에 있어서는 소용이 없기 때문에, 이들이 왜놈들에게서 싼 값으로 사 우리나라에 비싸게 판다. 사라(紗羅)ㆍ능단(綾緞)ㆍ계포(罽布)ㆍ금은(金銀) 같은 것은 그 나라에서 소중히 여기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에 내다 팔지 않는다. 그 여자들은 우리나라 의상을 많이 입고 그 남자들은 거의 우리나라 언어를 이해하며, 왜국을 말할 때는 반드시 일본이라 하고, 우리나라를 말할 때는 반드시 조선이라 하며 당초부터 아주 일본으로 자처하지 않는다.
평상시에 우리나라에서 이득을 입는 것이 많고, 일본에서는 적기 때문에, 장수로부터 졸병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를 추대할 마음이 일본에 부속하는 것보다 더하였다. 그래서 항상 도로가 멀고 파도가 험악하다는 것을 들어, 깊이 들어앉아 있는 왜에게 말해 오다가, 급기야 수길(秀吉)이 66주를 합병하게 되자, 의지가 죄를 두려워한 나머지 마침내 우리나라를 수길에게 팔아 전봉(前鋒)이 되었다. 수길이 축전(筑前)ㆍ박다(博多)의 땅을 떼어 그 공로에 대한 상으로 주자, 대마도의 장왜(將倭)가 비로소 쌀밥을 먹게 된 것이니, 이전에는 오직 우리나라에서 내려준 쌀만을 먹었을 따름이었다.
그러나 왜경(倭京)에 있을 적에 오히려 자기 집을 갖지 못하고 자기 장인인 행장(行長)의 집과 가까운 한 시루(市樓)를 택하여 잠시 세들어 살았으며, 여러 장왜(將倭)들과 같은 반열에 참여하는 영광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대개 깊이 들어앉아 있는 왜들이 날쌔고 독하기는 하지만 심히 교활하지는 않았고, 우리나라와의 일에는 또한 동서(東西)를 알지 못하여, 전쟁한 지 8년이 되는 오늘까지도 우리나라 변장(邊將)들의 성명을 알지 못한다. 대마도의 왜들은 날쌔고 독하지는 못하지만 교활하기 그지없고, 우리나라 일에도 또한 두루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 평시부터 섬 안의 영리한 아이들을 선택하여 우리나라 언어를 가르치고, 또 우리나라 서계(書啓)와 간독(簡牘)의 낮추고 올리는 곡절(曲節)을 가르쳐, 비록 눈이 밝은 사람으로도 창졸간에 보면 선뜻 왜서(倭書)인 것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다.
우리나라와 틈이 없으면 전적으로 내부(內附)할 생각을 갖고, 왜가 강성하면 우리나라를 팔아 향도(嚮導)가 되기를 자청하니, 그 흉악하고 간사한 음모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변장들의 무마와 제어가 만약 혹시라도 방법을 잃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다시 이놈들에게 기만 당하게 될 것이다. 기미(覊縻)하는 정책을 조만간 실시한다면, 북도(北道)의 야인(野人)을 연향(宴享)하는 예에 의거하여 감사(監司)ㆍ병사(兵使)가 미리 그 올 시일에 앞서 부산(釜山)ㆍ동래(東萊)에 집합하여 대응하는 것이 좋다. 굳이 서울로 끌어들이느라 번거로운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도성(都城)의 허실을 알게 할 필요는 없다. 북도의 야인을 상사(賞賜)하는 예에 의거하여 대략 토산품으로 그 예물(禮物)에 응하는 것이 좋고, 반드시 영남(嶺南)의 전세(田稅)를 수송해서 도적놈의 식량을 싸줄 필요는 없다. 그들이 가지고 온 흑각(黑角)ㆍ단목(丹木)ㆍ후추[胡椒]ㆍ유황(硫磺)ㆍ호피(狐皮)ㆍ달피(獺皮) 등의 물건은 감사ㆍ병사가 부산 태수에게 엄밀히 지시하여 그 상ㆍ중ㆍ하에 따라 값을 작정해서 부산에서 처분해 보내는 것이 좋고, 서울까지 인마(人馬)를 괴롭혀 가며 수송하여 도성 사람에게 억지로 사게 하여 분노와 원망의 기색이 맺히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이 와서 공납(貢納)하는 기일에 있어서도 반드시 일정한 달을 정하여 때없이 왕래하는 폐단이 없게 하고, 공납하기 위해 오는 선박에 있어서도 반드시 미리 척수를 정하여 배가 연달아 와 의아스러운 점이 없게 하여야 한다. 그들이 머무는 곳을 철저히 지켜서 간교한 백성들이 변방수비에 관한 허와 실을 알려 주지 못하게 하고, 그놈들로 하여금 성지(城池)의 험악과 평이를 알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약속이 정해져 있는데다가 방금(防禁)을 분명하게 하면서, 예모(禮貌)로써 대해 주고 은신(恩信)으로써 무마하면 이놈들이 장차 위엄을 꺼려 덕을 갚기에 겨를이 없을 것인데, 어찌 서울로 불러들이지 아니하고 세미(歲米)를 주지 않는다는 것으로써 원망을 할 것인가? 오직 깊이 들어앉아 있는 왜놈들이 우리나라를 침범할 음모가 있을 때에는, 수시로 내왕하여 보고하도록 하고 공납하는 달에 구애받지 않도록 해준다면, 이놈들이 우리나라에 신임을 얻어 전일에 우리나라를 팔아먹은 죄를 보상하려고 하여, 반드시 미리 와 말해 주며 예비하기를 청할 것이다. 왜들을 대비하는 데는 대마도보다 중요한 곳이 없고 대마도를 대비하는 데에도 이 계책보다 나은 것이 없다. 후일에 변방을 대비하는 장수 중에 이놈들의 정세를 잘 아는 사람이 국가를 위하여 이놈들에 대비할 적에는 반드시 선택할 바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밖에 또 영량부(永良部)ㆍ평호도(平戶島)ㆍ오도(五島)ㆍ칠도(七島)ㆍ다미도(多彌島)ㆍ일수도(一艘島)ㆍ증도(甑島)ㆍ팔장도(八丈島)가 있는데, 면적이 더러 일기도ㆍ대마도보다 큰 것도 있다.